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플로리다대 “근육·지방 구분 못해 한계 뚜렷“
생체 전기 저항인 임피던스 측정이 더 정확
비만의 기준으로 삼는 체질량지수(BMI)가 실제 건강 위험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조선비즈
체질량지수(BMI)가 건강 위험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BMI로 비만을 진단하는 시대가 끝이 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플로리아대 연구진은 지난 24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미국 가정의학연보(The Annals of Family Medicine)’에 BMI와 생체 전기 임피던스 분석(BIA)이 건강 위험을 얼마나 정확하게 예측하는지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BMI는 오래 전부터 비만을 진단하기 위해 활용한 진단 기준이다.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눠서 지방량을 추정하는 방법으로, 19세기에 처음 개념이 제시됐고 20세기 중반부터 미국 보험업계가 BMI로 건강 위험도를 측정하기 시작하면서 널리 쓰였다. 1990년대에 세계보건기구(WHO)가 비만 진단에 BMI를 활용하면서 의료 현장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BMI는 체중과 키만 이용하기 때문에 실제 비만을 정확하게 진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계속 나왔다. 예컨대 근육량이 많고 체지방량이 적은 운동선수도 단순히 체중이 많다는 이유로 비만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몇 년 전부터 의료계와 보험업계에서는 BMI를 대체할 새로운 비만 기준을 세우기 위해 여러 대안을 찾고 있다.
플로리다대 연구진은 실제로 BMI가 건강 위험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확인했다. 연구진은 1999~2004년 미국 국가 건강 및 영양 조사(NHANES) 데이터에 등록된 4252명의 정보를 분석했다. 연령대는 20~49세였다. 15년에 걸쳐 BMI 지수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그리고 2019년 12월 31일까지 등록된 사망진단서를 토대로 BMI 지수가 이들의 건강 위험을 얼마나 잘 예측했는지 분석했다.
연구 결과, BMI는 사망에 이르게 한 모든 종류의 건강 위험을 제대로 예측하는 데 실패했다. 연구진은 “BMI는 모든 원인의 사망에 대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관계를 보여주지 않았다”며 “개인의 키와 체중을 이용해 계산하는 BMI는 근육과 지방을 구분할 수 없고, 간접적으로만 체지방을 추정하기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정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신 연구진은 생체 전기 저항(임피던스)를 측정하는 BIA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BIA는 전류가 몸을 통과하는 속도를 기반으로 신체 구성을 측정하는 방법이다. 체지방 조직은 지방이 없는 조직보다 전기 저항이 크다는 것을 이용한 측정법이다.
실제로 BIA는 BMI보다 건강 위험을 더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BIA를 통해 체지방 비율이 높다고 나온 사람들은 건강한 체지방 수준을 지닌 사람들보다 어떤 원인으로든 사망 확률이 78% 높았고, 심장 질환으로 사망할 확률도 약 3.5배 높았다.
연구진은 “BIA는 암 사망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사망 원인이나 심장 질환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관계를 보였다”고 밝혔다.
참고 자료
The Annals of Family Medicine(2025), DOI : https://doi.org/10.1370/afm.24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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