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대선 후 한 달 코스피 9번 중 6번 올라
관세·전쟁·금리·물가 등 대외적 변수도 산적
출범 직후 증시 부양책 추진력 관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문화의마당에서 열린 마지막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더팩트|이한림 기자] 21대 대선이 이재명 대통령의 승리로 끝나면서 대선 후 유가증권시장(코스피)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역대 대선 직후 코스피가 선거 운동 기간 이어진 새 정부의 경제 부양 의지에 변동성이 확대했고, 이 대통령이 추진 의사를 강력히 밝힌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 공약에 그간 증시 흐름도 양호하면서 당분간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981년 이후 치러진 9번의 대선 중 대선 후 코스피는 대체로 상승했다.
기간별로는 대선 한 달 후 상승이 6번(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문재인·윤석열), 6개월 후 3번(전두환·노태우·김영삼), 1년 후 6번(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노무현·문재인) 코스피 지수가 늘었다. 한 달과 6개월, 1년 후 모두 코스피가 하락한 이명박, 박근혜 정부는 각각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의 재정위기가 겹치면서 탄력을 받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선 후 코스피가 상승 중심의 랠리를 이어간 배경으로는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기대감과 선거 운동 기간 이어진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외인 투자자 유입 등이 꼽힌다. 추가로 이번 대선에서는 전직 대통령 탄핵까지 이어진 계엄 사태를 심판하는 정부가 들어서면서 증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모양새다.
이 대통령의 증시 부양책도 단기간 상승 랠리를 기대하게 하는 요소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선거 운동 기간 중 '오천피'(코스피 지수 5000) 시대를 열겠다고 꾸준히 공언했고, 자사주 소각 의무화나 이사의 충실 의무를 주주까지 확대할 상법 개정안 추진 등 주주 이익 강화에 초점을 둔 이 대통령의 공약이 증시 방향성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도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증시 상승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21대 대선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시작되면서 윤석열 정부의 계엄 사태를 심판하는 성격이 시장에도 짙게 깔려왔기 때문이다. 최근 한 달간 코스피가 5.57% 상승한 것도 증시에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이 깔린 원인으로 꼽힌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적극적 재정·통화정책을 통한 쌍끌이 부양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겨냥한 제도 변화에 대한 기대가 있다"며 "5월에 이어 6월에도 증시가 추가 도약할 수 있도록 이끄는 긍정적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투자가들도 대선 후 코스피가 추세적 반등을 보일 것으로 관측한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지금이 상승세의 시간’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대통령 선거는 정치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기업 지배구조 개혁과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에 다시 집중할 수 있는 중요한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그간 대선에서 후보자들의 증시 부양 공약에도 하락으로 이어진 사례도 있던 만큼 선거 종료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보다 세계 경제를 관통하는 대외적 변수에 따라 증시 흐름이 상반될 움직임을 보일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특히 올해 코스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정책, 여전히 진행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무력 전쟁,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기조 등 글로벌 증시에 하방 압력을 가하는 우려들이 깔려 있어 새 정부의 정책 추진력도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5월 중 코스피가 2700선을 터치했는데, 기존 주도주의 약진뿐만 아니라 신정부 정책 기대감도 한몫했다"며 "차기 정부가 증시 공약을 얼마나 속도감 있게 추진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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