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 블레이드 전주기 연구 인프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이창근)은 유철 풍력연구단장 연구진이 국내 독자 기술로 초대형 풍력 블레이드 설계 플랫폼과 제작·시험 통합 인프라를 구축했다고 19일 밝혔다. 12메가와트(㎿)급 블레이드를 설계해 국내 최초로 국제 인증기관 설계 인증까지 획득했다.
현재 기존 풍력발전기보다 고출력의 대형 풍력발전기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10㎿급 이상 대형 풍력발전기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주로 사용되는 5㎿급 중소형 풍력발전기보다 설치 면적 대비 경제성, 유지보수 효율이 높아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량 증대 핵심 설비다.
하지만 현재 풍력발전 핵심 부품 국산화율은 34%며, 특히 10㎿ 이상급 풍력발전기 핵심인 블레이드는 자체 설계, 제작 능력을 갖춘 국내기업이 거의 없어 대부분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연구진은 초대형 블레이드 설계를 위한 국산 플랫폼 'KIER-블레이드포지(KIER-BladeFORGE)'를 개발했다.
블레이드 설계 핵심은 공력, 구조 설계다. 기존에는 바람이 블레이드 표면을 지날 때 발생하는 힘을 제어하기 위해 공력 설계를 먼저 수행하고 이후 안정성 향상을 위한 구조 설계를 진행해 왔는데, 공력 설계 내용이 조금이라도 변경되면 구조 설계를 완전히 바꿀 수밖에 없어 비효율적이었다.
연구진은 최신 인공지능(AI) 기법과 최적화 알고리즘을 적용해 블레이드 단면 형상, 비틀림 각도 등 미세 변수까지 실시간 반영할 수 있는 공력-구조 통합 설계 플랫폼을 구축했다.
성과를 낸 연구진. 왼쪽부터 강태한 학생연구원, 강병호 박사후연구원, 유철 단장, 권대용 선임연구원, 박세명 선임연구원.
여기에 블레이드 설계 전 과정을 자동화한 소프트웨어(SW)도 적용됐다. 이로써 기존 3~4주 이상 소요되는 고반복 수작업 방식 대비 설계 최적화 시간을 50% 이상 단축했다. 개발 플랫폼은 한국선급 개념승인(AIP) 인증을 획득해 신뢰성과 기술적 타당성을 공인받았다.
또 설계된 블레이드의 실효성·안정성을 검증할 풍력 블레이드 전주기 시험 통합 인프라를 국내 최초로 구축했다.
이는 자동화 기반 블레이드 해석 및 설계실, 최적의 블레이드 형상 구현을 위한 풍동 실험실, 블레이드 제작실과 블레이드 구조 실험실을 포함해 블레이드 축소 모델을 대상으로 설계-제작-시험에 이르는 전 과정을 테스트할 수 있다.
연구진은 구축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길이 107m, 12㎿급 초대형 풍력 블레이드를 설계했다. 이 블레이드는 국내 설계 초대형 풍력 블레이드 중 최초로 국제 인증기관인 덴마크 DNV로부터 설계 인증을 획득,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설계 안정성과 기술 경쟁력을 입증했다.
유철 단장은 “이번 성과는 설계부터 제작, 시험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통합 연구 인프라를 자체 기술로 구축한 것과, 이를 바탕으로 설계한 초대형 풍력 블레이드가 국제 인증을 획득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기술 고도화와 상용화를 지속 추진해 국내 풍력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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