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콤 레비용 노바스페이스 CEO
파콤 레비용 노바스페이스 CEO. 이채린 기자
글로벌 우주 컨설팅 기업 '노바스페이스'가 한국의 우주 산업이 발전하려면 혁신적인 민간 우주 기술을 군과 정부와 연결시켜 상업화되도록 돕는 정책적인 뒷받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유럽에 기반을 둔 노바스페이스는 15개국 기업과 정부 등 1200개 파트너를 대상으로 우주 산업 관련 전략과 기술 컨설팅, 시장 정보 제공, 정책 자문, 기술 로드맵 수립 등을 지원하는 컨설팅 기업이다. 노바스페이스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12개 파트너를 보유하고 있다.
4일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위성 데이터 분석 기업 ‘컨텍’이 개최한 'ISS 2025'에서 만난 파콤 레비용 노바스페이스 CEO는 "과거 한국 정부가 대부분 우주 기술을 개발하는 군을 지원하는 역할에 그쳤다면 현재는 민간의 새로운 우주 기술을 군과 정부와 빠르게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레비용 CEO는 "한국은 15년 전만 해도 위성 제조 산업에 집중돼 우주 산업이 형성됐지만 현재는 위성 통신 단말기, 지상국, 위성 정보 AI 분석 등 사업이 다각화되고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민간 기업을 도와 줄 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레비용 CEO는 정부가 소규모의 민간 기업이 계약을 맺을 때 고려해야 하는 조건, 법률 등을 고려하고 계약을 잘 맺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또 한국 정부가 중동, 유럽 등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는 시장을 다양하게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우주 기업이 대부분 적자인 상황에 대해 레비용 CEO는 "전 세계적으로 우주 기업이 비슷한 상황이다"며 "우주 기업은 정부가 고객 중 하나라는 생각으로 정부를 대상으로 사업을 계속 해나가는 것도 의미 있다"고 말했다. 민간 우주 기업이 정부의 사업을 따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을 두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보는 것이다.
레비용 CEO는 정부와 민간 우주 기업의 협력은 민간 기업 입장에서는 연구개발(R&D) 비용을 지원받고 정부는 민간 기술을 통해 발사체, 위성 등을 통해 국방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서로 '윈윈 전략'이라고 했다.
레비용 CEO는 민간 우주 기업들이 활발하게 합병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그는 "우수한 기술력을 갖고 있는 작은 회사가 시장 진출에 어려워 하는 경우 큰 기업과 합병을 함으로써 시장을 넓히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레비용 CEO는 "프랑스의 5개 우주 발사체 기업 중 시험 발사에 성공한 기업이 한 곳도 없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한국의 발사체 기술은 수준이 높고 현재 전 세계 발사체 '경주'에 안정적으로 잘 들어왔고 경쟁하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레비용 CEO는 "한국은 우주 분야에서 '다이나믹한' 국가이기 때문에 중요한 사업 파트너로 보고 있다"며 한국에 노바스페이스 지사를 마련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주 분야에 대한 정부와 민간의 관심이 높고 디지털 산업 선두 국가인 데다 우주항공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한국은 우주 분야에서 잠재력이 매우 큰 국가다"고 말했다.
이어 "노바스페이스는 현재 15개 컨설팅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기 때문에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최고의 사례를 뽑아서 한국의 우주 산업이 최고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도록 돕고 싶다"며 "특히 기업에 맞는 시장, 수출 방식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컨설팅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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