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 AI 전환 가속화하며 추가 감원 예정
일자리 대재앙 VS 새로운 일자리 창출
아마존-앤트로픽 CEO들 "AI가 일부 사무직 일자리 없앨 것"
구글 딥마인드 CEO "AI는 새 직종 창출하고 생산성 높일 것"
[서울=문영호 기자] 경기 화성시가 18일 서울 코엑스 C홀에서 인공지능(AI) 엑스포 'MARS 2025(Mega city A.I. Revolution Summit 2025)'를 개최하고 아메카(Ameca)를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공개했다.2025.06.18.sonanom@newsis.com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이 전 세계 고용 시장에 거대한 파도를 일으키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MS)와 같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중심의 조직 개편을 명목으로 대규모 인력 감원을 단행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 IT 업계에도 신입 개발자 채용 급감이라는 형태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AI가 단순 반복 업무를 대체하며, 기업들은 '더 적은 인력으로 더 많은 성과'를 추구하는 새로운 고용 공식을 쓰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MS는 다음 달 초부터 영업 및 기타 부서를 중심으로 수천 명의 직원을 추가 감원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 5월 제품 및 소프트웨어 개발 직군에서 약 6000명을 감원한 데 이은 올해 두 번째 대규모 구조조정이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MS의 전체 직원 수는 22만8000명이며, 이 중 약 4만5000명이 영업 및 마케팅 부문에 속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S는 급변하는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조직 개편을 추진하고 있으며, AI 중심 조직으로의 전환과 직급 체계 단순화, 인력 재배치를 목적으로 한다고 밝혔다.
앞서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회사 코드의 30%를 AI로 작성하고 있다"며 "현재 우리 저장소에 있는 코드의 20~30%는 아마도 전부 소프트웨어(즉, AI)에 의해 작성된 것일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MS는 올해 AI 투자에 800억 달러(약 110조원)를 투입할 예정이다.
MS 외에도 아마존, 메타, 크라우드스트라이크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인력 감축을 단행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의 과잉 채용 조정과 AI 인프라 구축에 자원을 집중하려는 전략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아마존 2023년 두 차례에 걸쳐 2만7000명을 감원했고, 지난해 아마존웹서비스 부문에서 수백 명을 해고했다. 아마존은 올해 회계연도에 약 10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고, AI 인프라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마존은 이미 1000개 이상의 AI 에이전트를 도입했거나 개발 중이다. 앤디 재시 CEO는 AI가 반복적인 업무를 처리해 프로젝트를 더 높은 수준에서 시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AI 기술 발전에 따른 일자리 감소는 현실이 되고 있다. 데이터 제공업체 라이브데이터테크놀로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미국 상장 기업들은 사무직 인력을 총 3.5% 감축했으며, S&P500 기업 중 5분의 1은 10년 전보다 사무실과 현장 인력을 모두 줄였다. 월마트, 제너럴모터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매출이 증가한 기업들도 이에 포함된다.
미국 이커머스 플랫폼 기업 쇼피파이의 토비 리트케 CEO 역시 사내 메시지를 통해 "추가 인원과 자원을 요청하기 전에 AI를 활용해 원하는 결과를 낼 수 없는 이유를 먼저 명확히 입증해야 한다"고 밝혀, AI가 못하는 업무가 아니라면 직원을 뽑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구글의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통해 제작한 사람 개발자와 인공지능 개발자의 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이런 흐름은 AI로 인한 '잡포칼립스(Jobpocalypse, 일자리 대재앙)'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재시 CEO는 최근 사내 메시지를 통해 "생성형 AI는 앞으로 몇 년 안에 사무직 일자리 일부를 없앨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모든 프로젝트에 50명이 필요하지는 않다"며 "최고의 리더는 최소한의 자원으로 최대한의 성과를 내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사람들이 하고 있는 업무 중 일부는 더 적은 인력이 필요하게 될 것이고, 대신 새로운 유형의 일을 수행할 사람이 더 필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 역시 "AI가 모든 초급 사무직 일자리의 절반을 없애고, 앞으로 5년 내 실업률이 20%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AI 기술이 정치권과 기업들이 예측한 것보다 훨씬 빠르게 실업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반면,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는 일자리 대재앙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사비스 CEO는 "가장 중요한 것은 강력한 AI 시스템의 접근을 악의적 사용자로부터 제한하고, 선의의 사용자들이 이 기술로 놀라운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AI는 새로운 직종을 창출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AI 발전을 인터넷의 등장이 가져온 변화에 비유하며 "엄청난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기존 일자리를 대체할 더 좋고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날 가능성이 있다. 이번에도 그런 일이 벌어질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전망과 마찬가지로, 세계경제포럼은 2030년까지 인간이 수행하는 업무의 3분의 1만 남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사무직과 고객 서비스직의 자동화 위험이 높다고 봤다. 다만 AI에 의해 대체될 일자리(9200만 개)보다 새롭게 창출될 일자리(1억7000만 개)가 더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카카오, 네이버, 라인, 쿠팡, 배달의민족, 당근, 토스 등 주요 테크 기업들이 신입 개발자 채용 셔터를 내리고 있다.
카카오의 신규 채용 인원은 2021년 994명에서 2023년 452명으로 급감했다. 네이버 역시 신규 채용 인원이 2021년 838명에서 2023년 231명으로 감소 추세이며, 올해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은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IT 업계의 개발 직무 신입 채용 공고 수 역시 감소 추세다. 진학사 캐치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995건에서 올해 564건으로 43% 급감했으며, 전체 IT 채용에서 신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4.4%에 불과했다.
사람인 조사에서도 올해 1분기 IT업계 채용 공고는 전년 동기 대비 13.4% 감소했다. 특히 신입 개발자 채용은 18.9% 줄어든 반면 경력직 모집 공고는 5%포인트 증가한 52%를 차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dong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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