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혜미 기자] 가수 정훈희가 유서를 쓰고 월남전으로 위문 공연을 갔다며 관련 사연을 소개했다.
16일 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4인용 식탁'에선 정훈희 김태화 부부가 출연해 인생사를 전했다. 부부의 절친으론 인순이 박상민 박구윤이 함께했다.
정훈희 부부는 부산에서 산토리니 감성의 라이브 카페를 운영 중. 정훈희는 "부지를 남편이 샀다. 30년 전 어느 날 전화가 와서 덜컥 계약을 했다고 하더라. 내일이면 쓰러질 것 같은 집이었다. 그래서 내가 '뭐 이런 집을 샀나'라며 호통을 쳤다"라고 입을 뗐다.
이어 "그때 남편이 '30년 후에도 노래하고 싶으면 어떻게 할래? 그때 우리 집에서 노래하면 좋지'라고 하더라. 오후 3시에 공연을 하는데 2시만 되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내가 살아 있다는 증거다. 노래를 부르며 '나, 가수 정훈희지' 싶고 남편에게 너무 고맙다"라고 털어놨다.
이에 박구윤은 "가슴이 뛰는 게 노래 부르는 게 좋아서도 있지만 집값이 많이 올라서도 있지 않나?"라고 장난스럽게 물었고, 정훈희는 "그렇다. 아주 많이 올랐다. 아주 많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정훈희는 데뷔 59년차 가수로 근현대사로 온몸으로 겪은 터. 지난 1968년과 1970년, 1972년 베트남으로 위문공연을 갔다는 정훈희는 "한 번 갈 때마다 한 달 씩 있었다. 베트남에 갈 때마다 행여 안 좋은 일이 생기더라도 나라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유서를 썼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아울러 "1968년도에 내가 17살 고등학생 때였다. 미니스커트를 입고 무대에 올라가니 사람들이 난리가 난 거다. 내가 지금도 '강 건너 등불'을 못 부르는 게 그 노래만 부르면 군인들이 막 울었다. 지금도 눈물이 나려고 한다"며 "우리나라가 잘 된 건 그분들 덕이다. 그때 '메이드 인 코리아'는 몸 밖에 없었다"고 했다.
정훈희는 지난 1972년 서울 시민회관 화재 사고도 겪었다. 시민회관 화재는 1970년대 서울을 불태운 3대 화재 중 하나.
정훈희는 "무대 옆 화장실에 있는데 매니저가 '빨리 나와. 불났어'라고 하더라. 난 거짓말인 줄 알았다. 그런데 화장실에서 나오니 정말 무대가 불타고 있었다. 치마에도 불이 붙어서 치마를 뜯고 회관을 나왔다. 그리고 한복 앞섶이 풀어진 채로 정신을 잃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나아가 "이후 2개월을 원인 모를 열병으로 한 달 간 입원했다. 41도 고열이 났다"며 후유증을 고백했다.
이혜미 기자 gpai@tvreport.co.kr / 사진 = '4인용 식탁'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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