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년 만에 이란 본토 타격 전말
벙커버스터 12발 탑재한 폭격기 6대
이란 방공망 뚫고 ‘핵 심장부’ 폭격
해군 잠수함도 나탄즈·이스파한에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30발 퍼부어
빈라덴 사살 때 골프 친 오바마처럼
‘협상 시한’ 눈속임 뒤 기습 분석도
1979년 이란혁명 이후 46년 만에 벌어진 미국의 이란 본토 직접 타격은 20일(현지시간) 오후 스텔스 전략폭격기 B-2 스피릿이 미 미주리주 화이트먼 공군기지를 이륙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6대의 B-2 폭격기는 초대형 관통 폭탄인 벙커버스터 ‘GBU-57’ 12발을 나눠 탑재한 채 서쪽으로 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 순간 ‘워 룸’(War Room)으로 불리는 워싱턴DC 백악관 내 상황실에서 JD 밴스 부통령,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댄 케인 합참의장 등 외교안보 수뇌가 총출동한 가운데 작전 상황을 직접 챙겼다.
이들 폭격기는 이란 포르도까지 37시간을 쉬지 않고 비행했다. 폭스뉴스 등은 폭격기들이 태평양 괌 공군기지로 이동 중이라고 속보로 타전했지만 실제론 중간 기착 없이 이란 공습에 투입됐다. B-2 폭격기 최대 항속거리는 1만 1000㎞라 몇 차례 공중급유를 받으며 이동했다.
이란 영공에 진입한 폭격기들은 스텔스 기능으로 방공망을 회피하며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남쪽으로 약 160㎞ 떨어진 포르도에 접근했다. 이스라엘이 ‘악마의 심장’으로 일컫는 포르도는 이란 핵개발의 핵심 시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이스라엘이 이미 이란의 제공권을 장악하고 있어 포르도 상공에 도달하는 데 별다른 제약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폭격기들은 지하 60m까지 파고들어 가 시설을 파괴하는 최신 벙커버스터 GBU-57을 일제히 투하한 뒤 이란 영공 밖으로 빠져나오는 데 성공했다.
같은 시간 미 해군 잠수함은 우라늄 농축시설인 나탄즈와 이란 최대 핵 연구시설이 있는 이스파한에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30발을 퍼부으며 집중 타격했다. 작전이 성공했다는 보고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 50분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리고 “이란 핵시설 3곳을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이란에 최대 2주간의 협상 시한을 부여하는 듯한 발언을 했던 터라 연막작전을 펼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2011년 9·11 테러 주동자 오사마 빈라덴 제거 작전이 진행 중이었을 때 골프를 치는 등 평소와 다름없는 행동으로 감쪽같이 주변의 눈을 속였다. 이날 이란 타격 계획은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과 릭 크로퍼드 하원 정보위원장 등 의회 공화당 인사 일부만 사전에 공유받았다.
워싱턴 임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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