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TV 김원규 기자]
<앵커> 지난주 3년 6개월 만에 3천선을 회복했던 코스피가 오늘은 큰 폭의 변동 없이 마감했습니다. 긴박해진 중동 정세가 장초반 증시에 악영향을 미치는 듯했지만, 개인이 대거 매수세에 나서면서 하락폭을 만회했습니다. 증권부 김원규 기자와 관련 내용 알아겠습니다. 김 기자, 오늘 시장 상황 간략히 정리해볼까요?
<기자> 오늘 코스피는 0.24% 하락한 3,010선에서 마감했습니다. 외국인과 기관은 중동 리스크 확산에 따른 지정학적 불확실성의 영향으로 동반 매도세를 나타냈습니다. 외국인은 약 3,600억 원, 기관은 9,500억 원 규모를 각각 순매도하며, 장중 코스피는 3천 선 아래로 밀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이 무려 1조 4천 억 원어치 주식을 사들이며, 지수를 방어했습니다. 앞서 현지시간 21일, 미국이 이란의 핵시설을 직접 타격한 데 이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공식 발표했습니다. 현재는 이스라엘과 이란 간 추가 군사 충돌 가능성은 물론, 이란의 미군 기지 보복과 미국의 추가 강경 대응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새정부 정책 수혜로 상승 흐름을 타던 코스피에 제동이 걸린 거군요. 문제는 이제부터일 텐데, 어떤 점을 눈여겨봐야 할까요? <기자> 유가가 최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국내 경제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0% 이상이고, 원유의 70% 이상을 중동 지역에 의존하고 있어 호르무즈 해협 봉쇄 현실화 시 국내 경기와 산업에는 큰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게다가 유가 상승으로 물가 불안이 야기되면 미국의 금리 인하시기도 더 늦춰질 것이란 분석입니다. 증권업계에서는 국제유가(WTI)가 배럴당 80달러를 넘으면 미국의 물가는 점진적으로 상승해 물가 압력이 커지고, 90~100달러 이상 급등 시 인플레이션율이 연 5% 이상 치솟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봅니다. 정리하면 미국발 유동성 위기가 우리나라를 포함한 글로벌 유동성 위기로 전이되고 증시자금의 고갈을 가져오게 된다는 겁니다.
<앵커> 오늘 코스피가 하락하긴 했지만, 그 수준이 1% 내외로 우려와 달리 조정 폭이 크지 않았습니다. 이유가 뭔가요?
<기자>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 때문입니다. 미국이 전쟁을 전면전 확대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 호르무즈 봉쇄가 현실화되더라도 여러 국가의 이해관계로 인해 실제 봉쇄 가능성은 낮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됩니다. 만약 봉쇄 되더라도, 그 기간은 단기에 그칠 것이고 미국의 빠른 개입으로 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이 조기에 끝날 수 있다는 점이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이번 주(23~27일) 코스피 예상 밴드(NH투자증권)로는 2,850선에서 3,070선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앵커> 국내 시장 영향이 제한적이긴 하더라도 일정 수준의 충격은 불가피 할 텐데요. 투자 전략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요?
<기자> 증권업계는 단기 조정 국면을 예상하면서 업종별로 상이한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먼저 해운·항공 업종은 미국의 이란 핵시설 타격에 따른 중동 긴장 고조와 유가 급등 우려가 확대되며, 연료비 증가, 보험료 인상, 항로 변경에 따른 비용 상승 등으로 인해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는 분석입니다. 반면, 에너지 업종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원유 가격 상승이 직접적인 이익 개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투자심리가 긍정적으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방산 업종은 이번 공습을 계기로 방위비 증가와 무기 수요 확대, 기존 계약의 조기 체결 기대 등이 겹치며 상승 모멘텀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증권부 김원규 기자였습니다.
김원규 기자 w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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