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간 22일 오전 11시 대국민 담화
트럼프 "멈추지 않으면 타격 받을 것" 위협
CBS "美, 이란에 정권 전복 계획 아니라 설명"
이란 국영 언론 "美 시민·군인 합법 표적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모형이 이란 국기 앞에 놓여진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이 이란에 대한 공습을 감행했다. 미 공군의 스텔스 폭격기 B-2가 이번 작전에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미국이 당초 지원을 고려하던 GBU-57 '벙커버스터' 폭탄까지 사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공격으로 이란에 '외교적 압박'을 가한다는 전략이지만, 분노한 이란이 협상장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미 공군이)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을 포함한 이란의 핵 시설 세 곳에 대한 매우 성공적인 공격을 마쳤다"며 "주요 목표 지점인 포르도에 모든 폭탄을 가득 실어 투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항공기가 이란 영공을 빠져나왔고 안전하게 귀환 중"이라며 "지금이 바로 평화의 때"라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백악관 사우스론에 도착해 포즈를 취하며 걸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의 핵 시설 세 곳을 성공적으로 타격했으며 임무를 수행한 항공기들은 이란 영공을 벗어나 귀환 중이라고 밝혔다.AP 뉴시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번 공격에는 미 공군의 B-2 폭격기가 동원됐다. B-2 폭격기에만 탑재 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GBU-57 '벙커버스터' 폭탄도 실제로 사용됐다. 이날 미국 폭스방송은 "미국이 포르도 핵시설 공격에 벙커버스터 폭탄 6발을 투하했다"며 "다른 핵 시설에는 토마호크 미사일 6발을 이용해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날 로이터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오늘 밤의 공격은 놀라운 성공이었다"면서 "이란은 즉시 멈추고 평화를 만들어야 한다. 다시 공습을 당할 수도 있다"고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오후 10시(한국시간 22일 오전 11시) 백악관에서 이번 공격에 대한 대국민담화를 발표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협상 참여를 압박하기 위해 이번 공습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미국 CNN방송은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적 압박 수단으로 이번 핵 시설 공습을 단행했다"며 "추가적인 공습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미국 CBS방송도 "미국이 토요일(21일) 이란에 외교 채널을 통해 접촉했다"며 "이번 공습 이외에 추가 공습은 없으며, (이란의) 정권 교체를 노린 공습도 아니라는 사실도 설명했다"고 전했다.
미 공군의 B2 폭격기가 2015년 10월 미국 앨라배마 주 탤러디가의 한 고속도로 위를 지나가고 있다. 탤러디가=AP 연합뉴스
이란은 국영 언론 보도를 통해 공습 사실을 인정했다. 이란 국영 IRNA통신은 지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스파한과 나탄즈 핵 시설이 공격받았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날 이란 국영 TV 진행자는 역내 모든 미국 시민이나 군인은 이제 합법적인 표적이 됐다고 경고했다. 다만 정부 명의의 공식적인 반응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공조 강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이날 백악관 관계자는 AFP통신에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공습 직후 통화를 마쳤다"고 밝혔다. 앞서 이스라엘 공영 칸 방송도 이스라엘 관리를 인용해 "이번 공습은 미국과 이스라엘 간의 '완전한 협력'을 통해 이루어졌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정혁 기자 dinn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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