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확장팩 환경 기준 상당히 만족스러운 재미… 선후공 밸런스는 개선 필요
2010년대 디지털 카드게임 양대산맥을 꼽으라면 단연 블리자드의 '하스스톤', 사이게임즈의 '섀도우버스'다. 당시 하스스톤의 인기와 파급력이 넘사벽급으로 대단했지만, 섀도우버스 역시 의미있는 족적을 남겼다.
섀도우버스가 지난 2016년 출시한 이후 약 9년 만에 후속작 '섀도우버스 월즈 비욘드(이하 섀도우버스 WB)'가 출시됐다. 그래픽 변화가 유의미한 장르도 아니고, 기존 카드풀을 버리리면서까지 후속작이 필요한가에 대해서는 많은 팬들이 의구심이 있었지만 말이다.
게임을 플레이해보면 원작의 업데이트를 멈추면서까지 신작을 낸 이유를 엿볼 수 있다. 그 이유에는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다. 단점은 아무래도 비지니스 모델이 불리하게 바뀌었다는 점, 장점은 어쨋든 기존 고착화된 메타의 환기다.
- 과거 원작을 열심히 했던 기자가 본 섀도우버스 WB
장르 : 수집형 카드게임
출시일 : 2025년 6월 17일
개발사 : 사이게임즈
플랫폼 : PC, 모바일
■ 초진화 시스템과 선후공 밸런스 조정
- 초진화의 추가로 게임 양상이 꽤 재밌어졌다
섀도우버스 WB가 원작과 달라진 포인트도 꽤 많다. 가장 대표적인 예시는 '초진화'라는 시스템이 추가됐다는 점이다. 원작의 경우는 일반 진화만 있었지만, 이번 작에서는 진화 2개, 초진화 2개로 총 네 개의 진화가 주어진다.
초진화가 추가됨에 따라 전략의 폭도 늘어났다. 초진화는 진화를 포함하는 상위 시스템이고, 그에 따라 카드 효과도 추가됐다. 기존 '진화 시' 적용되는 효과는 '초진화 시' 발동하는 별도의 키워드도 생겼다.
아울러 초진화 시에는 진화 헤택인 2/2보다 강력한 3/3의 스탯 증가 효과와 더불어 대미지에 1회 면역을 부여하는 배리어가 제공된다. 효과와 더불어 배리어 때문에 일방적인 이득 교환이 가능하다. 명치 추가 1대미지는 덤이다.
초진화 밸류가 상당히 높은 만큼 게임 양상은 전편에 비해 체급이 한 단계 더 올라간 모습이다. 직업 '나이트메어'를 제외한 나머지 직업 간의 체급도 얼추 비슷해서 첫 확장팩임에도 환경 권 내 다양한 덱들이 나와 즐거움을 더한다.
- 동전을 왜 두 번을 쓰냐구요...
아울러 원작에서는 후공 플레이어 혜택도 바뀌었다. 본래 진화권을 1개 더 줬다면 섀도우버스 WB는 진화권은 동일하게 유지하되 추가 PP를 제공한다. 하스스톤의 '동전 한닢'과 동일한 개념이다.
다만, 섀도우버스 WB의 성능이 월등히 좋다. 밸런스가 안 맞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왜냐면 동전 한 닢이 아니라 '동전 두 닢'이기 때문이다. 진화도 먼저하는 데다가 총 2개의 동전이 주어지니 후공 이점이 너무 커져버렸다.
당장 환경권에서 어그로 계열 덱이 활약하는 환경도 아니고, 대부분 중후반 활약하는 덱이 주류이기에 선공의 유일한 이점인 '먼저 때린다'의 이점이 다소 퇴색된다. 더욱이 출격 시 전체 1대미지를 넣는 '세찬 광명 아폴론'의 존재로 억제된다.
선후공 밸런스가 애매하다는 점을 제외하면 전작에 비해 플레이 경험은 전반적으로 한층 만족스럽다. 원작 '동화 속 세상'처럼 언제든 밸런스가 망가질 가능성은 크지만, 출시 초 환경만 따지면 카드게임 중에서도 꽤 무난한 편이다.
- 선공격권을 가진 선공은 '세찬 광명 아폴론'의 존재로 크게 이득을 보지 못하는 게 현실
■ 다양한 소셜 기능, 왜 있는진 몰라도 혜택은 많다
- 카드게임에 왠 소셜 기능인가 싶기도 하다
원작에 비해 소셜한 기능을 상당히 추가됐다. 파크와 길드 시스템이다. 대전 위주로 흘러가는 카드게임 장르에서 찾아보기 힘든 요소이고, 플레이하면서도 굳이 왜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
대신 왜 있는지에 대한 의문보단 존재함으로써 유저들에게 여러 혜택을 준다는 점을 감안하면 꽤 유의미한 콘텐츠라고 평가할 수 있다. 앞으로도 여러 이벤트를 연계해 헤택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일 퀘스트 느낌의 숙제와 같다.
