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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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박수인 기자]
(인터뷰 ①에 이어)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최성은 감독이 '광장'의 각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 소감을 밝혔다.
최성은 감독은 6월 1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시리즈 '광장'(각본 유기성 / 연출 최성은) 인터뷰에서 소지섭, 허준호, 이준혁, 공명, 추영우, 차승원, 이범수 등 출연 배우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최 감독은 남기준 역을 위해 약 19kg을 감량했다고 알려진 소지섭에 대해 "지난 세월의 생활감이 느껴졌으면 했다. 이 세계를 떠나있다고 해서 배가 나오거나 내려놓는 게 아니라 언제든지 이 세계에 투입될 수 있는, 현실에 적응할 수 있는 모습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기 위해서는 약간의 날카로움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전작에서의 느와르 액션보다는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모습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던 것 같다. 엄청 다르게 하지 않더라도 그 얼굴이 동생을 바라볼 때의 웃음이었으면 했다"고 섭외 비화를 전했다.
허준호 역시 이주운 역을 위해 20kg를 감량했다고. 최 감독은 "섭외 요청을 드렸을 때 선배님이 해외에 계셔서 화상으로 처음 뵀다. 그 화면 안에서도 이미 주운이더라. 화상이다 보니 시간 차가 있지 않나. 화상 미팅을 했던 그 얼굴을 활용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존재 자체에서 느껴졌고 선배님이 이주운은 아니지만 이렇게 살아왔을 것 같다는 상상을 한 것 같다. 선배님께 살을 무조건 빼달라고 말씀드린 건 아니고 과거에는 주운이 기름진 사람으로 살았을 것 같고 현재는 욕심없는 사람이 된 것 같았다. 봉산과 동등해보이지만 현재는 욕심 없는 비주얼로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더니 비주얼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저야 너무 좋지만 건강에 무리되지 않는 선에서 부탁드린다고 했다. 반대로 안길강(봉산 역) 선배님은 살을 찌우신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
공명을 극 중 빌런인 구준모 역에 캐스팅한 이유로는 "우리가 그동안 미디어에서 많이 봐온 악역의 얼굴이 있지 않나. 영화, 드라마의 재벌 3세들은 다 그럴 것 같은데 우연한 기회에 (재벌 3세를) 실제로 본 적 있는데 사랑만 받고 자라서 그런지 모나지 않았더라. (공명에게) 일부러 나쁜 사람처럼 표정을 짓거나 나쁘게 말하지 말아보자고 했다. 이게 나쁜 행동이라는 것조차 모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결과가 잘못된 선택일뿐, 악의 마음으로 그리지 말아보자고 논의했기 때문에 익숙치 않은 부분에서 오는 낯섦이 있을 것 같다. 좋게 보신 분들에게는 빌런 같지 않은 말투가 신선하게 비춰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추영우는 '광장' 캐스팅 당시만 해도 라이징 배우였으나 이후 대세 배우가 되며 더 큰 주목을 받았다. 이와 관련 최 감독은 "저희 작품 촬영이 끝나고 타 드라마들에서 많은 사랑을 해주셨다. 이금손(추영우)이라는 캐릭터가 4부까지는 아버지에게 억눌려지내는 아들처럼 보여야 하지 않나. 연기를 잘하는 새로운 얼굴을 찾고 싶었다. 섭외를 했을 때가 2023년 봄 경이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잘 돼서 너무 좋다"며 "마지막 금손이 '내가 알아서 할게'라고 하며 욕을 한 건 대본에는 없었다"고 비하인드를 털어놨다.
