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학 큰딸 졸업식 참석차 열흘간 때 이른 여름휴가
소년체전 일정과 겹쳐…일각서 "공적인 일 등한시" 비판윤건영 충북교육감이 전국소년체육대회 출전을 앞둔 학생선수들을 만나 격려하고 있다.(자료사진)/뉴스1
(청주=뉴스1) 박건영 기자 = 충북의 스포츠 꿈나무를 이끄는 윤건영 충북교육감이 개인 일정을 이유로 경남 김해에서 열리는 54회 전국소년체육대회(소년체전)에 참석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학생 스포츠 행사인 소년체전이 지난 24일 개막해 오는 27일까지 김해종합운동장 등 48개 경기장에서 36개 종목의 경기를 치른다.
충북은 이번 소년체전에 지난 4월 충북소년체육대회에서 대표로 선발한 학생 선수 795명(초등학생 291명, 중학생 504명)과 임원 356명 등 1151명이 참가했다.
지난해 95개 메달을 획득해 중위권에 머물렀던 충북은 올해 109개 메달(금 30개, 은 25개, 동 54개) 획득과 함께 상위권 재진입을 목표로 그동안 갈고닦은 기량을 펼치고 있다.
소년체전이 막을 올린 지난 24일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서도 교육감을 필두로 응원단을 파견해 지역을 대표해 뛰는 선수들을 격려하고 응원했다.
특히 전국 시도교육감 대부분 대회가 열리는 김해를 직접 찾아 경기장 곳곳을 누비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일부 교육감은 응원단에 합류해 열띤 응원을 펼치기도 했다.
하지만 48개 경기장 어디에서도 충북교육감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소년체전 개회 전날인 지난 23일 미국으로 출국하는 바람에 대회 참석 자체가 불가능했다.
충북교육청에 따르면 윤 교육감은 개인적인 일정이 있어 여름휴가를 다소 앞당겨 5월 23일부터 6월 1일까지 10일간의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한다.
미국의 한 대학에서 유학 중인 큰딸이 학위 취득과 함께 졸업을 앞두고 있어 일찌감치 가족들과 미국행을 결정했고, 공교롭게도 소년체전 일정과 겹쳤다는 게 주변인의 전언이다.
지역 체육계 일부에서는 공적인 일보다 사적인 일을 앞세운 윤 교육감의 처신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를 보내고 있다.
30년 넘게 소년체전과 함께 했다는 한 체육계 원로는 "대회에 교육감이 참석하지 않은 사례는 지금껏 없었다. 윤 교육감이 처음인 것 같아 아쉬운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또 다른 체육계 인사는 "일정이 겹쳤다면 당연히 공인으로 공적인 일을 먼저 챙겼어야 할 일인데, 사적인 일을 먼저 생각한 것은 부적절했다"고 짚었다.
한 체육단체 임원을 맡은 인사는 "어떻게 보면 아이들의 진학이나 진로와 같은 미래를 결정할 수도 있는 중요한 대회다. 사적인 일로 등한시할 대회가 아니다"라고 일침했다.
충북교육청은 윤 교육감 대신 김태형 부교육감, 기획국장을 비롯한 간부급 직원들이 김해에 머물며 경기장 곳곳을 찾아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특히 간부급 직원들을 중심으로 예년보다 눈에 띄게 많은 인원으로 원정 응원에 나서며 윤 교육감의 빈 자리를 메우고 있다.
충북교육청 관계자는 "부득이하게 미국을 가게 돼 출국 전에 학교를 일일이 방문해 소년체전에 출전하는 학생들을 미리 격려하고 응원했다"며 "이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윤건영 충북교육감이 전국소년체육대회 출전을 앞둔 학생선수들을 만나 격려하고 기념 활영을 하고 있다.(자료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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