대신 이벤트 조건이 랭킹전 대전으로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니라서 진성 카드 게이머에게는 상당히 귀찮게 여겨질 가능성이 높다. 일단 랭킹과 관계없는 일반 게임도 해야 하는데, 길드원이나 다른 유저의 대전까지 관전해야 한다.
길드는 랭킹 보상으로 최대 가루 3500개를 받을 수 있다. 길드 가입만 해도 최소 100개는 얻을 수 있다. 이런 차등 보상 시스템으로 비슷한 성향의 유저끼리 모여 의기투합할 수 있다. 나름의 장점이 있다.
과금 요소가 여러모로 매운 섀도우버스 WB에서 인게임 재화를 푸는 이벤트는 마른 하늘의 비와 같다. 게임의 목초라고 할 수 있는 무소과금 유저부터 하드 유저까지 고루 혜택을 제공하니 왜 있는진 몰라도 있음으로써 게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점에서 가산점을 주고 싶다.
- 파크 보상이 상당히 좋기 때문에 꾸준히 하면 덱 하나를 완성할 수 있다
- 여러모로 귀찮은 과제들이 있긴 하지만 혜택이 확실하다
■ 온전한 덱 하나 만들기 어려운 비싼 초기 비용
- 게임 초반 모든 패키지를 구매 후 얼추 미드레인지 로얄 덱을 완성할 수 있었다 (에밀리아는 없다..)
후속작이 나온 명확한 이유는 개발사만이 알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확실히 체감되는 대목이 있다. 바로 과금이다. 그리고 과금 영역은 현재 섀도우버스 WB가 '압도적으로 부정적'을 달성한 이유기도 하다.
여러 요인들로 인해 덱 하나를 완성하기 어려운 탓이다. 대개 카드 게임은 시작할 때 리세마라와 튜토리얼을 통해 원하는 덱 1개 정도는 구축할 수 있는 재화를 제공한다. 카드를 갈아 얻는 가루(에테르)로 부족한 소스를 채울 수 있는 덕분이다.
하지만 섀도우버스 WB는 동일 카드가 3장 존재하지 않으면 카드를 분해할 수 없다. 원래 안 쓰는 레전더리 등급 카드를 분해하고, 하고 싶은 카드를 만들어 덱 하나를 완성하는 게 국룰이었는데, 이런 작업이 불가능해졌다.
그렇다보니 10팩에 최소 하나 확정적으로 등장하는 레전더리 등급 카드가 어떤 게 나왔는지에 따라 덱을 '점지' 받는 수준이다. 그렇다고 그 점지 받은 덱도 온전히 모든 소스를 구할 수 없다.
- 초반 팩에서 어떤 카드가 나오냐에 따라 덱을 점지 받는 수준이다
기자는 가성비 패키지인 2300원(10팩), 5만 8500원(레드 에테르 3500개, 레전드 카드팩 티켓 3개, 크리스탈 2000개) 상품을 모두 구매했음에도 '미드레인지 로얄' 덱의 모든 소스를 구하지 못했다. 배틀패스를 추가로 구입해 가루를 충당하고 나서야 온전한 덱 하나가 나왔다.
루피 수급량을 올렸다지만, 원작에 비해 5배 비싸진 카드팩의 가격도 한몫한다. 원래 100루피(인게임 머니)에 카드팩 하나를 구매할 수 있었지만, 섀도우버스 WB에서는 500루피에 하나다. 가루 수급도 어려운데 카드팩도 비싸지니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
리세마라가 불가능한 차기 확장팩이 우려되는 시선도 있다. 확장팩 출시 때 어떤 패키지와 지원이 제공될진 모르지만 출시마다 신규 카드를 얻기 위해 스트레스를 받아야 한다면 게임을 재밌게 즐기긴 어렵다.
- 번들 구매를 안 하면 정상적인 덱 구성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다행인건 일일 퀘스트, 일일 뽑기, 길드 랭크, 주말대전, 파크 상자 등을 모두 종합했을 때 대략 1달 동안 최대 레전더리 카드 7장까지 제작할 수 있다. 게임을 열심히 한다면 최소 확장팩마다 하나 정도는 무과금으로도 덱을 얼추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섀도우버스 WB의 과금을 정리하자면 게임을 열심히 했을 때 기준 무소과금으로도 덱 하나는 만들 수 있다. 대신 원작처럼 리더 스킨 등을 과금 없이 얻는 건 매우 어렵게 만들었다.
안타까운 점은 게임 시작 단계에서 온전한 덱 하나를 만드는 초기 비용이 너무 과하게 책정되다 보니 게임을 열심히 하기도 전에 흥미가 사라져버린다는 점이다. 초기 비용을 낮췄으면 더 많은 이들이 재밌게 즐기지 않았을까 싶다.
- 그래도 게임만 열심히 하면 나름의 무소과금 플레이가 가능하다
장점
1. 초진화 시스템이 추가돼 보다 다채로운 전략과 양상을 보여준다.
2. 첫 확장팩 기준 나이트메어를 제외하면 직업 밸런스가 준수하다.
단점
1. 후공이 진화도 먼저하는데 추가 PP도 2번이나 주어진다.
2. 온전한 덱 하나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초기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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