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철 LG AI 연구원 전략부문장 발표
AI 추론·실행형으로 진화
산업 생태계 구축 중요성 커져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다양한 산업에서 인공지능(AI)이 활발히 쓰이도록 생태계를 구축하고, 전문 분야별 슈퍼 인텔리전스를 확보해 나가야 우리나라가 AI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입니다.”
김유철 LG AI연구원 전략부문장은 23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열린 KRnet 콘퍼런스2025 기조연설자로 무대에 올라 “중국 딥시크가 저비용으로 고성능 AI를 개발하며 산업 생태계를 빠르게 확장하는 모습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김유철 LG AI연구원 전략부문장이 23일 KRnet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임유경 기자)
AI가 단순한 생성형 답변을 넘어, 사람의 사고 과정을 학습해 깊은 추론과 실행까지 연결하는 ‘에이전트 AI’로 진화하면서 산업계 적용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LG AI 연구원도 모델 고도화와 함께 실사용 사례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게 김 부문장의 설명이다.
LG AI연구원은 자체 개발한 파운데이션 모델 ‘엑사원’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김 부문장은 “2021년 12월 첫 버전을 출시한 이후, 엑사원 3.0, 3.5, 딥 모델을 오픈소스로 허깅페이스에 공개해 누적 310만 회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특히 5월 한 달 동안에만 약 100만 회 다운로드되는 등 활발한 생태계 확산이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엑사원은 지난해 스탠포드대학교 인간중심AI연구소(HAI) 보고서에 국내 유일 주목할만한 AI모델로 등재되기도 했다.
김 부문장은 엑사원이 산업 현장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복잡한 회로 설계가 필요한 전자기기 기판(PCB) 설계 작업에 AI 에이전트를 투입해 기존 16시간 이상 소요되던 설계 시간이 3시간 이내로 대폭 단축했다. 김 부문장은 “그동안 사람 전문가는 PCB 설계를 이틀에 하나씩 그릴 수 있었는데, AI 에이전트 도입 후 하루 3개씩 그릴 수 있게 됐다”며 “실제 PCB 설계는 많은 전문가분들이 투입돼 1년에 몇 백 건 담당해야 하는 일이라 AI에이전트 도입으로 생산성이 크게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의료 분야에서도 차별화된 성과를 냈다. 암세포 이미지와 유전체 정보를 함께 학습한 모델 ‘엑사원 패스’는 기존 DNA 돌연변이 검출에 1주~8주 걸리던 분석을 단 1분 만에 예측할 수 있도록 구현됐다. 김 부문장은 “정확도 80% 이상을 기록 중이며, 정확도 90%가 넘어가면 실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기술은 맞춤형 항암 백신 개발처럼 시간 경쟁이 중요한 분야에서 게임체인저가 될 수 것”고 기대했다.
김 부문장은 끝으로 “이렇게 사람들이 더 큰 성과를 만들어내는 것을 도와주는 것을 우리는 ‘슈퍼 인텔리전스’라고 생각한다”며 “AI가 산업에 더 많이 쓰이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전문 분야별 슈퍼 인텔리전스를 확보해 나갈 때 한국이 AI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유경 (yklim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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