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징어 게임’ 마지막 시즌 공개
기훈과 생존자들 vs 프론트맨 대결
기훈 “난 게임을 무너뜨리려는 거야”
[넷플릭스 제공]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오는 27일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3이 공개된다. 전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키며 ‘에미상’까지 거머쥔 기념비적 시리즈의 피날레다.
시즌3는 기훈의 주도한 반란이 실패로 돌아간 시즌2 마지막 이후를 다룬다. 전 시즌에서 미처 마무리하지 못한 이야기들이 모두 매듭지어질 예정이다. 황동혁 감독은 “(시즌2, 3을) 한꺼번에 쓰고, 한꺼번에 찍고 만들었다”면서 “시즌2가 결말이 정리가 안 된 채 끝났지만, 시즌3에서 많이 해소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간 공개된 예고편과 제작진, 배우들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오징어 게임’ 시즌3(이하 오징어 게임3)가 들려줄 마지막 이야기의 관전 포인트를 몇 가지 짚어봤다. 조심스레 얹어보는 예측은 덤이다.
이번엔 어떤 추억의 게임이 동심을 뒤흔들까
기훈, 또다시 최후의 생존자 될까
반란에서 친한 친구를 잃은 ‘456번’ 기훈(이정재 분)은 좌절과 상실감에 빠진 채 다시 잔혹한 게임 속으로 들어온다. 파이널 예고편에서 금자(강애심 분)가 건네는 “이렇게 된 게 다 자기 탓이라고 생각하시는 거예요?”라는 질문은 기훈이 깊은 자책과 후회, 내적 혼란을 겪게 됨을 보여준다.
[넷플릭스 제공]
생존자들의 목숨을 건 추억의 게임은 계속된다. 그 과정에서 기훈은 상처 입고 무너진 마음을 딛고 일어서 다시 게임을 무너뜨리기 위한 새로운 계획을 만든다. 이정재는 최근 제작발표회에서 “기훈은 ‘내가 이 게임장 안에서 무엇을 더 해야할 것인가’란 고민 끝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바로 이것’이라는 마음을 먹게 된다”면서 “그가 느꼈던 좌절이 서서히 결심과 행동으로 변모해 가는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즌2에서 ‘001’로 게임에 참여했던 프론트맨(이병헌 분)은 자신의 자리에 돌아온다. 그리고 좌절 속에서 다시 일어선 기훈과 게임의 존립이 걸린 대결을 펼친다. 이병헌은 이번 시즌에 대해 “프론트맨과 기훈의 본격적인 대립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스토리”라면서 “프론트맨은 모든 것을 무너뜨리려는 기훈을 보면서 다시금 자기 나름의 계획을 세우게 된다”고 밝혔다.
시즌2 마지막까지 기훈은 프론트맨의 정체를 모르는 상태였다. 가면을 벗어 내려놓는 예고편 속 프론트맨의 모습처럼, 시청자 모두가 알지만 정작 참가자들은 모르는 프론트맨의 진짜 정체가 언제, 어떻게 밝혀질지도 기대를 모은다. “456번, 그분이 부르셔”. 기훈은 시즌1에서 입었던 수트를 다시 입는다. 아마도 최후의 생존자 중 한 명이 됐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마지막 시즌, 마지막 대결의 승패는 어떻게 될 것인가.
[넷플릭스 제공]
이번에 등장할 ‘추억의 게임’은 무엇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와 뽑기, 공기놀이, 둥글게 둥글게 등 생존 게임으로 바뀌어버린 추억의 게임들은 오징어 게임 시리즈의 정체성이다. 마찬가지로 목숨을 건 어린 시절 게임을 통해 456억원의 상금을 얻는다는 설정은 시즌3에서도 현재진행형이다. 그렇다면 어떤 게임들이 시리즈의 피날레를 채우게 될까.
힌트는 예고편이다. 메인 예고편 시작과 함께 들리는 “똑똑 누구십니까? 꼬마입니다”란 노래는 시즌1,2가 그랬던 것처럼 깊이 잠자던 어릴 적 기억을 다시 깨운다. 다리 위에서 동요 ‘꼬마야 꼬마야’ 맞춰 돌아가는 긴 줄을 아슬아슬하게 넘는 참가자들의 모습과 줄이 발목에 걸리며 떨어지는 참가자들. 아마도 시즌3의 포문을 여는 것은 줄에 걸리면 목숨을 잃는 ‘단체 줄넘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영희 친구 ‘철수’도 여기서 등장한다.
[넷플릭스 제공]
술래잡기 형태의 게임도 등장한다. 예고편에서 참가자들은 각각 빨간색, 파란색 조끼를 나눠 입고 골목길같이 구불구불 좁은 세트장에서 서로를 쫓고 쫓기며 몸싸움한다. 황 감독은 “술래잡기, 숨바꼭질, 경찰과 도둑 등 다양한 놀이가 예상되고 있다”면서 “각각의 게임의 요소들이 조금씩 들어간 게임이 등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예고편에 등장하지 않은 게임도 기다리고 있다. 아마도 마지막 생존자 1인을 가리는 최종 게임일 가능성이 높다. 황 감독은 “우리가 어린 시절에 한 게임을 기초로 한 마지막 숨겨진 게임이 기다리고 있다”면서 “끝까지 봐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노을이와 준호, 인호의 운명은
생존 게임에 ‘자발적’으로 뛰어든 참가자들 외 인물이 극 중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결말을 맞게 될 지도 관심사다. 그중 눈에 띄는 인물은 핑크가드 ‘노을’(박규영 분)과 형사 ‘준호’(위하준 분)다.
