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모듈 사업 매출 비중 83%, 수익성 타격 불가피
올 2분기, 2023년 2분기 이후 첫 적자 예상
매출처 다각화 절실, FC-BGA 등 신사업 육성 속도
그래픽=정서희
LG그룹의 전자부품 계열사인 LG이노텍이 카메라모듈 사업에서 지난 2023년 2분기(영업손실 약 280억원) 이후 2년 만에 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달러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발 ‘관세 리스크’로 물량 주문이 1분기에 몰리면서 수요가 감소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주력 고객사인 애플의 신제품에 탑재되는 카메라모듈 사양도 전년 대비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연간 실적에 대한 기대치도 낮아지고 있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2분기 LG이노텍의 카메라모듈 사업을 담당하는 광학솔루션 사업부는 100억~200억원대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2분기 광학솔루션 사업부의 영업이익은 1025억원 수준이었다. 광학솔루션은 올 1분기 기준 LG이노텍 전체 매출액의 83%를 차지하는 주력 사업부다. 박상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익성이 저조한 계절적 비수기와 환율 영향이 맞물리며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했다.
LG이노텍의 2분기 실적 부진에 영향을 끼친 요인으로는 달러 약세가 꼽힌다. 부품 제조에 필요한 원재료는 달러화가 강세였던 시기에 비싼 가격을 주고 샀지만, 완제품이 수출되는 시점은 달러가 약세로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 연구원은 “지난 1분기 1452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이 4월 1442원, 5월 1391원으로 급격히 하락했다”며 “원재료는 비싸게 매입했지만, 완제품은 싸게 팔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여기에 미국 정부의 관세 리스크로 당초 2분기 주문 물량이 1분기로 앞당겨지면서 수요도 위축됐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관세에 대비해 (고객사가) 아이폰16 및 아이폰16e를 1분기에 미리 생산하면서 2분기 매출 둔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LG이노텍 광학솔루션 사업부가 적자를 낸 건 IT 시장 침체로 스마트폰 수요가 부진했던 지난 2023년 2분기 이후 2년 만이다. 애플이 프리미엄 모델에 탑재되는 고성능 카메라모듈 공급망을 다변화한 것도 수익성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원가 절감을 비롯해 주력 시장인 중국을 겨냥해 중국 현지 기업들의 부품을 납품받기 시작하면서 카메라모듈 공급 경쟁이 심화했다”며 “점유율 방어를 위해 부품 단가를 낮춘 것도 수익성 악화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애플의 신제품에도 카메라모듈 성능 개선이 크지 않아 연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 않은 상황이다. 박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판매 스마트폰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인공지능(AI) 기능 최적화가 예상 대비 지연될 가능성을 감안하면 보수적인 생산 전략이 예상된다”며 “LG이노텍의 연간 영업이익을 7340억원에서 6830억원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했다.
LG이노텍은 애플에 대한 높은 매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고부가 반도체 기판인 FC-BGA 등 신사업 육성에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LG이노텍은 PC용 중앙처리장치(CPU)에 탑재되는 FC-BGA를 시작으로, 서버와 AI 가속기 등으로 공급처를 다각화하겠다는 전략이다. LG이노텍은 FC-BGA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경북 구미에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하고, 지난해 12월 글로벌 빅테크 고객에 공급하는 PC용 FC-BGA 양산에 본격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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