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티 엔진이 올해로 출시 20주년을 맞이했다. 2005년 처음 공개된 이래 유니티는 다중 플랫폼 지원과 비교적 간편한 개발 워크플로우를 강점으로 삼아 사용 범위를 넓혀왔다. 현재는 인디 게임 개발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고, 게임 외에도 영화, VR, 건축 시각화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쓰이고 있다.
유니티가 실무 교육에도 활용되는 지금, 청강문화산업대학교 게임콘텐츠스쿨 이상원 교수와 재학생들을 만나 엔진의 실용성과 한계, 교육 현장에서의 활용 경험을 들어봤다.
(좌측부터) 장은진 학생, 김혜송 학생, 정연우 학생, 이상원 교수
이상원 교수는 1993년부터 게임 개발을 시작해 ‘팡야’ 아트디렉터를 거친 현업 출신 베테랑 개발자다. 현재 청강문화산업대학교에서 게임그래픽엔진 수업을 맡아 유니티를 가르치고 있고, 졸업 프로젝트 총괄 지도도 함께 맡고 있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이상원 교수
“안녕하세요, 청강대 게임콘텐츠스쿨 교수를 맡고 있는 이상원입니다. 제가 재직하고 있는 청강대 게임콘텐츠스쿨은 국내 최고 수준의 규모와 커리큘럼을 자랑합니다. 매년 많은 신입생(정원 외 포함 약 240명)을 받고, 기획, 그래픽, 프로그래밍 등 전공 트랙 간 협업 중심 교육을 통해 소통하고 협력하는 법을 배울 수 있죠. 무엇보다 현업 경력 10년 이상 교수들이 직접 실무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어 현장 감각을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습니다. 대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도 매력적인 환경이라고 생각해요. (웃음)”
게임콘텐츠스쿨은 매년 많은 신입생을 받고 있다
청강문화산업대학교 게임스쿨 / @ckgamebrand
교육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상원 교수는 유니티의 높은 보급률과 교육 자료의 접근성을 장점으로 꼽았다. 특히 URP(Universal Render Pipeline) 기반의 샘플 4종은 수업 자료로 활용하고 기본 구조를 익히게에 유용하다고 평가했다.
“현업에서 많이 활용하는 만큼 (업계 인재들을 양성하는) 교육에서도 유니티가 쓰입니다. 유니티는 에셋 스토어도 잘 마련되어 있고, 교육 자료도 다양하게 제공해 주니 제 입장에서는 실용적인 선택지죠. 하지만 주의할 점도 있어요. 도구가 쉬운 만큼, 기본기를 다지기 전에 각종 에셋들과 자료, AI 기능들을 너무 남용하면 학생들이 본질적인 실력을 쌓지 못합니다. 이게 엔진이 발전할수록 깊게 생각해야 할 부분이겠네요. 또, 유니티는 엔진 버전이 워낙 많고 업데이트도 빠른 만큼 교육자가 그 속도를 쫓아가는 것에 부담이 조금 있는 편입니다. 때문에 협업에서는 각자 특화된 엔진 버전을 가르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상원 교수는 유니티의 자료 접근성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기본기 저하와 교육자들의 부담에 대해 우려했다. 그렇다면 실습수업을 통해 엔진을 접하는 학생들의 반응은 어떨까? 청강대학교 게임콘텐츠스쿨에 재학 중인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학생들은 전반적으로 유니티의 직관성과 환경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먼저 ‘두루두루’ 팀 소속으로 ‘Project ARCHIACA’에서 3D 애니메이팅을 담당한 김혜송(전공심화, 4학년) 학생은 유니티의 레이아웃 구성과 직관적인 툴 조작에 대해 말했다.
