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어 세계 두 번째…독점 구도 파괴
결함밀도 낮은 고품질 결정 성장 기술 확보
고성능 장비용 전력반도체 시장 선점 발판
국산화 밸류체인 확장 글로벌 경쟁력 확보
강진기 악셀 대표(뒷줄 왼쪽 첫번째)와 4인치 산화갈륨 단결정 성장 핵심 주역인 연구원들.
세라믹 단결정 소재 전문기업 악셀(대표 강진기)이 차세대 전력반도체 핵심 소재인 산화갈륨(Ga₂O₃) 분야에서 일본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4인치 웨이퍼용 단결정 개발에 성공했다.
악셀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연구재단 국책과제 지원을 통해 EFG(Edge-defined Film-fed Growth) 기술 기반으로 2인치 산화갈륨 단결정을 개발하는 등 국내 산화갈륨 전력반도체 소재 경쟁력 강화에 앞장서왔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최근 자체 개발한 VB(Vertical Bridgman) 장비를 활용해 세계 두 번째로 4인치 산화갈륨 단결정을 성장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VB는 일본 신슈대학이 2023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기술로 일본 노벨 크리스탈 테크놀로지(NCT)가 이를 계승해 2024년부터 4인치 산화갈륨 결정 양산을 시작했다.
악셀은 VB 장비 개발과 단결정 성장 기술 고도화를 위해 일본 결정 성장 전문가를 고문으로 영입하고 동의대학교 이원재 교수의 반도체 결정 성장 기술을 융합해 단기간에 목표를 달성했다.
연구진은 EFG 기술이 결정을 빠르게 성장시키는 장점에도 불구, 판상형 구조로 기판 가공 시 낭비가 많고 결정의 강한 이방성으로 면방위 제약이 크다는 한계를 인식했다. 결국 고밀도 직선형 결함 발생 문제로 대면적 고품질 기판 양산에 부적합하다고 판단해 VB 기술로 시선을 돌렸다.
VB 기술은 도가니 내 원료를 용융시킨 뒤 하강시키며 응고시키는 방식으로 원통형 도가니를 통해 원형 결정 잉곳(Ingot)을 직접 성장시켜 가공 낭비를 줄일 수 있다. 면방위 제약이 적고 결함 밀도도 낮은 고품질 결정 성장이 가능하다. 공정상 의도적으로 첨가하는 불순물인 도펀트 농도의 면내 균일성도 향상할 수 있어 고성능 기기 제작에 유리하다.
악셀이 세계 두 번째로 개발 성공한 4인치 산화갈륨 단결정.
산화갈륨은 실리콘(Si), 탄화규소(SiC), 질화갈륨(GaN)보다 더 큰 밴드갭과 높은 전계 강도를 갖는 차세대 전력반도체 소재다. 특히 β형 산화갈륨은 실리콘처럼 용융 성장법으로 저비용 고품질 단결정 기판을 제조할 수 있어 전기차, 철도, 산업장비, 신재생발전 시스템 등 고전력 시스템의 손실과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급부상한다.
악셀은 4인치 산화갈륨 단결정 성장 성공을 시작으로 국내 산화갈륨 전력반도체 밸류체인 확장을 위한 전략적 협업체계 강화에 나선다. 기판 가공에 플라나세미, 에피 성장에 루미지엔테크, 전력반도체 소자화에 파워큐브세미 등 여러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기술 국산화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동시에 추진한다는 목표다.
특히 2021년 출범한 산화갈륨 전력반도체 얼라이언스 'K-GOAL'의 일원으로서 과기정통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의 소재부품기술 개발지원 '함께달리기' 사업 마지막 연도에 성과를 거둔 만큼 상용화를 위한 '이어달리기' 사업으로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점도 의미가 크다.
강진기 대표는 “현재 산화갈륨 전력반도체용 4인치 단결정은 일본 외에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이 분야 후발주자인 한국이 단숨에 2위로 올라선 만큼 세계적으로도 파장이 클 것으로 본다”며 “향후 연구개발과 생산을 확대해 6인치 대구경 산화갈륨 단결정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진주=노동균 기자 defros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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