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가 화두다. AI가 PC·스마트폰에서 벗어나 로봇을 매개로 확장되는 청사진에 산업계는 물론 대중도 주목한다. 선진국, 거대 기업이 기술 확보에 뛰어들었다. 국내에서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의 '글로벌 톱(TOP) 전략연구단' 지원 사업 과제와 그간 성과를 바탕으로 연구개발(R&D)을 본격화한다. 출연연 간 칸막이를 허문 '자율성장 AI 휴머노이드 전략연구단(한국기계연구원·ETRI·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국가 역량을 결집, 휴머노이드 분야 국가대표 연구단이라는 사명으로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 대응 및 성과 창출에 나선다.
AI 휴머노이드는 단순 기술이 아니다. 우리 일상생활과 제조업 전반의 게임 체인저다.
청사진은 사람과 유사한 수준의 외양·기능을 갖추는 것이다. 일상·제조현장에서 사람과 함께 해 체감이 크고 전망도 밝다. 골드만삭스는 오는 2035년 휴머노이드 시장 규모가 378억달러(약 53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 테슬라, 중국 유니트리로보틱스 등이 자체 하드웨어(HW) 플랫폼을 갖추고 피지컬인텔리전스, 구글, 엔비디아 등이 AI 휴머노이드를 위한 기술 구현에 심혈을 기울인다.
우리나라도 전선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AI 휴머노이드는 향후 세계에 영향을 끼치는 선진국의 '전략 물자'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공개 기술에 공격 요소를 심어 타국에 위해를 끼칠 가능성도 있다. 관련 기술 주권을 갖춰야 하는 이유다.
다행히 AI 휴머노이드는 선진국조차 개발 초기인데다, 필요 기술 영역이 넓다. 우리나라도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을 중심으로 국가 역량을 결집하면 승산이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즉각 투자가 필요하다.
국내 출연연도 AI 휴머노이드 개발에 기반이 되는 AI 기술은 어느 정도 확보한 상태다.
ETRI 윤영우 책임연구원(왼쪽)과 최재우 선임연구원이 로타벤치마크(LoTa-Bench) 기술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 ETRI 제공
로봇이 사람 명령에 따라 작업 절차를 잘 생성했는지 파악하는 '로타벤치마크(LoTa-Bench)' 기술이 대표적이다. 절차 생성 AI 성능을 자동 평가할 수 있는데, ETRI가 지난해 3월 표현학습국제학회(ICLR)에서 논문을 발표, 이목을 끌었다. 이는 실세계에서 각종 임무 계획을 효과적으로 생성·실행하는 AI 휴머노이드 구현 기반이 된다.
ETRI는 AI 휴머노이드가 사람과 자연스럽게 대화하도록 발화 제스처를 자동 생성하는 기술도 개발했다. 2019년 초기 기술 개발 후 계속 고도화 중이다. 또 제스처 생성 기술 성능 분석을 위해 ETRI가 만든 평가 지표(Frechet Gesture Distance)는 이미 세계 연구자들에 널리 쓰이고 있다. 이는 AI 휴머노이드-사람 간 상호작용을 위한 필수 요소다.
ETRI는 사람 행동을 이해해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도로주행면허 수준 자율주행도 가능한 '지능로보틱스 AI 핵심기술'도 갖췄다.
ETRI는 이들 성과를 바탕으로 한국형 AI 휴머노이드 탄생·고도화를 위한 노력에 임한다. 방승찬 ETRI 원장은 “공개된 외산 기술을 통해 보안 위협이 닥쳐온다면 시각지능이나 AI 브레인의 경우 위험한 상황을 부를 수 있어 우리 기술 개발·내재화가 필수”라며 “그간 준비한 기술력을 토대로 국산 AI 휴머노이드 탄생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공동기획:전자신문·ETRI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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