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찬성한 의회 부끄러운 줄 알아야"
공화당 상원서도 부채 증가 규모 우려
백악관 "트럼프 의견 안 바뀐다…고수할 것"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배석한 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머스크는 3일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법안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2025.06.04.
[서울=뉴시스] 이혜원 권성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았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감세 법안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크고 아름다운 법안"으로 묘사하며 감세안을 치적으로 내세웠지만, 한때 '1호 친구'로 불렸던 머스크는 "역겹다"는 반응을 보였다.
머스크는 3일(현지 시간) 엑스(X, 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미안하지만,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이 거대하고 터무니없으며 낭비로 가득 찬 의회 지출 법안은 역겹고 혐오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안에 찬성한 사람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며 "의회가 미국을 파산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머스크가 감세 법안을 비판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최근 미국 CBS '선데이 모닝'과 인터뷰에서 이번 법안이 "재정 적자를 줄이기는커녕 오히려 늘리고, 정부효율부가 해 온 성과를 훼손한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머스크는 "개인적인 의견"이라면서 "법안이 클 수도 있고 아름다울 수도 있지만, 둘 다 갖출 수는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감세안을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이라고 표현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머스크가 비판한 법안에는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인 감세법의 주요 조항을 연장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및 메디케이드, 식품 보조, 교육, 청정에너지 보조금 삭감 등이 담겼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법안이 그대로 시행될 경우 미국의 국가 부채는 향후 10년간 약 3조3000억 달러(약 4550조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배석한 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06.04.
공화당 상원에서도 일부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힐에 따르면 랜드 폴 상원의원(켄터키)은 이 법안대로라면 부채 한도를 4조 달러 상향 조정해야 한다며 강력 반대했다. 마이크 리 상원의원(유타)도 머스크를 지지하며, 부채 증가 수준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충격적"이라고 표현했다.
친트럼프 계열인 론 존슨 상원의원(위스콘신)도 법안 규모를 대폭 축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비판에도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드라이브에는 변함이 없다고 대응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머스크가 이 법안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했는지 이미 알고 있다"며 "대통령의 의견은 바뀌지 않는다. 이 법안은 크고 아름다우며, 대통령은 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원 우려에 대해서도 "그들이 대통령과 정책 문제에서 의견이 다르다는 건 새로운 일이 아니다"라며 "대통령은 그들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사실 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지적해 왔다"고 비난했다.
공화당 지도부는 법안을 오는 7월4일까지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hey1@newsis.com, ks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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