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규모' 내란특검, 검·경·과천청사 사무실 물색
채해병특검, 박정훈 변호인 특검보 제안…"고사"
김건희특검, 문홍주 前부장판사 등 후보군 접촉
법조계 "과거 성과 부진…중립성·수사역량 관건"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3대 특별검사가 지난 12일 임명 이후 첫 주말을 맞아 특검보 인선 등 특검팀 구성과 사무실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검은 임명일로부터 20일 이내 준비기간 동안 특검보 임명 요청, 사무실 마련, 수사팀 구성 등을 할 수 있다. 준비기간이 끝나면 곧바로 수사 기간이 시작되고 법률상 정해진 150~120일 이내에 수사를 완료해야 한다.
내란 특검 조은석(왼쪽부터) 전 서울고검장, 김건희 특검 민중기 전 서울중앙지법원장, 채해병 특검 이명현 전 국방부 검찰단 고등검찰부장. (사진=연합뉴스)
‘최대 규모’ 내란특검 “상업용 건물은 보안 문제”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사건을 수사할 조은석 특검은 전날 내란특검 사무실로 검찰과 경찰, 정부 과천청사 시설을 물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특검은 “내란 특검은 군사에 관한 사항이 주된 것이어서 상업용 건물에서 직무수행 시 군사기밀 누설 등 보안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경찰과 검찰 시설을 답사했고, 정부 과천청사에 공간이 있는지도 확인 중이라고 했다.
조 특검은 서울 서대문경찰서 옛 청사도 답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대문경찰서는 신청사 건축을 위해 지난해 4월 구청사를 비우고 임시 청사를 사용 중이다. 다만 구청사는 현재 전기가 차단되고 폐쇄된 상태다.
내란 특검팀은 역대 특검 중 최대 규모인 267명으로 구성된다. 특검 1명, 특검보 6명, 파견검사 60명, 파견공무원 100명, 특별수사관 100명이다. 이번 특검 수사 대상은 기존 내란죄 외에 외환죄 관련 범죄도 포함됐다.
조 특검은 앞서 지난 13일 서울고검을 찾아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장인 박세현 서울고검장과 면담했다. 이어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도 방문해 1시간 넘게 관련 사안을 협의했다.
채해병 순직사건 수사방해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검은 지난 13일 박정훈 대령(전 해병대 수사단장) 변호인인 김정민 변호사와 3시간 면담했다. 이 특검은 김 변호사에게 특별검사보로 함께 일할 것을 제안했지만 김 변호사는 수사의 공정성 문제 등을 이유로 이를 고사했다.
김 변호사는 “공정성 시비가 있을 수 있는데 특검보를 맡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전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현재 박 대령의 항명 등 혐의 사건 항소심 재판에서 변호인을 맡고 있다.
박 대령은 2023년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조사기록의 민간 경찰 이첩을 보류하라는 명령에 항명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 진행 중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사건을 수사할 민중기 특검은 이날 “사무실 물색중”이라고 밝혔다.
민 특검은 앞서 지난 13일 문홍주 전 부장판사와 면담했다. 문 전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판사, 대전지법 부장판사, 수원가정법원 부장판사 등을 역임하고 현재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특검보는 특검의 지휘·감독에 따라 사건 수사와 공소유지, 특별수사관 및 파견공무원 지휘·감독과 언론 공보 등을 담당한다. 검사장급 대우를 받는다.
내란 특검은 6명, 김건희·채해병 특검은 각각 4명의 특검보를 둘 수 있다. 특검보로는 7년 이상 경력의 판사나 검사 출신 변호사 또는 변호사가 임명된다.
특검보로 임명되면 수사부터 공소유지 기간까지 영리 목적 업무에 종사할 수 없어 고사하는 이들이 많을 수 있다는 점이 변수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과거 특검 성과 부진…법조계 “이번엔 달라야”
법조계는 이번 3대 특검이 과거 특검들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 25년간 13차례 특검이 시행됐지만 실질적 성과를 거둔 사례는 드물었다는 평가가 많기 때문이다. 이번 특검이 과거의 실패를 반복한다면 특검제도 자체에 대한 회의론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대부분 특검이 정치적 타협의 산물로 출범해 수사 범위와 기간이 제한적이었다”며 “짧은 임명 절차로 적임자 검증도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3대 특검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 독립성 확보가 핵심이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수사 방향과 결과가 정치적 논란에 휘말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무진 역량도 중요하다. 과거 드루킹 특검 등 성공 사례는 수사팀의 역량과 결집된 의지가 결정적이었다는 평가가 있다.
수사 범위 관리도 과제다. 이번 3대 특검은 법상 수사 대상으로 35가지 사안이 명시돼 범위가 매우 넓다. 한정된 수사 기간 내에 핵심 쟁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성주원 (sjw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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