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연체료 없는 온라인 DVD 대여 서비스로 넷플릭스 창업
2007년 DVD 배송→스트리밍 서비스 전환…콘텐츠 제작사로 성장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가 25일 부산 벡스코 2전시장에서 열린 2019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 '문화혁신포럼' 행사에 참석해 발표하고 있다.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제공)2019.11.25/뉴스1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1997년 어느 날 리드 헤이스팅스는 대여했던 DVD '아폴로13'의 연체료로 40달러를 물었다. 비싼 연체료에 화가 난 그는 이를 창업 아이디어로 전환했다. 그렇게 연체료 없는 넷플릭스가 탄생했다.
넷플릭스는 1997년 리드 헤이스팅스와 마크 랜돌프가 공동 창업했다. 한 사람은 컴퓨터 과학자였고, 다른 한 사람은 마케팅 전문가였다. 처음의 넷플릭스는 세계 최초 온라인 DVD 대여 서비스로 시작했다.
서비스 방식은 간단했다. 고객이 넷플릭스 웹사이트에서 보고 싶은 DVD를 신청하면 이를 '빨간 봉투'에 담아 고객 집으로 배송하는 시스템이었다. 반납은 반송 봉투에 넣어 우체통에 넣어두면 됐다.
초기 넷플릭스는 기존 비디오 대여점처럼 DVD 한 장당 4달러의 대여료를 받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연체료를 부과했다. 하지만 창업의 본질적 계기가 '연체료 불만'이었던 만큼 넷플릭스는 곧 새로운 시스템을 만든다.
1999년 월 20달러로 무제한 DVD를 대여할 수 있는 정기 구독 모델을 도입했다. 연체료가 없는 이 구독 서비스는 사용자에게는 자유를, 회사엔 안정적인 매출을 안겼다.
초창기 넷플릭스는 적자에 시달렸다. 심지어 2000년에는 당시 최대 비디오 체인이었던 블록버스터에 회사를 5000만 달러에 인수해달라고 제안했지만 "장난감 같은 사업"이라는 조롱과 함께 거절당했다. 이 결정은 훗날 '실리콘밸리 역사상 가장 뼈아픈 오판' 중 하나로 기록된다.
넷플릭스는 2007년 전환점을 맞았다. DVD 배송 서비스에서 인터넷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로 사업을 전환한 것이다. 인터넷 속도가 빨라지면서 사람들은 영화를 다운받아 보기 시작했다. 오프라인 대여 시장의 절대 강자였던 블록버스터는 결국 이 흐름을 읽지 못해 파산했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왼쪽)와 테드 사란도스 넷플릭스 최고콘텐츠책임자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넷플릭스 기자간담회를 마친 뒤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2016.6.30/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넷플릭스는 사용자가 원하는 프로그램을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언제든 볼 수 있도록 했다. 문제는 '라이선스 확보'였다. 많은 콘텐츠 제작사가 넷플릭스에 작품을 배급하는 것을 꺼려했다. 넷플릭스는 7만 5000편의 DVD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스트리밍 가능한 콘텐츠는 1000여편에 불과했다.
2013년 넷플릭스는 자체 제작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를 시작으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나선 것이다. 이후 '기묘한 이야기', '킹덤' 등 히트작들을 쏟아내면서 넷플릭스는 플랫폼을 넘어 '콘텐츠 제작사'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했다.
한 장의 연체료 청구서에서 시작된 이 작은 불만은 결국 전 세계인의 콘텐츠 소비 패턴을 바꿔놓았다. 넷플릭스는 2023년 9월 29일 역사적인 DVD 우편 대여 서비스를 공식 종료했다. 지난해 말 기준 넷플릭스 전 세계 유료 구독자 수는 3억 163만 명이다. 전 세계인 30명 중 1명은 넷플릭스 구독자인 셈이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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