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는 있는데 프레임 드롭이나 버그 등 어설픈 만듦새가 흠
코옵 게임이야말로 남녀노소, 취향 가리지 않고 누구든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는 장르다. 협업을 전제로 하다보니 크게 어렵지도 않고, 서로의 우스꽝스러운 플레이에 깔깔거리다보면 시간도 훅 간다. 다만 '같이 할 친구 구하기'라는 높은 진입 장벽이 문제일 뿐이다.
그리프라인 '팝유컴'도 구매 시 서비스로 파티원을 공짜로 주지 않는 신작 코옵 게임이다. 플랫포머, 퍼즐, 어드벤처라는 세 가지 장르 키워드와 동글동글 귀엽게 생긴 캐릭터 디자인을 보면 대충 어떤 게임인지 견적이 나온다.
직접 플레이해 본 팝유컴은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거창한 내러티브와 교훈적 연출 없이 게임의 본질 그 자체에 집중했다. 플랫포머 퍼즐을 풀고, 애니팡처럼 세 개 붙여서 터트리고, 여차저차해서 보스를 때려 잡고, 세상을 구한다. 아무래도 이세계 소환 용사라면 대부분 지능을 아웃소싱하는 편이긴 하다.
최근 머리가 복잡한 일이 많았는데 오랜만에 아무 생각 없이 뇌를 비우고 플레이할 수 있어 좋았다. 프레임 드롭이나 시점 버그 등 사소하게 아쉬운 점은 있으나, 테마 파크를 즐기는 느낌으로 파트너와 기분 좋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장르: 코옵 플랫포머 어드벤처
출시일: 2025년 6월 2일
개발사: 하이퍼그리프
유통사: 그리프라인
플랫폼: PC
■ 퍼즐과 전투, 게임의 근본적 재미에 집중
- 머리를 꽤 잘 써야 하는 퍼즐도 존재한다
'팝유컴'은 복잡한 퍼즐을 풀고 강력한 적 팝유에 맞서는 화면 분할 코옵 게임이다. 팝유는 팝(pop)이라는 단어에서 연상되듯 둥근 구슬이나 풍선이 뭉친 것처럼 생긴 일종의 몬스터다. 이세계에서 소환된 플레이어는 박사가 남긴 비장의 무기를 사용해 팝유를 물리치고 세상을 구해야 한다.
그래픽은 다채롭고 선명한 색채를 사용해 어떤 스테이지를 가도 기본적으로 밝고 통통 튀는 경쾌한 인상을 준다. 같은 색 구슬을 터트리는 쓰리 팝 퍼즐 기반의 전투도 시원시원하다. 캐릭터 색을 바꿔가며 퍼즐을 처리하고, 보스 팝유를 팡팡 터트린다. 주제 의식? 목적 의식? 그런 거 없이 순간을 집중해서 즐기면 되는 게임이다.
최근 플레이했던 코옵 게임인 헤이즈스튜디오 '스플릿 픽션'은 퍼즐적 재미도 재미지만 연출과 스토리텔링에 굉장히 공을 들인 게임인데, 팝유컴은 퍼즐을 풀고 보스 팝유를 해치운다는 조금 더 원초적인 즐거움에 집중한다. 추구하는 즐거움의 결이 다르다고 해야 할까.
퍼즐을 풀고, 갇힌 계란 엔지니어를 구출하고, 스테이지 보스 팝유를 클리어한다는 단순한 구조라 뭐 전개할 스토리도 딱히 없다. 내러티브보다는 퍼즐과 전투 그 자체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직관적인 목적 의식과 진행 방식은 소니 '아스트로봇'이 연상된다.
스테이지에서 얻는 재화인 보석으로는 코스튬을 교환 가능하다. 생각보다 코스튬 종류가 다양해서 수집하는 재미가 있었다. 특히 스테이지마다 플레이어의 색이 변경되는데, 코스튬이 주는 느낌도 같이 바뀌기 때문에 패션쇼하는 재미가 있다.
- 각종 퍼즐들은 협동의 재미를 끌어올렸다
■ 협력 게임 치고는 꽤 까다롭고 즐겁다
- 확실한 역할 분담으로 적을 물리쳐야 한다
기본적으로는 쓰리 팝 퍼즐 기반 플랫포머로, 같은 색 구슬을 세 개 만들고 펑 터트리는 방식이다. 플레이어의 색상은 2가지로 전환 가능하며 다른 플레이어까지 총 4개의 색상을 사용해 적을 공격하거나 퍼즐을 풀어야 한다.
보통 이런 게임은 스테이지마다 주력 도구와 사용 방법을 보여주고, 그 도구를 이용해 차근차근 난도가 올라가는 퍼즐을 제시한다. 동일 장르 슈퍼 마리오 오디세이나 아스트로봇의 진행 방식이 대표적이다.
