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그 정상회의서 공동성명 채택…'집단방위 5조, 철통같은 약속' 확인
트럼프, GDP 5% 불이행 선언한 스페인에 '관세 2배' 위협
나토 회원국 정상들이 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김예슬 이창규 기자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방위비를 10년 내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5%로 증액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역사적 승리"라고 자평했다.
외신을 종합하면 나토 32개 회원국은 25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채택한 공동성명을 통해 2035년까지 국방비를 GDP의 5%까지 증액한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는 직접 군사비에 3.5%, 핵심 인프라, 사이버 등 간접 안보 관련 비용에 1.5%를 지출할 계획이다.
지난 2014년 나토 회원국들은 2024년까지 GDP의 2%를 국방비로 지출하기로 약속했다. 당시 방위비 지출이 GDP의 2%를 넘는 국가는 미국, 영국, 그리스 3개국뿐이었다.
2024년 기준 방위비에 GDP를 2% 이상 지출한 나토 회원국은 70% 수준이다. 폴란드(4.1%), 미국(3.4%), 에스토니아(3.4%), 라트비아(3.2%), 그리스(3.1%)만 3%를 넘겼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나토 회원국이 방위비 지출을 늘려야 한다며 나토 집단방위조약에 따른 방어 의무를 이행하지 않겠다고 경고해 왔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정상회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방위비 증액 합의는 야심 차지만 필수적이며 나토를 훨씬 더 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뤼터는 이번 방위비 증액 합의의 공로를 나토 회원국에 방위비를 GDP의 5%로 늘리라고 압박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리면서 "모든 찬사를 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번 정상회의에 앞서 "모두에게 큰 승리라고 생각한다"며 "이제 우리는 동등해질 것"이라며 나토 회원국들의 방위비 증액 계획을 환영했다.
2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 하우스텐보스 왕궁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정상들이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과 막시마 여왕이 주최한 만찬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06.24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나토 내에서 GDP 대비 국방비 지출이 가장 낮은 스페인은 이번 결정에 뜻을 같이하면서도 여전히 불만을 내비쳤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스페인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나토 회원국들이 합의한 새로운 역량 목표를 충족할 것이나 GDP의 2%에 해당하는 현재의 국방 지출 수준이 충분하고 현실적이며 복지국가와도 양립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스페인의 GDP 대비 국방비 지출은 2014년 0.9%, 2024년 1.28% 수준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스페인의 입장을 "끔찍하다"고 비난하며, 현재 스페인과 진행 중인 무역 협상에서 스페인에 두 배 더 많은 관세를 부담하게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스페인과 달리 역사적으로 국방비 지출을 꺼려왔던 독일은 가장 극적인 변화를 맞이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재래식 군대를 건설하겠다고 약속했다.
메르츠 총리는 "오늘은 나토 역사에 길이 남을 기념비적인 날"이라며 "특히 러시아를 보면 나토에서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우리는 자유, 평화, 안보를 당연하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나토 회원국은 나토 헌장 제5조 집단방위 조항에 대한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회원국들은 선언문에서 "우리는 나토 헌장 제5조에 명시된 바와 같이 한 회원국에 대한 공격은 모두에 대한 공격이라는 집단 방위 원칙에 대한 철통같은 약속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또한 나토 회원국들은 "우리는 중대한 안보 위협과 도전에 직면한 상황에서 특히 유럽-대서양 안보에 대한 러시아의 장기적 위협에 대응해 굳건한 연대를 유지하고 있다"며 "회원국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주권적 지원 약속을 재확인하며, 우크라이나의 안보는 우리의 안보에 기여한다"고 밝혔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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