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충돌로 이란 미사일 절반 사라져
이스라엘도 빠른 소진에 우려 목소리
이스라엘 “이란 발사대, 절반 이상 파괴”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지속되면서 양국이 보유한 요격 미사일과 장거리 미사일 비축량도 관심사가 되고 있다. 미국의 개입 여부와는 별개로 양국의 무력 충돌 지속 기간을 결정할 수 있는 주요 요인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친이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발사한 로켓이 이스라엘의 아이언돔 방공망에 의해 요격되고 있다.(사진=AFP)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 전현직 안보 당국자 8명을 인용해 내부적으로 이스라엘의 방공 요격 미사일이 이란의 장거리 미사일 보다 빨리 소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선 방공 요격 미사일이 부족해지면 남부 디모나 원자로나 텔아비브의 군 사령부 같은 전략 거점만 방어하고 민간 지역은 방치돼 민간인 피해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고 NYT는 전했다.
이스라엘은 세계 최고 수준 방공망을 자랑한다. 이스라엘은 애로(고고도 장거리 미사일), 데이비드 슬링(중고도 미사일), 아이언돔(단거리 로켓) 등 최소 7개 종의 방공망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이란 선제 공격 이후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보복 조치를 취했으나 이스라엘의 방공망이 이를 대다수 막아냈다.
문제는 양국간 무력 충돌이 8일째 이어지면서 이스라엘이 요격 미사일을 생산하는 속도 보다 빠르게 소비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란의 보복으로 이스라엘에서도 최소 24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이스라엘 공군 방공체계 지휘관 출신인 란 코하브 준장은 “요격 미사일은 개수가 제한되어 있다”며 “요격 미사일을 아껴 써야 하는 상황으로 쉬운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이란이 대략 2000기의 탄도 미사일을 보유했으며, 이스라엘을 향해 무차별 발사하거나 이스라엘군이 이란의 미사일 저장소를 타격해 현재 기준 최대 3분의 2가 남은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이란은 미사일 공격 수를 줄이기 시작했는데, 보유량 고갈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짚었다.
이스라엘 또한 요격 미사일을 빠르게 소진 중이다. 18일 오전 기준 이란은 약 400기의 미사일을 발사했고, 10%에 해당하는 40기 정도가 방공망을 뚫고 이스라엘 민간 지역에 낙하했다고 이스라엘군은 밝혔다. 나머지 360기는 이스라엘군에 의해 요격되됐거나 인명 피해가 없는 지역 혹은 바다에 떨어졌다. 일부 미사일이 중복 요격됐을 가능성도 있어 이스라엘의 정확한 요격 미사일 사용량은 확인되지 않는다.
이에 이스라엘은 이란의 미사일 보다 발사 수단인 발사대 파괴에 집중하고 있다. 미사일 비축 여부와 상관없이 발사대가 제한된다면 이란이 동시에 발사할 수 있는 미사일의 수가 한정돼 광역 타격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당국자에 따르면 이란은 고정식과 이동식 발사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상과 지하 저장고에 위치해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또한 이날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과의 인터뷰에서 현재까지 이스라엘이 이란의 미사일 발사대의 절반 이상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들(이란)이 얼마나 많은 로켓을 보유하고 있는지 보다 그들이 얼마나 많은 발사대를 보유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우리는 이미 그들이 보유한 발사대의 절반을 넘게 제거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군이 비전통적인 무기를 포함한 이란의 모든 무기 체계를 “체계적으로” 공격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김윤지 (jay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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