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화된 피싱, 통신사 방어 전략 필수
세계 최초 ‘온디바이스 AI’ 보이스피싱 탐지 기술 상용화
‘안티딥페이크’로 AI 합성 얼굴 범죄도 차단
익시오 3년 내 600만 목표…"차세대 기기에도 온디바이스 AI"
전병기 LG유플러스 AX기술그룹장(전무)이 26일 오전 서울 LG서울역빌딩에서 열린 'AI 보안 기술 설명회'에서 4A 전략에 대해 소개하는 모습ⓒLG유플러스
"아빠, 나야." 지난해에만 8545억원의 피해(경찰청)가 발생한 보이스피싱이 AI 보안 기술로 크게 줄어들 수 있을까. 보이스피싱 수법이 AI 합성음성·영상으로 급격히 진화하면서 통신사도 AI로 대응하는 보안 전략을 내놓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세계 최초로 온디바이스(기기 내 처리 방식) 기반 보이스피싱 탐지 기술을 상용화하며 가장 속도를 내고 있다. AI 합성 얼굴을 활용한 범죄 피해 예방 기술인 ‘안티딥페이크’도 개발해 다양한 통신 기반 위협으로부터 고객을 보호하겠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26일 오전 서울 LG서울역빌딩에서 'AI 보안 기술 설명회'를 열고 온디바이스AI 기술을 활용 ‘안티딥보이스(Anti-DeepVoice)’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다고 밝혔다. 오는 30일 LG유플러스 자체 AI 통화 에이전트 서비스인 '익시오'에 탑재되는 형태다.
지능화된 피싱, 통신사 방어 전략 필수
보이스피싱, 스미싱, 메신저피싱 등 각종 피싱(사기 수법)은 통신 인프라를 기반으로 발생한다. 통신사들은 이를 효과적으로 방어할 보안 전략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또한 보이스피싱 근절은 금융·통신 분야가 함께 풀어야 할 공동 과제로, 기술 제공자이자 플랫폼 사업자인 통신사의 역할이 점점 더 강조되고 있다.
최윤호 AI 에이전트 추진그룹장(상무)은 "통신사 보안은 기본적으로 해야할 의무"라며 "가입자가 LG유플러스를 선택하는 핵심 기능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통신사가 고도화된 AI 기술을 보안에 접목하는 것은 실질적인 대응 효과는 물론, 시너지 창출 해법으로도 주목된다.
세계 최초 ‘온디바이스 AI’ 보이스피싱 탐지 기술 상용화
LG유플러스가 개발한 ‘안티딥보이스’는 AI가 위변조한 목소리를 판별하는 기술로, 위조된 목소리의 부자연스러운 발음을 찾아내거나 음성 주파수의 비정상적인 패턴을 탐지하는 과정을 통해 식별한다.
목소리 위변조 여부를 판단하는데 필요한 통화 데이터는 약 5초 남짓이다. 통화 상대방 목소리가 위변조된 경우, 익시오는 팝업 알림을 통해 고객에게 위험을 전달한다.
이 기술을 온디바이스 형태로 상용화하는 것은 LG유플러스가 처음이다. 익시오가 서버에 저장하지 않고 자신의 스마트폰에만 저장하는 ‘온디바이스 AI’ 방식으로 구현되기 때문에 고객은 개인정보 유출 우려 없이 AI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진혁 LG유플러스 모바일서비스개발Lab장(상무)은 "보이스피싱은 문맥에서 잡아낸다. 그러려면 서버에서 복호화해 텍스트로 바꾸고 문맥을 파악해야 하는데 그것은 감청이다. 따라서 서버 보다 성능이 떨어지더라도 계속해서 온디바이스로 캐치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온디바이스 성능은 서버(클라우드) 대비 95% 수준이다.
기술 개발에 이어 LG유플러스는 안티딥보이스를 ‘경량화’하는 작업에 집중했다.
한영섭 AI데이터프로덕트 담당은 "속도, 단말 지원 여부가 중요하다. 동일 수준의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수십Mb(메가바이트) 수준으로 활용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현재 개발중인 다른 엔진도 온디바이스로, 경량화하려고 노력중"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 모델이 합성된 음성의 진위 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AI 기술인 안티딥보이스를 소개하는 모습ⓒLG유플러스
‘안티딥페이크’로 AI 합성 얼굴 범죄도 차단
LG유플러스는 AI가 합성한 얼굴을 활용한 범죄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안티딥페이크’ 기술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영상이나 이미지를 분석해, 합성된 영상에 남아있는 비자연적인 흔적을 탐지해 합성 여부를 판별한다. 픽셀 단위의 질감이나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흔적으로는 남는 패턴의 불균형, 프레임 간 일관성이 떨어지는 현상 등을 분석해 합성 여부를 탐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안티딥페이크의 상용화 시기는 구현 모델의 경량화가 가능할 때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LG유플러스는 ‘통화 전 AI 보이스피싱 탐지 시스템’ 도입도 준비하고 있다. 이 기술은 보이스피싱으로 신고된 전화번호의 통화 패턴 등을 AI가 학습한 뒤, 통화 시작 전에 보이스피싱 가능성이 높은 번호를 자동으로 탐지한다. 고객은 전화를 받기 전에 위험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피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통화 중 보이스피싱 범죄자의 목소리를 탐지하는 ‘범죄자 목소리 탐지 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과 협력해 개발 중인 이 기술은 보이스피싱범의 목소리(성문)를 AI로 실시간 비교·분석해 일치 가능성이 높을 경우 경고 알림을 제공하는 기술이다.
익시오 유료화는 현재까지 검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최윤호 AI 에이전트 추진그룹장(상무)은 "먼저 고객에 필요한 서비스가 되는 것이 목표다. 향후 더 좋은 기능이 생기고, 그 기능이 고객 지불 가치가 있다고 판단된다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 모델이 합성된 영상의 진위 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AI 기술인 안티딥페이크를 소개하는 모습ⓒ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올해 말까지 익시오 가입자 100만명 달성을 계획하고 있으며 3년 내 600만 돌파를 목표로 세웠다.
향후에는 스마트폰을 넘어 NPU 기반 스마트글래스 등 차세대 디바이스에도 온디바이스 AI 기술을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전병기 LG CTO AX기술그룹 전무는 "시장에 회자되는 NPU 업체들에 우리 모델을 올리는 것을 같이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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