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오자오 차이나]
[편집자주] 중국은 가깝고도 먼 나라입니다. 서로를 의식하며 경쟁하고 때로는 의존하는 관계가 수십세기 이어져 왔지만, 한국 투자자들에게 아직도 중국 시장은 멀게만 느껴집니다. G2 국가로 성장한 기회의 땅. 중국에서 챙겨봐야 할 기업과 이슈를 머니투데이가 찾아드립니다.
중국 정부가 공무원에게 이른바 '사치 금지령'을 내리면서 대표 명주인 '구이저우마오타이' 주가가 한 달 만에 10%대 하락했다.
13일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에서 구이저우마오타이(SH:600519, 이하 마오타이) 주가는 전일 대비 2.20% 내린 1426.95위안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한 달간 상하이종합지수는 0.06% 상승했지만, 마오타이 주가는 10.27% 내리면서 지수 대비 큰 폭의 약세를 나타냈다.
마오타이는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바이주 브랜드다. 국내에서는 2018년 시진핑 중국 주석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만찬에서 한 병에 2억원이 넘는 마오타이주를 대접한 일화로 알려져 있다. 중국 내에서도 고가의 접대용 술의 대명사로 꼽힌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 마오타이는 단순한 술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중국 경제성장과 함께 끊임없이 병당 가격이 오르면서 투자 자산으로 주목 받았다. 한때는 마오타이를 사재기하려는 움직임도 있었고 금융기관에서 마오타이를 담보로 돈을 빌려주기도 했다.
최근 주가 약세는 중국 정부가 공무원 지출을 통제한 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중국 신화통신 등 관영 언론은 지난달 19일 중국 정부가 당정기관에 공무 활동 경비지출 범위 및 지출 기준을 제정하고 업무용 식사에 고급 요리, 담배, 술을 제공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담은 조례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공산당의 입장을 대변하는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논평을 통해 "국가의 수준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국민 생활이 얼마나 개선됐는지와 관계없이 고된 투쟁과 근검절약의 사상은 결코 소홀해선 안 된다"며 "낭비되는 행위를 단호히 억제하고 근절해 더 많은 자금을 민생이 원하는 곳에 사용해야 한다"고 했다.
마오타이 주가뿐만 아니라 제품 가격도 덩달아 하락세다. 지난 12일 중국 주류 가격 플랫폼 진르주지아(今日酒價)에 따르면 마오타이의 대표 제품인 페이톈 마오타이 500ml의 소매가는 전일 대비 30위안 하락한 2050위안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선 2000위안이 마오타이 소매가의 경고선으로 간주한다.
중국 증권가에서는 공통적으로 거시경제 압박이 지속되면서 소비 심리가 둔화된 점을 투자 위험 요소로 꼽는다. 그러면서도 역사적으로 주류 업계에 혼란의 시기가 찾아올 때마다 정면 돌파에 성공해온 마오타이가 위기를 타개하고 가격 결정권을 되찾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오타이의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고려한 긍정적인 평도 나온다. 중국 제일상해증권의 리항룽 연구원은 "마오타이는 복합적인 도전에 직면한 상황"이라면서도 "외형 성장에서 가치 창출로 전략을 전환하고, 주주와의 공생을 위해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늘려가고 있다"고 했다.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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