최강 신진서 9단(왼쪽), 신진서 9단이 가장 껄끄러워하는 한 명인 강동윤 9단(오른쪽). 랭킹 4위 강동윤 9단이 부동의 1위 신진서 9단을 또 한 번 꺾었다. |
23-24 하나은행 MZ바둑슈퍼매치 준결승
강동윤, 신진서 꺾고 김명훈과 결승3번기
(한게임바둑=한창규 기자) "절대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조여오는 기사 중의 한 명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이번 기회에 서열 정리를 다시 하도록 하겠다."
강동윤 9단의 준결승 상대로 결정된 직후 신진서 9단은 이 같은 인터뷰를 했다. 확실히 강동윤 9단을 신진서 9단이 껄끄러워한다.
통산 상대전적은 15승6패. 제법 차이가 나지만 작년 한 해로 좁혀 보면 3승3패로 팽팽했다. 지난해 112승을 거두고 15패만을 당한 신진서 9단인데 가장 많이 진 상대가 강동윤 9단이었다.
"강동윤 선수가 또 이겼어요." 중계석의 문도원 진행자가 말했다. 강동윤 9단은 1일 오후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3-24 하나은행 MZ바둑슈퍼매치 준결승전 두 번째 대국에서 신진서 9단에게 205수 만에 불계승했다.
그동안은 끝까지 조여 가는 껄끄러움을 보여주었다면 이번 대국에서는 처음부터 압박했다. 바둑판의 4분의 1을 꽉 채운 초대형 정석으로 출발한 다음 좌상 공방에서 득점했고, 추격을 당한 후 우하 공방에서 다시 득점했다.
"강동윤 9단이 준비해 온 형태를 잘 사용한 것 같다. 좌상귀에서 2선을 젖히고 나가끊은 연구가 신진서 9단을 끝까지 괴롭혔다. 신진서 9단이 국후 이야기했던 우하귀 입구자를 빠르게 착점했는데 강동윤 9단이 그 수를 찔러 가며 승기를 잡았다." (박정상 해설자)
"우하귀에서 확실히 잘됐다고 보았다. 그때는 실수하지 않으면 이길 수 있는 바둑이었는데 나중에 시간도 없고 해서 너무 쉽게 정리하려고 한 것이 좋지 않았던 것 같다." (강동윤 9단)
좌상귀 강동윤 9단의 변화구에 입술을 다무는 모습을 보였던 신진서 9단은 우하에서 눈에 띄는 실수를 범했다. 곧바로 드러난 제스처로도 알 수 있었다. 마지막에도 착각이 나오면서 더 이상 수순을 이어가지 못했다.
후반의 강동윤 9단에게는 20초 안에 한 수씩 두어야 시간이 문제였으나 버텨 냈다. 통산 9차례 우승한 바 있는 강동윤 9단의 결승 진출은 약 2년 만이다. 마지막 우승은 2022년 7월의 YK건기배.
결승 상대는 일주일 전에 먼저 올라가 있는 김명훈 9단이다. 상대전적에서 강동윤 9단이 6승4패로 앞서 있다. 타이틀전에서는 첫 만남이 된다. 3번기로 겨루는 결승전은 14일 1국을 둔다.
"최근에 성적이 나빠서 별로 기대하지 않았다. 감기 기운이 있는 것 같은 신진서 선수의 컨디션이 안 좋아 보여서 운 좋게 이긴 것 같다"는 강동윤 9단은 김명훈 9단이 자신을 기다리겠다고 한 인터뷰에 대해 "제가 김명훈 선수라도 저를 너무 만나고 싶어했을 것 같다. 서로에게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세대 간 단체전으로 출발한 MZ바둑슈퍼매치는 올해 개인전으로 변모했다. 세대별 시드로 박정환ㆍ신진서 9단(랭킹시드)과 최정ㆍ김은지 9단(후원사시드), 그리고 6명씩 선발한 세대별 예선으로 본선 진용을 구성했다. 상금은 우승 7500만원, 준우승 25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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