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김혜인 인터뷰
"'슬의생' 식구들 다시 만나 소중했다"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제가 연기한 캐릭터이지만, 저라도 (명)은원이랑은 거리를 두고 지냈을 것 같아요.”
배우 김혜인이 tvN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에서 연기한 명은원 캐릭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최근 이데일리와 진행한 서면인터뷰에서 김혜인은 자신이 봐도 가장 얄미웠던 명은원의 행동에 대해 “고민이 된다”라며 “논문 건도 있고, 수술실 거짓말 건도 있고 은원이가 워낙 사고를 많이 쳤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그래도 하나만 꼽자면, 6화에서 도원이랑 같이 준비한 논문을 은원이가 최종 제출 직전에 본인만 제1저자로 슬쩍 올린 장면”이라며 “상을 받고 나서 도원이랑 아무렇지 않게 얘기하는 장면은, 연기하면서도 ‘이건 진짜 너무했다’ 싶었다. 대본 볼 때마다 ‘진짜 이렇게까지 뻔뻔할 수 있어?’ 싶은 마음이 들었고, 촬영하는 내내 감정적으로도 쉽지 않았던 신이었다”고 털어놨다.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은 ‘언젠가는 슬기로울’ 의사생활을 꿈꾸는 레지던트들이 입덕부정기를 거쳐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담은 ‘슬기로운 의사생활’ 스핀오프 드라마. 김혜인은 산부인과 펠로우 2년차 명은원 역을 맡아 출연했다. 명은원은 율제 본원에서 전공의를 마치고 종로 율제로 온 꼬리 아홉 개 달린 펠로우.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는 추민하(안은진 분)를 골탕 먹였으며 ‘언젠가는 슬기로울 의사생활’에서는 오이영(고윤정 분), 구도원(정준원 분)을 골탕 먹이며 악역 아닌 악역으로 활약했다.
김혜인은 자신의 연기한 명은원에 대해 “은원이는 상황에 따라 완전히 다른 얼굴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후배들 앞에선 권위적이고 교수님들 앞에선 비굴할 정도로 아부하지만 환자들 앞에서는 또 놀랄 만큼 친절하고 프로페셔널하다”라며 “그런 삼중적인 얼굴이 이 인물의 핵심이라고 느꼈고,그래서 연기할 때도 ‘악의 평범성’이라는 키워드를 계속 떠올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명은원은 과장되거나 특별한 악인이 아니라 현실 속 어딘가에 분명히 존재할 것 같은 사람”이라며 “그래서 ‘주변에 꼭 이런 사람 있다’는 반응을 봤을 때 가장 보람을 느꼈다”고 밝혔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이어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까지. 김혜인은 명은원 캐릭터를 현실감 있게 연기하면서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김혜인의 연기에 ‘명은원 정말 얄밉다’라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뜨거웠을 정도.
그는 “연기를 너무 잘해서 진짜 명은원 같아 보인다”라는 말에 “칭찬해주셔서 감사하다”라면서도 “연기한 입장에서는 그렇게 봐주셨다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명은원과 싱크로율에 대해 “실제로 저는 그만큼 당당하거나 뻔뻔하진 못하다. 조심스럽고 생각이 많은 편이다. 낯도 가린다”라며 “그래서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는 살짝 시간이 걸리는 타입인데 익숙해지면 편하게 웃고 장난도 잘 치는 사람이다. 은원이와는 많이 다르지만, 그 인물을 연기하면서 저에게도 새로운 얼굴을 꺼내보내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극중 캐릭터 중 어떤 인물과 가장 비슷하냐는 질문에는 “은원이랑은 거리를 두고 싶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촬영하면서는 최대한 기은미 선생님을 본받으려 노력했다. 처음으로 소속사 없이 혼자 현장을 다녀서 초반엔 낯설고 조심스러웠는데, 조금씩 적응하면서 제가 먼저 주변 분들에게 다가가는 여유도 생기더라. 그 덕에 현장도 더 따뜻하게 느껴졌다. ‘슬의생’에서 혼자 밥 먹던 은미가 ‘언슬전’에선 후배들 챙기는 은미테레사가 된 것처럼, 저도 이번 작품을 통해 한층 더 여유로워진 제 모습을 느꼈다”고 밝혔다.
명은원은 이기적인 행동으로 남을 골탕먹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속을 터놓고 지내는 동료 하나 없는, 외롭기도 한 인물이다. 김혜인은 “연기할 땐 몰입했지만 밖에서 은원이를 바라보면 참 복잡한 감정이 든다. 한편으론 너무 얄밉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을 때도 있지만 또 어떤 순간엔 마음 한구석이 아리기도 했다. ‘왜 저렇게까지 해야 할까’, ‘어디까지가 진짜일까’ 그런 생각도 들었다”라며 “그래서 초반 대본 분석을 할 땐 완전히 미워하기도 완전히 이해하기도 어려운 인물이었다. 그게 오히려 은원이란 사람을 더 입체적으로 느끼게 해줬다”고 말했다.
김혜인은 ‘언슬전’ 촬영장에 대해서도 “전체적으로 정말 자유롭고 에너지가 넘치는 분위기였다. 비슷한 또래 배우들이 많다 보니 금방 친해질 수 있었고, 서로 편하게 웃고 장난치면서 촬영할 수 있었던 게 큰 힘이 됐다. 특히 고윤정 배우와는 은원이와 이영이로 자주 붙는 장면이 많았는데, 워낙 쿨하고 유쾌하게 받아줘서 저도 마음 놓고 연기할 수 있었다. 정준원 배우는 따뜻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서 함께 있으면 늘 편안해졌고, 그 덕분에 연기할 때도 자연스럽게 호흡이 맞았던 것 같다”라며 “촬영하면서도 ‘이 팀이라서 다행이다’ 싶은 순간이 많았고, 배우들끼리 호흡이 잘 맞았던 만큼 서로를 자연스럽게 챙기게 되는 따뜻한 현장이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든든하게 중심을 잡아주신 선배님들이 계셨기에, 저희가 더 마음껏 부딪히고 표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늘 여유 있게 분위기를 이끌어주시고 따뜻하게 챙겨주신 그 마음이 참 감사했고, 덕분에 현장에 더 믿고 집중할 수 있었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특히 ‘슬의생’ 배우들의 특별출연으로 재회하기도. 그는 “‘슬의생’ 식구들과 다시 촬영할 수 있었는데 특히 우리의 영원한 추추 커플 과 다시 만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더 의미 있고 행복한 시간이었다”라며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자극이 되는 현장이었고, 연기적으로도 사람적으로도 많은 걸 배우고 얻어간 소중한 순간들이었다”고 털어놨다.
김가영 (kky120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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