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가구 최대 208만원 지급…민생소비쿠폰 이르면 7월 집행
정부가 전 국민을 대상으로 1인당 15만원(소득 상위 10%)~50만원(기초생활 수급자)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기로 했다. 인구소멸지역 84개 시·군 거주자는 인당 2만원씩 더 받는다. 지급 시점은 이르면 다음 달 중순이다.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에 대한 국비지원도 늘려 최고 할인율 종전 10%에서 15%까지 높인다. 고효율 가전기기 구매비용의 10%를 환급하는 한편 숙박, 영화관람, 스포츠시설 등에 대한 할인 쿠폰도 지원한다. 정부는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에 소비 진작 사업을 대거 편성해 움츠러든 내수 경기를 북돋겠다는 복안이다.
○인구소멸지역 주민에 2만원 추가 지급
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차 추경에서 비중이 가장 큰 사업은 10조3000억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이다. 지방비까지 더하면 13조2000억원에 달하는 사업이다.
지원금은 두 차례로 나눠 지급한다. 1차의 경우 1인당 기본 지급액은 15만원, 차상위계층은 30만원, 기초생활 수급자는 40만원을 각각 지급한다. 인구소멸지역 84개 시·군 거주자 411만명은 따로 2만원을 더 준다. 2차 때는 건강보험료 기준으로 소득 하위 90%에게만 10만원을 추가로 지급한다.
최종적으로 소득 상위 10%인 512만명은 15만원을 받는다. 일반 국민 4296만명은 25만원, 차상위계층 38만명은 40만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271만명은 50만원을 받는다. 예컨대 서울에 사는 일반 국민은 25만원, 인구소멸지역에 사는 기초생활수급자는 52만원을 받는다.
소득 상위 10% 기준은 가구별 건강보험료를 바탕으로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등 정부가 조만간 산출할 계획이다. 지급 시점은 1차의 경우 추경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 직후 2주 안에 지급된다. 정부는 7월에 추경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기대하는 만큼 이르면 7월 중순에 지급이 될 전망이다. 2차는 소득 선별 작업이 끝나는 대로 지급한다.
롯데마트 제공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지역화폐, 선불카드, 신용·체크카드 포인트 가운데 선택해 지급받을 수 있다. 현금으로는 지급하지 않는다. 사용 기한은 4개월이다. 유흥주점과 경마장을 비롯한 유흥·사행업종에서는 쓸 수 없다. 한순기 행안부 지방재정경제실장은 "구체적 지급 시점과 사용처 등의 계획은 관계부처가 태스크포스를 꾸려 조속한 시일 내에 별도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효율 가전제품 구매하면 10% 환급
정부는 지역화폐 할인액 지원 사업에도 6000억원을 편성했다. 이를 통해 지역화폐 발행 규모를 종전 21조원에서 29조원으로 증액한다. 지역화폐 할인율도 종전 7~10%에서 7~15%로 상향 조정된다. 수도권의 경우 지역화폐 할인율이 7~10%에서 10%, 비수도권은 7~10%에서 13%로 각각 상향 조정된다. 인구감소지역의 경우는 할인율이 10%에서 15%로 올라간다. 서울시와 경기 화성시, 성남시 등 지방교부세를 받지 않는 지자체(불교부단체)의 할인율은 자율에서 7% 이상으로 바뀐다.
고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의 10%를 환급하는 사업에도 3261억원을 배정했다. 대상 제품은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가전 품목 11개(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전기밥솥 TV 등)다. 이 제품을 사들인 소비자는 인당 30만원까지 환급받게 된다. 정부는 환급 인원을 240만명으로 추산했다.
숙박과 영화관람, 스포츠시설, 미술전시, 공연예술 등 5대 분야 소비 진작을 위해 할인쿠폰 780만장을 제공하는 사업에는 778억원을 배정했다. '야놀자'를 비롯한 온라인 숙박 예약 사이트 등을 통해 2만~3만원의 할인 쿠폰을 받을 수 있다. 영화 관람비도 회당 6000원의 할인을 받는다.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해 2조7000억원을 지원한다. 미분양 주택 1만호를 환매조건부로 매입하는 데 3000억원을 지원한다. 평택-오송 2복선화 사업과 호남고속철도를 비롯한 사회기반시설(SOC) 조기 착공·준공 지원에 1조4000억원을 편성했다. 국립대·병영시설 개보수 등 소규모 공사 발주 등에 4607억원을 배정했다.
임기근 기재부 2차관은 "경기가 우상향 경로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적기에, 과감한 재정 투입이 무엇보다 절실하다"며 "2차 추경이 위축된 경기를 살리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익환/남정민 기자 lovepen@hankyung.com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