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방송·문화]
이시영 정영주 등 4명의 여주인공
범죄에 맞서는 여성 연대 그려내
코믹·스릴러 넘나들며 재미 선사
ENA 드라마 ‘살롱 드 홈즈’에서 주부 탐정단으로 호흡을 맞춘 배우 이시영, 정영주, 김다솜, 남기애(왼쪽부터)가 16일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코리아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극 중 동네 마당발 역을 맡은 남기애는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서로 인사도 나누지 않는 게 현실인데 우리 드라마에는 서로 정을 나누는 따뜻함이 있다”며 “이웃을 살펴볼 수 있는 작은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ENA 제공
흔히 떠올리는 ‘주부’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일상의 크고 작은 범죄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기어코 뛰어든다. 범인을 찾아 응징하고자 치열하게 따라붙는 모습이 영락없는 탐정 같다. ENA 드라마 ‘살롱 드 홈즈’가 그리는 여성의 연대는 그래서 특별해 보인다.
동명 소설 원작의 ‘살롱 드 홈즈’는 아파트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여러 사건을 평범한 주부들이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다룬다. ‘바바리맨’부터 쓰레기 불법투기범, 학교 폭력 가해자, 불륜 남녀에 이르기까지 생활 속에서 한 번쯤 맞닥뜨릴 법한 진상들이 등장한다. 코믹과 액션을 넘나들던 장르는 연쇄살인 사건이 터지면서 스릴러로까지 확장된다.
연출을 맡은 민진기 감독은 첫 방송일인 16일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코리아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아파트에 사는 가구가 1120만 가구 정도 된다고 한다. 인구의 60~70%가 아파트에 산다는 얘기”라며 “이 드라마에는 우리 이웃의 이야기가 녹아 있다. 극 중 다양한 인간 군상을 통해 공감과 위로, 카타르시스를 느껴보시길 바란다”고 소개했다.
등장인물의 면면이 다양하다. 전직 형사(정영주)와 보험왕 출신 슈퍼마켓 주인(남기애),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미혼모(김다솜)까지. 이들은 일상을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탐정단을 꾸려 직접 사건을 풀어간다. 오대환, 정상훈, 이수지 등 코믹 연기로 정평이 난 조연진은 극에 활기를 더한다. 민 감독의 전작 ‘신병’ 출연진도 깜짝 등장한다.
탐정단의 ‘브레인’ 역할을 하는 전업주부 공미리 역은 배우 이시영이 맡았다. ‘스위트홈’ ‘그리드’ 등 전작에서의 역동적인 캐릭터를 벗고 다소 유쾌한 연기를 펼친다. 이시영은 “그동안 검사나 형사 같은 액션 캐릭터에 국한됐었는데 원래 코믹 장르를 좋아했다”며 “오랜만에 마음 놓고 재미있는 드라마를 할 수 있어 즐거웠다”고 웃었다.
전직 에이스 형사 추경자 역의 정영주에게는 ‘여자 마동석’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정영주는 “감독님이 저의 덩치와 허벅지 둘레가 마음에 들어 역할을 맡겨주신 것 같다”고 우스갯소리를 던진 뒤 “보통 여배우에게는 우아함과 아름다움이 요구되는데, 이번에 제가 남다른 파워를 지닌 여성 액션 캐릭터를 도전해 다른 여배우에게도 희망을 주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작품의 얼개에서 유추할 수 있듯 이 드라마의 핵심은 ‘워맨스’(우먼+로맨스)다. 4명의 여성 캐릭터가 극의 중심에 선다. 사업성 있는 남성 배우 캐스팅에 사활을 거는 드라마 시장 상황을 떠올리면 다소 용감한 도전이라 할 만하다.
민 감독은 “‘살롱 드 홈즈’는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여성이 주인공이 되는 드라마”라며 “앞으로도 워맨스 장르가 활성화되려면 이런 재미있는 작품이 많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배우들이 참여해준다면 시즌2 제작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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