이 게임 역시 초반 스테이지에서 박사가 개발한 캡틴 냥냥, 우르릉 데굴이, 괴력 꼬꼬마, 실드 수호자라는 4개의 도구를 입수하고 하나씩 사용 방법을 배운다. 이후 4개의 도구를 모두 사용해 퍼즐을 푼다는 점이 차이점이다. 대부분 2개 이상의 도구를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수 있다.
퍼즐 난도 자체는 여타 다른 코옵 게임에 비해 낮지 않은 편이다. 실드를 발판으로 사용하거나 폭탄으로 변신하고, 물체를 잡아 던지는 등 기믹 자체는 어디서 많이 본 것들이지만 단서 자체를 발견하지 못하면 꽤 오랜 시간 지체되기도 한다. 쌍방 합을 맞춘 협력 플레이 외에도 서로 머리를 맞대 두뇌를 혹사시키는 구간이 있다.
전투 중이 아니라면 추락 등 퍼즐 스테이지에서 사망할 시 하트를 소모하지 않는다. 퍼즐을 풀며 쓸 데 없는 사망 연출을 반복 시청할 필요가 없어 좋았다. 다만 완성도는 조금 아쉬웠는데, 지나치게 관대한 클리어 판정으로 사망했더니 퍼즐을 지나쳐 부활한다든가 하는 구간이 있었다.
전투도 여러 도구를 사용하는 추가 액션 수행을 요구해 꽤 난도가 있다. 어그로가 집중될 때는 한 쪽이 방어를, 다른 한 쪽이 공격을 담당하는 등 분담이 필요하다. 색으로 각자의 담당 기믹이 정해지기 때문에 각자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야 수월하게 클리어할 수 있다.
함께 플레이하는 동료가 완전히 리타이어하기 전까지 부활이 가능하고, 전멸 후에도 페이즈 전환은 그대로인 친절한 세이브 기능이 있어 불쾌할 정도는 아니었다. 원래 너무 쉬우면 재미가 없지 않은가. 적당히 도전 의식이 고취될 정도라 오히려 즐거운 경험이 됐다.
다만 아군 오사나 아군 도구에 의해 공격이 가로막히는 등 '굳이 왜 이렇게 설계했을까' 싶은 요소가 완성도를 깎아 먹었다. 특히 아군의 공격에 맞으면 하트가 줄어드는데, 하트가 든 풍선을 터트리고 떨어진 하트를 주워 먹어 회수하는 과정이 쓸 데 없이 번거롭고 귀찮다.
- 기믹이 직관적이니까 남녀노소 재밌게 즐길 수 있다
■ 프레임 드롭, 시점 버그 등은 아쉬운 흠
- 간헐적으로 카메라 줌이 당겨져 진행이 끊겼다
전반적으로 스플릿 픽션과 아스트로봇을 합친 것 같다는 인상이었다. 기믹은 스플릿 픽션이 연상되고 진행 방식이나 스테이지 구성은 아스트로봇과 유사하다.
코옵 플레이 버전의 아스트로봇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한데, 전투 자체는 팝유컴 쪽이 더 재미있었다. 아마 협력이 필요한 추가 기믹을 수행할 때의 재미나 성취감 때문이 아닐까 싶다.
다만 게임 자체의 완성도는 앞서 언급한 두 게임에 비해 다소 애매하다. 딱히 높은 사양을 요구하지 않는데도 프레임 드롭으로 버벅이는 구간이 있었고, 퍼즐을 풀다 진행이 불가능해 몇 번 재시작하기도 했다. 확대된 상태로 시점이 고정되는 버그도 플레이 시 집중을 흐트러뜨리는 요소 중 하나였다.
그래픽이나 진행 방식이나 닌텐도가 어울릴 듯한 캐주얼하고 가벼운 게임을 지향한 것 같은데, 막상 퍼즐과 전투 양 측 모두 난도가 어느 정도 있는 편이라 게임을 아예 못하는 친구와 함께 플레이하면 답답함을 느낄 것 같다. 물론 이 게임을 플레이해 줄 친구가 있다는 점에 우선 감사하는 것이 먼저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특유의 밝고 경쾌한 색감, 팡팡 터지는 시원한 타격감, 다채로운 퍼즐은 마치 테마파크에 온 듯 신나는 기분이 들게 만들었다. 아무 생각 없이 신나게 플레이할 수 있는 코옵 게임을 찾는다면 팝유컴은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 스테이지 난도 분할, 미니게임, 커스터마이징 등 다채로운 콘텐츠로 만족스러운 게임이었다
장점
1. 산뜻하고 캐주얼한 그래픽
2. 난도가 있어 즐거운 퍼즐과 전투 기믹
3. 고민할 필요 없는 직관적 스토리 진행
단점
1. 부활로 인한 기믹 스킵 등 어딘가 어설픈 퍼즐
2. 프레임 드롭과 시점 버그
3. 아군 오사로 인한 피로감
suminh@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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