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2일 계약 기간 3년을 채우지 못하고 감독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두산 구단은 "세 시즌간 팀을 이끌어주신 이승엽 감독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이 감독은 올 시즌 부진한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팀 분위기 쇄신을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구단은 숙고 끝에 이를 수용했다"라고 밝혔다. 두산은 2일 23승 3무 32패로 10개 팀 가운데 9위에 머물러 있다. (뉴스1 DB) 2025.6.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현역시절 '국민타자'로 불리며 사랑을 받았던 이승엽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팀의 부진한 성적에 책임을 지기 위한 스스로의 선택이었다. 화려했던 선수시절과 달리 불명예 속 퇴진에 안타까움이 더해지고 있다.
두산은 지난 2일 "이승엽 감독이 오늘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고, 구단은 이를 수용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두산은 "이승엽 감독은 올 시즌 부진한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팀 분위기 쇄신을 위해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세 시즌 간 팀을 이끌어주신 이승엽 감독의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승엽 감독은 지난 2023시즌을 앞두고 두산의 지휘봉을 잡으며 팀의 제11대 감독 자리에 올랐다. 계약 조건은 계약기간 3년, 총액 18억원(계약금 3억원·연봉 5억원)으로, 신임 감독의 연봉이 2억~2억5000만원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역대 최고의 대우를 받았다.
코치 경험이 없었지만 '감독 이승엽은' 자신감이 넘쳤다.
지난 두 시즌 각각 5위와 4위로 정규리그를 마치며 가을야구를 경험했던 이승엽 감독은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올해 계약 마지막 시즌을 맞아 우승을 향한 의지를 불태웠다.
하지만 올 시즌 두산은 23승 3무 32패를 기록, 리그 9위에 자리하고 있다.
시즌 초부터 좀처럼 중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개막 전부터 팀의 핵심 전력이었던 곽빈과 홍건희가 나란히 부상으로 이탈했고, 외국인 타자 제이크 케이브도 시즌 초반부터 감기 몸살로 1군 엔트리에서 빠지며 두산은 시작부터 삐그덕거렸다.
기대를 모았던 외국인 투수 콜어빈도 최근 부진이 심해지며 결국 1군 엔트리에서 말소, 팀의 반등 동력도 약해졌다.
시즌 초반부터 리그 하위권을 전전했던 두산은 지난 1일 최하위 키움에 이틀 연속 1대 0 영봉패를 당한 치욕적인 결과는 이승엽 감독에게 치명타를 안겼다.
결국 이승엽 감독은 6월의 시작과 동시에 자진 사퇴를 선언,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쓸쓸히 두산 유니폼을 벗었다.
구단 관계자는 "세 시즌 간 팀을 이끌어주신 이승엽 감독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오는 3일 KIA 타이거즈전부터 조성환 퀄리티컨트롤(QC) 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엽 감독은 '국민타자'라는 칭호를 얻고 현역 선수 생활 동안 각종 기록을 경신하며 한국과 일본에서 승승장구 했다. 하지만 야구 인생에 영광 밖에 없을 줄 알았던 이승엽 감독의 지도자 1막 커리어는 결국 3년 계약의 마지막 해를 다 채우지 못한채 자진 사퇴라는 형식의 실패로 돌아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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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역대 최고 타자 중 한명...홈런 626개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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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중국)=뉴시스】 지난 2008년 8월23일 오후 베이징우커송야구장에서 열린 올림픽야구 결승전 한국 대 쿠바 경기중 한국 1회초 2사 1루상황 이승엽이 투런홈런을 날리고 환호하며 주루를 돌고 있다. /이동원특파원 dwlee@newsis.com
이승엽 감독은 KBO리그 역사에서 없어선 안될 인물로 꼽힌다.
그는 1995년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했다. KBO리그 통산 1906경기 타율 0.302 467홈런 1498타점 성적을 거뒀다.
1999년 KBO리그 최초 50홈런을 달성한 이승엽 감독은 2003년에는 56홈런을 터트리며 당시 아시아 단일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웠다.
최우수선수(MVP)와 홈런왕은 각각 5차례, 골든글러브도 10차례나 수상했다.
이승엽 감독은 선수 시절 일본프로야구에서 8시즌을 보냈음에도 KBO리그 개인 통산 467홈런을 기록, 지난해 최정(SSG 랜더스)이 기록을 깨기까지 8년 간 통산 홈런 순위표 가장 꼭대기를 지켰다.
일본에서 기록한 159홈런을 더한다면 이승엽 감독의 현역 시절 홈런 기록은 무려 626개에 달한다.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도 여전히 이승엽 감독이 보유하고 있다. 2003년 작성한 56홈런은 20년 넘게 KBO리그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으로 깨지지 않고 있다.
국가대표로 국제대회에서 맹위를 떨치며 극적인 장면을 연출해내며 '국민타자'라는 칭호까지 얻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8회 때려낸 투런포는 여전히 한국 야구사 최고의 명장면으로 남아있다.
KBO리그 사상 첫 은퇴 투어를 펼친 것도 이승엽 감독이었다.
야구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를 제외하고는 지도자 경력이 전무했던 이승엽 감독이지만 스스로도 "경험이 없다는 약점을 잘 알고 있다. 약점을 안고 있는 만큼 더 준비하고 노력하고 공부하겠다"며 의지를 다졌었다.
하지만 이승엽 감독은 현역 은퇴 뒤 지도자 수업을 받지 않고 곧바로 프로 사령탑이 된 최초의 케이스였다. 프로 지도자 경험이 없다는 것이 결국에는 독이 됐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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