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국민 위대한 결정에 경의”…4일 임기 시작
최종투표율 79.4%…민주당 3년만에 정권탈환
국무총리에 김민석, 비서실장 강훈식 유력 검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당선이 확정된 가운데 4일 서울 여의도에서 김혜경 여사와 함께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이재명 제21대 대통령 당선인이 3일 선거에서 일찌감치 승리를 확정 짓고 4일부터 5년간의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다.
예상을 깨는 45년 만의 비상계엄 선포로 군인들이 국회로 진입하는 장면을 목도한 국민들은 “내란을 종식하고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이 당선인의 약속을 선택한 것이다.
4일 오전 1시 현재 개표율 73.23%인 상황에서 이재명 당선인은 48.46%를 기록하며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42.95%)를 앞섰다.
3일 투표 마감 직후 발표된 KBS·MBC·SBS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는 이 당선인이 과반인 51.7% 득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39.3%로 오차범위 밖에서 2위를 차지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7.7%로 선거비용 일부를 보전받을 수 있는 10%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 당선인은 수도권은 물론 충청권에서도 넉넉하게 앞섰다. 세대별로 보면 40대와 50대에서 압도적 지지를 이끌어냈다.
출구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에 정권을 빼앗긴 지 3년 만에 다시 여당 지위를 되찾게 됐다. 1997년 대선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4번째 민주당 정권이기도 하다. 이 당선인은 TK(대구·경북) 출신 최초의 민주당 대통령이라는 기록도 갖게 됐다.
이재명 제21대 대통령 당선인이 3일 밤 대선 승리가 확실시되자 인천 계양구의 자택을 나서며 손을 들어 환호하는 주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그는 이어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로 이동해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지지자들을 직접 만났다. [인천 = 한주형 기자]
이 당선인은 3일 오후 11시 50분께 인천 계양구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 위대한 결정에 경의를 표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 국민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제게 주어진 큰 책임과 사명을 최선을 다해 수행하도록 하겠다”며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로 이동했다.
이후 이 당선인은 이날 오전 1시 10분께 서울 여의도 국회 앞 대로에서 진행한 수락연설에서 “내란을 확실히 극복하고 총칼로 국민을 겁박하는 군사쿠테타가 (다시는) 없도록 민주주의를 회복하겠다”며 “온힘을 다해서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회복시켜 고통스러운 삶에서 회복시켜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국가의 책임을 완벽하게 이행하는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선 결과는 무엇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국민의 심판으로 풀이된다. 헌법재판소가 지난 4월 4일 대통령 파면 판결을 내린 데 이어 국민이 선거를 통해 윤 전 대통령은 물론 국민의힘까지 심판한 셈이 됐다.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는 “이번 대선 결과는 내란 세력을 심판해 달라는 이재명 당선인의 호소에 대한 유권자들의 응답”이라며 “이번 대선의 본질은 ‘이재명이냐, 김문수냐’가 아닌 ‘윤석열을 심판할 것인가, 아닌가’였다”고 풀이했다.
제21대 대통령선거일인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앞에 모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지지자들이 개표방송을 보며 환호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이 당선인은 이번 대선전이 시작된 이래 여론조사에서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상대 후보들은 선거 운동 내내 이 당선인이 대통령이 돼선 안 되는 이유에 공세를 집중했지만, 이 당선인은 경제 성장과 국민 통합이라는 긍정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그리고 마침내 새롭고 강력한 리더십을 원하는 국민의 선택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분배에서 성장으로 우클릭 변신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 당선인은 지난 20대 대선 당시 기본소득으로 대표되는 복지·분배 정책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인공지능(AI)·방산·바이오 등 신성장동력 발굴과 대규모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재정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경제 위기 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했다.
이날 출구조사는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전국 325개 투표소에서 8만14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오차범위는 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0.8%포인트이며 사전투표 결과는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기 때문에 실제 득표율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대통령 탄핵소추로 실시된 보궐선거인 만큼 이번 대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뜨거웠다. 최종 투표율은 이날 오후 8시 30분 기준으로 79.1%로 1987년 민주화 이후 네 번째로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3년 전 윤 전 대통령이 이 후보를 상대로 0.7%포인트 차로 신승할 당시 투표율(77.1%)보다 2%포인트 높다. 13대(89.2%), 14대(81.9%), 15대(80.7%) 다음으로 높다.
지역별로 보면 정권 교체 열망이 높았던 광주가 83.8%로 가장 높았고, 제주가 74.2%로 가장 낮았다. 보수 지지세가 강한 대구는 80.2%였다.
한편 초대 국무총리로는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61)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비서실장에는 강훈식 민주당 의원(52)이, 정책실장에는 이한주 민주연구원장(69)이 비중 있게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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