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NSC 긴급 소집
“이란은 핵무기 가질 수 없어
협상 서명 안하면 멍청한 것“
중동에 항공모함 추가 배치
폭격에 생방송 중 피신 : 16일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이란 테헤란 남서부 지역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작은 사진은 이스라엘 공습으로 이란 국영 방송사 IRIB의 스튜디오 천장 일부가 무너지자 생중계하던 앵커가 급히 대피하는 모습.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이란 충돌 문제를 이유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조기 귀국하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이란은 핵합의에 서명했어야 했다”며 “모두 즉시 (이란의 수도인) 테헤란을 떠나야 한다”며 이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인 만큼 이란과의 핵 협상이 무산될 경우 이스라엘에 벙커버스터를 지원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 복귀하는 대로 상황실에서 NSC를 소집할 것으로 전해졌다. NSC에서 논의될 안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지원 문제가 논의될 수 있다. 이스라엘은 미국에 초대형 벙커버스터인 GBU-57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이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 이란의 산악 지역 포르도의 지하 깊숙이 건설된 핵시설을 지상 작전 없이 파괴하려면 미국의 초대형 벙커버스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벙커버스터는 무게가 13.6t에 달하기 때문에 미군이 운용하는 B-2 스텔스 폭격기 외에는 투하가 불가능하다. 미군은 지난 2년간 백악관의 감독 아래 포르도에 GBU-57을 투하하는 작전을 연습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뮬레이션 결과 한 발의 벙커버스터로는 충분하지 않고, 여러 대의 B-2 스텔스 폭격기가 투입돼 연속으로 벙커버스터를 투하해야 한다는 계획이 수립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취재진에게 “내가 말해왔듯 (이란과의 핵 협상) 합의에 서명이 될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무슨 일인가 일어날 것이나 합의에 서명이 될 것이다. 이란이 서명하지 않는다면 멍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도 “이란은 내가 서명하라고 했던 합의에 서명했어야 했다. 얼마나 부끄러운 일이며, 인명의 소모(희생)인가”라며 “이란은 하나의 핵무기도 가질 수 없다고 누차 말했다”고 밝혔다. 당초 미국과 이란은 지난 15일 오만에서 6차 핵협상을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 등을 전격 공격한 뒤 협상은 취소됐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벙커버스터 지원 계획을 승인할 경우 미국이 중동에서 벌어지는 전쟁에 직접 참여하는 것이어서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이 불가피하다. 이란은 미군이 이스라엘의 공격을 지원할 경우 미국에 직접 보복을 예고한 바 있다. 아지즈 나시르자데 이란 국방장관은 지난 11일 “미국의 모든 역내 기지가 우리의 사정거리 내에 있다”며 분쟁 발생 시 미국의 역내 기지를 공격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미군이 중동에 항공모함을 추가로 배치하고 다수의 공중급유기를 전개하고 있어 이란과의 무력 충돌에 대비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AFP통신에 따르면 미 항공모함 니미츠호는 베트남 입항 계획을 취소하고 동남아시아를 떠나 중동으로 향하고 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도 이날 X에 “중동 지역에 추가 전력 배치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중동 주둔 미군은 방어 태세를 유지 중이며 미국의 이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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