“안녕하세요, ‘Project ARCHIACA’에서 3D 애니메이션을 담당한 김혜송입니다. 유니티는 작업 레이아웃과 타임라인 구성 방식이 직관적이어서, 특정 모션을 반복적으로 수정하거나 테스트할 때 도움이 됐어요.”, ”특히 이번에 작업한 ‘Project ARCHIACA’는 액션 게임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인 만큼, 콤보 시스템이 있어서 공격 도중에 다른 커맨드가 입력되면 즉시 반영되어야 어색함이 없는데요. 엔진이 가벼워서 프레임 단위의 수정도 잘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VR 요리 시뮬레이션 게임 ‘ARVR 페스티벌 요리조리’를 개발한 ‘미슐랭’ 팀의 장은진 학생은 3D 배경 모델링을 맡았다. 그는 유니티의 최적화 성능에 대해 이야기했다.
“‘요리조리’에서 배경을 담당한 장은진입니다. 이번에 개발한 게임은 VR 요리 시뮬레이션 게임인데요, VR 게임은 용량이 무거우면 구동이 어려운 만큼 최적화가 중요했는데 유니티는 엔진 자체가 가벼운 편이라 도움이 됐습니다. 재료가 썰리는 변화 과정 표현이나, 국물 요리에 필요한 쉐이더 적용도 문제 없었어요.”, “또, VR 게임은 멀미를 잡는 게 중요한 만큼 이용자의 시선(동선)을 어떻게 잡느냐도 중요한데, 엔진 내에서 가상공간 내 동선을 시각적으로 빠르게 점검하고 수정할 수 있어서 개발이 수월했습니다.”
또 다른 프로젝트인 ‘PLAN:T’에서 이펙트를 구현한 정연우 학생은 유니티의 파티클 시스템을 개발에 이용했다고 밝혔다.
“안녕하세요, 이펙트를 작업한 정연우입니다. 저는 으스스한 분위기와 귀여운 느낌이 섞인 슈팅 게임 ‘PLAN:T’를 개발했는데요. 특히 게임 내에서 ‘정화 에러 장치’를 발견했을 때 붉은색과 보라색 파티클로 위협적인 분위기와 연출을 선보이는데 공을 많이 들였습니다. 이걸 표현하기 위해 유니티 쉐이더 그래프를 이용했는데요. 쉐이더 그래프를 조절해 이펙트가 자연스럽게 사라지도록 만들어 효과적으로 시각 표현을 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학생들은 아직 엔진 내에서 세밀한 애니메이션 작업을 하기에는 세부적인 기능이 부족하고, 언리얼의 ‘네임드 리라우트’처럼 그래프나 노드를 연결할 때 선 정리를 깔끔하게 할 수 있는 세부적인 편의 기능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상원 교수도 유니티가 범용 툴인만큼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려다 보니, 특정 영역에 대한 깊이는 부족할 수 있다고 학생들의 의견에 동의했다. 새로운 기능 도입도 중요하지만 기존 기능의 안정성과 편의성 확보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유니티는 범용적인 툴이고 그것이 장점이지만, 개별 기능의 전문성과 깊이에 대해서는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과거 ‘라이트 프로브’는 생성된 조명을 이동시킬 수 있지만, 최근 도입된 APV(Adaptive Probe Volume)는 공간 분할 방식이라 동적 움직임에 제약이 있죠. 맵이 랜덤하게 생성되는 게임에서는 라이트를 미리 구워야 하기 때문에 개발 유연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인가 싶어도 범용적인 URP에서 볼류메트릭 라이트나 스크린 스페이스 렌더링 같은 고급 표현 기능은 구현되지 못하는 것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이런 부분을 잘 개선해 주면 좋겠네요.”
(좌측부터) 장은진 학생, 이상원 교수, 정연우 학생, 김혜송 학생
학생들 역시 유니티의 향후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 했다.
김혜송 학생은 “AI 기능이 유니티 안에 더욱 깊게 통합된다면 반복적인 작업을 줄이고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은진 학생과 정연우 학생은 “앞으로도 비전공자와 초보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 지속됐으면 한다.”라고 의견을 남겼다.
20년을 맞은 유니티가 향후에는 어떤 방식으로 발전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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