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리프트, 10월16일 종료…이용자 "또 섭종" 반발
"카트라이더는 캐주얼 IP 자산"…클래식 전략 관심
넥슨이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서비스를 종료하고, 원작 감성을 앞세운 '카트라이더 클래식' 출시를 예고했다. /넥슨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넥슨이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서비스를 종료하고, 원작 감성을 앞세운 '카트라이더 클래식' 출시를 예고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원작 종료 당시처럼 사전 예고 없이 갑작스럽게 결정을 내리면서, 이용자들 사이에선 "또 섭종(서버 종료)"이라는 불만이 쏟아졌다. 반복된 통보식 운영으로 신뢰를 잃었다는 비판에 직면한 가운데, 카트라이더 IP의 영향력을 다시 키우려는 넥슨의 시도가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 자회사 니트로스튜디오는 전날 게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드리프트)'의 서비스를 오는 10월16일 오전 9시에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넥슨캐시 상품 판매는 이날까지 진행되며, 유료 재화 환불 신청은 다음 달 24일부터 오는 8월31일까지 접수받는다. 환불 일정 및 방식은 별도 공지로 안내될 예정이다.
니트로스튜디오 조재윤 디렉터는 지난 16일 개발자 노트를 통해 "장기적으로 만족스러운 서비스 제공이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종료 배경을 설명했다. 아울러 새로운 디렉터가 '카트라이더 클래식(클래식)'이라는 이름의 신작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도 공개했다.
드리프트는 지난 2004년 출시된 '크레이지레이싱 카트라이더'의 게임성을 계승한 글로벌 확장 프로젝트로, 언리얼 엔진을 기반으로 그래픽을 고도화하고 PC·모바일·콘솔 간 크로스플랫폼을 구현했다. 지난 2023년 3월 정식 출시 직후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다운로드 1위, 첫 달 32만달러 이상의 글로벌 매출을 기록하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원작과의 감성 차이, 부족한 트랙 구성, 느린 속도감 등 핵심 재미 요소가 빠지며 하향세를 탔다. 지난해 8월 글로벌 서비스가 종료됐고, 한국과 대만 지역만을 남긴 채 사실상 실패로 귀결됐다. 이번 공지를 통해 전면 종료가 확정되며, 드리프트의 모든 지역 서비스가 종료 수순에 들어갔다.
넥슨 자회사 니트로스튜디오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10월16일 오전 9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서비스를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홈페이지 캡쳐
넥슨의 결정에 이용자들 반응은 싸늘하다. 넥슨은 지난 2022년에도 원작 크레이지레이싱 카트라이더 서비스를 예고 없이 종료해 거센 반발을 샀다. 당시 이용자들은 "18년 동안 함께해온 게임을 예고 없이 접는 건 무책임하다"며 트럭 시위와 성명서 발표 등 단체행동에 나섰다.
이번에도 종료 나흘 전까지 콘텐츠 업데이트가 이어지며 별다른 조짐이 없었던 만큼, "예고도 없이 또 섭종"이라는 비판이 재현되고 있다. 넥슨이 두 차례 연속 일방적인 방식으로 서비스를 마무리하면서 이용자 신뢰에 깊은 균열이 생겼다는 지적이다.
이용자 커뮤니티에는 "원작도 갑작스럽게 끝내더니, 신뢰가 안 간다", "이렇게 섭종을 반복하면 다음 게임도 못 믿겠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과금 유저들 사이에선 "그동안 쓴 돈이 물거품인데, 또 같은 게임을 새로 시작하라니 허탈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한 전직 카트라이더 프로게이머는 "원작 서비스 종료 당시에도 카트라이더 대회가 진행 중이었다"며 "드리프트 역시 종료를 예감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종료 공지가 올라왔다. 사전에 '내부에서 서비스 종료를 검토 중'이라는 식의 귀띔만 있었어도 이용자 반발이 덜했을 것 같다. 유저 피드백을 충분히 반영하고 유저와 소통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넥슨은 '카트라이더 클래식'의 출시 일정이나 방향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기존 게임성을 살리면서 새로운 접점을 마련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더팩트DB
그럼에도 넥슨은 클래식을 통해 카트라이더 IP 재활성화를 추진한다. 업계는 이를 단순한 과거 회귀가 아닌, 카트라이더 IP의 상징성과 브랜드 가치를 반영한 결정으로 본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카트라이더는 넥슨이 '바람의 나라' 이후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기여한 상징적 브랜드"라며 "내부적으로도 해당 IP에 대한 애정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카트라이더 IP가 가진 '캐주얼' 특성에도 주목한다. 진입장벽이 낮고 연령대 구분 없이 접근할 수 있어 활용 범위가 넓다. 유튜브 콘텐츠, 캐릭터 상품화, e스포츠 리그 등 다양한 확장 사례도 있다.
김 교수는 "남녀노소를 아우르는 범용성과 캐릭터성이 강점"이라며 "(게임을) 보는 맛도 있어 e스포츠화도 가능한 경쟁력 있는 IP"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세대 단위의 유저층을 가진 몇 안 되는 캐주얼 IP"라며 "브랜드 충성도와 접근성을 고려하면 완전히 버리기보단 재구성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말했다.
현재 카트라이더 IP 기반 게임으로는 지난 2020년 출시된 모바일 게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가 운영 중이며, 중국에선 원작 PC 게임 '카트라이더'가 별도로 서비스되고 있다. 클래식은 이 흐름을 국내에서도 이어가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넥슨은 클래식의 출시 일정이나 방향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기존 게임성을 살리면서 새로운 접점을 마련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개발은 니트로스튜디오가 아닌 넥슨코리아 라이브 서비스 본부가 맡는다.
넥슨 관계자는 "카트라이더 IP는 넥슨에게 굉장히 중요한 IP"라며 "많은 이용자의 추억과 애정이 담겨있다. 이용자분들이 보내주시는 관심에 보답하고, 카트라이더 IP의 게임성과 재미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 클래식 서비스를 준비 중인 것"이라고 말했다.
sohyu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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