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김민석 후보 각종 의혹 제기 반발
박균택, 아빠찬스 의혹에 "부모니까"
박수현 "은폐하면 국민 용서 못 받아"
金 "사건 본질은 정치검찰 표적 사정"
이재명 정부의 첫 국무총리로 지명된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난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첫 출근을 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엄호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김 후보가 불법정치자금 제공자와 금전거래, 국회 입법권을 자녀 대학 입시 스펙으로 활용했다는 '아빠 찬스' 의혹 등이 불거지자 야권의 전방위 사퇴 압박이 거세지면서다. 민주당 지도부에서도 김 후보에 대한 야권의 공세를 "의도적 정치공작"으로 규정해 정면 대응에 나섰다.
전현희 민주당 최고위원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후보에 대한 국민의힘의 비방이 도를 넘고 있다"며 "인사청문 시작도 전부터 무작정 범죄자로 낙인 찍고, 묻지마 정치 공세도 모자라 아예 거취 표명까지 요구하고 나섰는데, 이쯤 되면 인사 검증이 아니라 이재명 정부를 시작부터 발목 잡겠다는 의도의 정치공작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병주 최고위원도 "국민의힘은 더 이상 이렇게 인사 검증 명목으로 국정 발목을 잡을 것이 아니라 신속히 내각 구성하는 데 협조하라"며 "반성 없이 국정 발목을 잡기만 한다면 계속 내란 옹호 정당, 내란 정당이라는 오명을 계속 쓰게 될 것이다. 내란 청산을 위해서도 새 정부에 힘을 실어줄 것을 간곡히 당부한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김 후보를 둘러싼 '아빠 찬스' 의혹에 대해 부모로서 자식에게 줄 수 있는 정당한 조력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아빠 찬스'라는 비난은 부모의 도움 때문에 피해자가 발생했을 경우가 전제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균택 의원은 CBS라디오 '뉴스쇼'에서 "부모가 자식 일을 도와주는 것을 가지고 뭐라고 할 수는 없다"며 "아빠 찬스라고 비난하려면 아버지의 지위를 이용해 부당한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해 피해자가 생겼을 때여야 하는 것 아니냐. 좋은 학원을 보내고 좋은 공부 여건을 부자인 부모가 제공했을 때 입시 비리로 이어지지 않으면, 이것을 아빠 찬스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 국회 입법권을 자녀 대학 입시 스펙으로 활용했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내 자식이 좋은 법안을 가져오면 발의할 수 있다고 보고, 또 봉사활동을 한다면 당연히 나도 (아버지로서) 축사를 해줄 수 있을 것 같다"며 "남에게 피해를 주거나 부당하게 이용하지 않는 이상, 이를 가지고 심하게 비판하거나 국무총리 자격이 없다고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정부의 첫 국무총리로 지명된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난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첫 출근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그간 민주당은 김 후보 관련 의혹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김 후보가 페이스북에 관련 의혹에 대한 해명글을 잇따라 게재한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김 후보는 지난 13일 관련 의혹에 대한 첫 해명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는 금전거래 의혹에 대해선 "대출 받아 전액 상환했다"면서도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은 표적 사정의 성격이 농후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또 아들 관련 의혹에 대해선 "내 아들은 표절예방 관련 입법활동을 대학 진학 원서에 활용한 바 없다"고 했다.
이후에도 그는 페이스북에 '아빠 찬스' 논란과 관련 "아들은 입법 활동을 대학 원서에 쓴 적이 없다. 내가 그리하도록 했다"고 했고, 재산 형성과 채무 변제 경위에 대한 국민의힘의 공세엔 "그 과정에 어떤 불법도 없다. 세비 및 기타 소득을 채무 변제에 썼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기회에 다 밝히겠다. 표적 사정·증인 압박·음해 등 정치 검찰의 수법이 골고루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의 이같은 논란에 민주당의 엄호 분위기가 강해지는 한편, 당 일각에서는 김 후보가 인사청문회에서 관련 의혹을 소상히 설명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수현 의원은 YTN라디오 '뉴스파이팅'에서 "어떤 국민이 100점짜리 공직 후보자가 있다고 생각하시겠느냐"라면서도 "중요한 것은 청문회 과정에서 얼마나 솔직하게, 객관적으로 국민에게 (의혹을) 말씀드리느냐 하는 태도의 문제가 있다. 이것(의혹)을 축소하려고 하든지 은폐하려고 하든지 하면 국민에게 용서를 받을 수가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 인사청문회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는 강모 씨, 김 후보의 현 부인과 전 부인 등을 증인으로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강 씨는 2008년 검찰의 김 후보자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수사 당시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핵심 공여자 3명 가운데 한 사람으로 지목됐다.
한편 김 후보는 지난 2008년 지인 강 씨로부터 정치자금 7억2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6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이번 인사검증 과정에서 강 씨로부터 2018년에 재차 4000만원을 차용한 것으로 드러나, 차용금의 성격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또 김 후보의 아들이 고등학교 재학 시절 교내 동아리 활동을 하며 작성한 법안을 실제 국회에서 발의하고, 김 후보의 아들은 이를 미국 코넬대 입학 과정에 활용했다는 이른바 '아빠 찬스' 의혹도 받고 있다. 여기에 김 후보의 아들이 홍콩대 연구 인턴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아울러 김 후보가 중국 칭화대 법학 석사학위를 편법으로 취득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앞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김 후보가 칭화대에 재학했다고 밝힌 기간이 민주당 최고위원과 부산시장 출마 준비 등 국내 정치 활동 일정과 겹친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김 후보는 인사청문회 전까지 페이스북 등을 통해 관련 의혹의 내막을 순차적으로 설명하겠다는 계획이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