주운, 봉산의 두 아들 구준모, 이금손의 욕망이 극 중 잘 드러나지 않았다는 일부 시청자들의 평에 대해서는 " 화면 안에서는 급박하게 보여질 거라 생각했는데 그들이 태어나서부터 본 게 아버지들의 잔인함이지 않나. 아버지가 권력을 누리는 것만 보며 자라왔을 거라 생각했다. 어떤 계기가 있다기 보다는 내 행동이 나쁘다고 인지하지 못했을 것 같고 당연하게 생각했을 것 같다고 해석했다. 왜 이런 욕망을 가지게 됐을까가 극 안에 보이지는 않았지만 대사들을 조금씩 보여주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특별출연으로 강한 존재감을 드러낸 이준혁을 기준의 동생 기석 역으로 캐스팅한 이유도 밝혔다. 최성은 감독은 "작품에서만 봤지 사적 교류는 없었는데 고민했던 부분은 하나였다. 형제가 나란히 있는 그림을 봤을 때 뿜어져 나오는 바이브가 비슷했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소지섭, 이준혁 배우와 셋이 첫 미팅을 했을 때 캠핑장 투샷을 꼭 담고 싶다고 생각했다. 외모보다는 성향이 비슷한 것 같았다. 실제로 진중하고 드라이한 분들이다. 저 사람의 속이 궁금하다는 지점 때문에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그걸 목표로 캐스팅했다. 제 기준에는 섭외 당시에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제 2, 3의 전성기를 만나 더 사랑을 받게 돼서 감사할 따름"이라고 전했다.
극의 감초로 활약했던 이범수에 대해서는 "선배님의 최고 장점 때문에 그런 장면이 나온 것 같다. 제가 1을 드리면 잠깐 어디 가셨다가 1-A, 1-B의 연기를 보여주신다. 애드리브성으로 카메라 앞에서 갑자기 해주신 건 아니고 촬영 전에 몇 가지 안을 주신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선배님의 대사보다 호흡이 주는 유머러스함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을 최대한 살리고 싶었다. 그 부분이 애정하는 포인트"라고 짚었다.
김선생 역의 차승원의 연기가 이전 작품과 비슷하게 느껴진다는 일부 시청자들의 평에 대해서는 "선배님과 이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능글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전의 작품들과 겹쳐보이는 부분도 있었던 것 같지만 의도했던 건 아니다. 디테일의 변화는 있었는데 큰 범주를 봤을 때는 유사하게 느끼셨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쟁쟁한 배우들을 이끌어나가는 데 어려움은 없었을까. 최 감독은 "40대 초반인 이준혁 배우부터 영건이었고 제가 그보다 조금 위고 (소)지섭 선배님부터가 선배 라인이다. 사실 고민도 했지만 선배님들과 개별적으로 이야기를 나누니까 그런 우려를 안 해도 될 것 같더라. 현장 분위기도 이런 장르치고 굉장히 좋았다고 생각된다.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는 배우들이 많아서 조금씩 서로 배려하게 됐다. 선배님들이 영건라인 배우들을 배려해주셨다. 허준호 선배님이 아들과 대립하는 신에 대해서도 (추영우에게) 기회를 많이 주시더라. 후배들도 편안한 환경에서 연기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한다. 저는 너무 행운이다"고 답했다.
실제 격투기 선수, 보디빌더를 캐스팅하기도. 최 감독은 "격투기 선수 역할은 운동을 잘하는 분이 더 유리하다고 생각했다. 배우 중에서는 툴이 비슷하지 않나. 이미 했던 분이 나와서 하기보다는 격투기 챔피언 역할은 실제 격투기 헤비급은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또 소지섭 배우보다 덩치가 컸으면 해서 김태인 선수에게 직접 연락을 했고 김태인 선수도 흥미있어 하셨다. 이후 김태인 선수가 보디빌더를 연결해주셨다. 김태인 배우가 욕심이 굉장히 많았다. 요즘에는 운동하는 분들도 유튜브를 많이 하다 보니까 기본적으로 카메라 앞에서 뭘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더라. 그러다 보니 긴장할 것 없이 해주셔서 많은 도움이 됐다. 새로운 인물을 보는 재미가 가장 큰 목표였다"며 캐스팅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뉴스엔 박수인 abc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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