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 환자 벌써 3000명 넘어
지난 달 9일 서울 한 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에서 어린이 환자와 보호자들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식중독 환자가 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1~4월 전국 식중독 환자가 3028명 발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707명보다 77% 증가했다. 올여름 폭염(暴炎)이 본격 시작하며 식중독 환자가 급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식중독에 취약한 노약자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노로 바이러스 감염자 잇따라
식약처에 따르면 올해 식중독 환자 47%는 수도권에서 나왔다. 비수도권은 53%다. 발생 원인은 학교 외 집단 급식이 1168명이다. 음식점 778명, 학교 736명, 기타 346명이다.
원인 병원체 별로 보면 노로 바이러스에 의한 식중독이 662명이다. 그밖에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 세균 감염 53명, 바실러스세레우스균 38명이다. 노로 바이러스는 오염된 물로 식중독을 일으킨다.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는 육류에서, 바실러스세레우스는 김밥·파스타처럼 탄수화물이 풍부한 식품에서 자주 발생한다.
특히 더위가 식중독 환자의 급증을 부추겼다. 식중독균은 섭씨 4~60도에서 나타나는데 35~36도에서 빠르게 번식한다. 식중독에 걸리면 구토, 설사, 복통에 시달린다. 면역력이 약한 어린아이나 노약자, 만성질환자가 특히 쉽게 걸리며 탈수 증상이 올 수 있다.
식중독에 걸리면 따뜻한 물을 많이 마시는 게 좋다. 끓인 물 1L에 설탕과 소금을 타서 마셔도 탈수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탈수가 심하면 의료기관에서 주사로 수액을 공급받고 발열이 심하면 의사 판단에 따라 항생제를 투여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구토와 설사는 위장과 장에 있는 독소와 세균을 배출하는 반응”이라면서 “증상이 심하다고 지사제(止瀉劑)를 함부로 사용하면 회복이 지연되고 경과가 나빠질 수 있다”고 했다.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 손을 비누로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 물은 끓여 마시고 음식물은 익혀 먹는 게 좋다.
지난 달 19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서 연구원들이 식중독균 배양분리작업을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어린이집 11곳, 식품위생법 위반
다행히 국내 어린이집들은 식중독 위험이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는 지난달 전국 어린이집 급식소 6536곳을 점검한 결과 11곳이 식품 위생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적발된 어린이집은 관할 지자체가 과태료를 부과하며 행정 처분한다. 6개월 이내에 개선 여부를 확인한다.
식약처는 위생법 위반 어린이집에서 조리 식품과 기구 766개를 수거해 693개를 검사했다. 그 결과 조리 식품 1개는 대장균이 초과 검출돼 행정 처분했다. 식약처는 아직 검사 중인 73개도 결과에 따라 조치할 예정이다. 식약처는 “국민의 안전한 식생활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