북한군에서 저격수로 활동한 ‘노을’은 오징어 게임의 핑크가드다. 북한에 어린 딸을 두고 탈북했고, 딸을 찾아오기 위한 돈이 필요해 핑크가드가 됐다. 하지만 죽은 참가자의 장기 밀매를 도울 만큼 타락한 인물은 아니다. 결국 이런 그의 행동은 상관의 눈 밖에 나게 된다.
[넷플릭스 제공]
시즌2에서 ‘노을’은 기훈이 주도하는 반란에 이렇다 할 역할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시즌3에서 그의 역할은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티저 예고편에서 ‘노을’은 환풍구를 기며 어딘가로 몰래 향하고, 이어 어두운 공간 속에서 라이터를 켠다. 파이널 예고편에서도 ‘노을’로 추측되는 핑크가드가 다른 가드와 엘리베이터 내에서 몸싸움을 벌이는 장면이 나온다. 이를 바탕으로 이번 시즌에서 노을은 환풍구로 몰래 역대 참가자들의 기록이 담긴 기록소에 침입해 불을 지르고, 게임 주최 측에 총구를 겨누면서 기훈이 주도하는 반란의 조력자로서 활약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형 ‘인호’를 찾기 위해 오징어 게임에 잠입했다가, 프론트맨이 된 형의 정체를 알게 된 준호가 새 시즌에서 다시 형과 재회하게 될지도 관전포인트다. 시즌1에서 준호는 프론트맨의 정체를 알게 된 순간 그의 총을 맞고 낭떠러지로 떨어졌다. 자신을 죽이려했던 형, 피비린내 내는 생존 게임의 총괄자인 프론트맨을 마주한 준호는 어떤 선택을 내릴 것인가. 준호를 연기한 위하준은 올 초 한·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두 형제의 재회는 지켜봐야할 부분”이라면서 “그런 재회가 있다면 준호는 슬픔과 분노, 행복 등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을 많이 겪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제공]
모두가 궁금해하지만, 시즌2가 미처 풀지 못했던 프론트맨의 사연도 주목된다. 경찰대 출신의 엘리트 간부는 어쩌다가 오징어 게임에 참가하게 됐고, 어쩌다가 ‘프론트맨’이 됐을까. 오징어 게임 전 우승자인 그는 왜 (기훈과 마찬가지로) 그 많은 돈을 쓰지도 않은채 고시원을 전전하며 생활했을까. 유독 풀리지 않는 의문들이 많았던 프론트맨에 대한 이야기도 시즌3에서 모두 만날 수 있다.
그래서 ‘오징어 게임’이 쓸 피날레는
시즌2에서 기훈이 주도하는 반란이 실패할 것이란 건 예상하기 어려운 결말은 아니었다. 시즌3로 이야기가 이어지기 위해서 게임이 멈춰선 안 됐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시즌3에서는 기훈의 반란이 성공하고, ‘게임을 무너뜨리겠다’는 그의 목적도 이룰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것이 해피엔딩이냐는 건 다른 문제일 수 있다.
시즌1에서 기훈은 오징어 게임의 최후 생존자가 돼 하루아침에 빚더미 인생에서 456억 자산가의 인생을 살게 됐다. 하지만 그는 기뻐하지 않고, 수백억 원의 돈은 단 한 푼도 쓰지 않은 채 은행에 그대로 예치된 상태로 시즌2를 맞는다. 돈 걱정은 사라졌지만, 그에겐 인간성이 철저히 짓밟히는 잊지 못할 기억과 상처가 너무나도 깊게 남았다. 수백억 자산가의 삶은 기훈의 입장에서 해피엔딩은 아니었던 것이다.
[넷플릭스 제공]
시즌 3의 핵심 관전포인트는 지난 4년간 이어온 ‘오징어 게임’은 마지막 챕터에서 진정한 해피엔딩을 맞을 수 있을지다. 기훈과 생존자들은 철저히 자본주의적인 게임과 “아직까지 인간을 믿나”란 프론트맨의 질문 앞에서 여전히, 그럼에도 ‘인간성’이 살아있음을 증명해 낼 수 있을까.
황 감독은 시즌3의 결말에 대해 “후기 자본주의가 빚어낸 욕망과 좌절, 패배감 속에서 ‘우리 인간이 좀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을까’란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면서 “시즌 2에서 벌린 것이 ‘잘 수습됐구나’라는 평가받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징어 게임답게 멋지게 마무리됐구나’란 평가가 나오면 좋을 것 같다”고도 했다.
[넷플릭스 제공]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