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AI 기업들, 중동 공략 가속화
중동 지역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수요가 빠르게 커지면서 의료 AI 기업들의 중동 공략에 힘을 주고 있다. 사진 아이클릭아트.
국내 인공지능(AI) 의료 기업들이 중동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포스트 오일' 시대를 준비하는 중동 국가들이 의료 시스템 현대화에 속도를 내면서 디지털 헬스케어 수요가 빠르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동이 의료 AI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떠오르고 있다.
루닛은 최근 이슬람 최대 종교행사인 하지 기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성지순례자에게 AI 기반 의료 검진 서비스를 제공해 관심을 모았다. 하지는 연간 200만명 이상이 몰리는 종교행사로, 세계 각국에서 사람들이 모이는 만큼 풍토병 발생 위험이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열악한 환경에서 AI가 활용된 것은 기술의 신뢰성을 입증한 사례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앞으로 중동 지역에서도 의료 AI 서비스가 더욱 확대될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루닛 관계자는 "중동 국가들은 포스트 오일 시대를 대비해 의료 시스템 현대화를 국가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어 국내 의료 AI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성장 기회"라며 "사우디는 '비전 2030'을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를 핵심 과제로 설정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의료 AI 기업들의 매출은 대부분 해외에서 나온다. 루닛 역시 올해 1분기 기준 매출 192억원 중 해외 비중이 93%를 차지했다.
기업들은 선진국인 미국, 일본, 유럽에서 한발 더 나아가 부유층이 많은 중동 산유국까지 영역을 넓히겠다는 목표로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 내시경 전문 기업 웨이센은 올해 초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세계 3대 의료기기 전시회 아랍헬스 2025에 참가, AI 내시경 소프트웨어 '웨이메드 엔도'를 선보였다. 이 소프트웨어는 실시간으로 내시경 영상을 분석한 뒤, 대장 내 이상병변을 빠르고 정확하게 감지하는 것이 강점이다.
웨이센은 현지에서 파트너사의 협력을 통해 중동사업 확대를 위한 방안을 꾸준히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사우디아라비아 소재 의료전문기업 메가마인드와 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다수의 중동 소재 대형병원에 솔루션을 공급하며 활발하게 중동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정부도 기업들의 중동 진출을 적극 지원하는 분위기다. 사우디는 적극적인 개혁·개방 정책 때문에 잠재력은 크나 실제로는 정부 규제가 까다롭고 문화와 종교 차이로 국내 중소벤처기업이 진입하기에는 쉽지 않다. 이에 중소벤처기업부는 중소벤처기업의 중동 진출을 지원 사업 참여기업을 내달 7일까지 모집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이스라엘-이란 전쟁 위험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지금은 중동 사업을 적극 펼칠 때가 아니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루닛 측은 "사업을 집중하고 있는 사우디와 UAE는 서방과의 관계가 안정적이기 때문에 의료 AI 분야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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