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커머스 3사 비교/그래픽=김지영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이 독주하는 퀵커머스 시장에 네이버가 도전장을 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쿠팡과 자웅을 겨루는 네이버가 퀵커머스 시장을 선점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19일 IT(정보기술)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AI(인공지능)커머스 앱(애플리케이션)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이하 네플스)는 최근 '지금배달'에 GS25와 이마트에브리데이를 입점시키는 등 빠르게 퀵커머스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지금배달'은 지난달 15일 CU 입점과 함께 출시한 퀵커머스 서비스다. 총 8500여개 편의점·SSM(기업형 슈퍼마켓) 매장이 입점하는 등 사업진행 속도가 빠르다.
'지금배달'은 이용자 주변 1.5㎞ 내 편의점·SSM 등의 상품을 1시간 내외로 배송하는 퀵커머스 서비스로 네플스 앱과 웹에서 이용할 수 있다.
네이버가 퀵커머스에 열을 올리는 건 경쟁자 쿠팡에 앞서 입지를 굳히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높은 이용자수가 강점이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네이버 앱은 지난달 4523만여명의 MAU(월간활성이용자수)를 기록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가입자는 1000만명을 훌쩍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네플스는 지난달 출시 석 달 만에 490만명 넘는 MAU를 기록했다. 네플스가 탄탄한 네이버 이용자층을 기반으로 급성장했듯 '지금배달'도 가파른 성장세를 그릴 것으로 기대된다. 네이버는 멤버십 이용자가 '지금배달'을 이용하면 추가적립 혜택을 주는 등 강력한 마케팅정책을 펴고 있다.
다만 배달능력에 의문부호가 찍힌다. 네이버는 자체투자 대신 CU, GS25 등의 이륜차 배달망을 활용해 상품을 배달한다. 업계에서는 이미 편의점들이 배달능력에서 배민에 밀려 퀵커머스 시장에서 고전하는 점을 고려할 때 자체투자 없이 단순협업만으로는 점유율 확대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퀵커머스 1위 배민의 '장보기·쇼핑'에는 1만9000여개 편의점, SSM, 대형마트 등이 입점했다. 물류센터도 거대하다. 서울, 경기, 대전, 부산, 전주 등지에 70여개 자체 도심 물류센터 PPC(Pick Packing Center)를 구축했다. 배민의 퀵커머스를 대표하는 상품매출(B마트 포함)은 2022년 5123억원, 2023년 6880억원, 지난해 7568억원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EBITDA(감가상각 전 영업이익) 기준 흑자를 달성했다.
배민은 음식배달 라이더를 기반으로 한 촘촘한 배달망이 강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민은 라이더 수가 많고 빨리 라이더를 매칭하는 노하우도 보유했다"고 말했다.
반면 쿠팡은 퀵커머스 진입이 가장 늦다. 현재 송파구 일부 지역에서만 '이츠마트'를 시범운영한다. 물품을 직매입해 보관하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즉시 배송한다. 강남구에서는 최근 쿠팡 입점판매자와 제휴해 꽃·반려용품·뷰티용품을 단시간에 배송하는 퀵커머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쿠팡은 도심 외곽에 대형물류센터를 다수 확보했다"며 "퀵커머스를 위해서는 도심 내 마이크로 물류센터가 필요한데 쿠팡은 최근 이익이 나기 시작해 신규투자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찬종 기자 coldbel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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