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과정서 인건비 절감·기간 단축, 경쟁력 향상 기여
MMORPG 불법작업장·매크로 적발, 공정 환경 조성
엔씨, 크래프톤, 넥슨, 넷마블 등 10여년간 '투자 결실'
주요 게임사 AI 신기술/그래픽=김지영
주요 게임사들이 10여년간 공들인 AI(인공지능) 투자가 결실을 보고 있다. AI 신기술이 게임제작 비용과 기간을 절감하고 성공률을 높이는 데 기여하는 등 게임사들의 경쟁력을 끌어올린다.
2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CS(고객서비스)업무의 70%를 AI로 대체해 효율을 높였다. 지난해 자사 게임에 'AI CS 챗봇'기술을 적용한 후 사용범위를 확대하면서 전체 CS업무의 70%까지 AI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 피해복구, 계정도용 신고 등의 업무를 한다.
이중 'AI 초동수사' 기능은 최대 48시간 소요되던 고객문의에 즉각 답변을 제공한다. 사용자가 계정도용을 신고하면 AI가 계정도용으로 사라진 아이템을 찾아주고 해결책을 제시한다. 동시에 관련 데이터를 수집해 담당자에게 보고서까지 제공한다.
크래프톤은 엔비디아와 협업해 CPC(Co-Playable Character) 기술에 집중한다. CPC란 생성형 AI를 접목한 NPC(Non-Player Character)로 유저와 상호작용하는 게임 내 캐릭터다. 자율적 판단, 추론, 개인화된 기억보유 등이 가능하다. 이를 지난 3월 사전출시한 인생시뮬레이션게임 '인조이'(inZOI)에 '스마트조이'(Smart Zoi)라는 이름으로 선보여 호평받았다.
크래프톤은 CPC에 적용하던 AI 설계경험을 반영해 최근 LLM(거대언어모델) 기반 AI 에이전트의 게임수행 능력평가 벤치마크인 '오락'(Orak)을 개발했다. 게임환경에서 AI의 상황인식과 판단, 행동결정 과정을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게임 특화형 LLM 벤치마크다. 크래프톤은 대표 게임 '펍지'(PUBG)를 포함해 다른 게임에도 CPC를 적용, AI를 통한 게임고도화를 지속할 방침이다.
넥슨도 AI로 신작게임의 흥행 가능성을 예측하는 기술을 보유했다. 지난 24일 열린 자사 개발자 콘퍼런스 'NDC 25'에서 이 기술을 공개했다.
오진욱 넥슨 게임벨류에이션팀장은 "현실 게임시장을 모방한 가상세계에서 특정 게임을 출시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 시뮬레이션하는 방식으로 흥행 가능성을 평가한다"며 "게임 한 개의 흥행예측은 틀릴 수 있지만 여러 개일 경우 어느 정도 성공 확률을 보장할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넷마블은 지난 3월 출시된 'RF 온라인 넥스트' 내 비정상 계정을 차단하는 등 서버운영에 AI를 활용한다. 위메이드는 엔비디아와 협업해 AI 기반 전투분석장비 '바이퍼'(Viper)를 개발 중이다.
이는 수년간 쌓은 노력의 결실이다. 엔씨소프트는 2011년부터 TF(태스크포스) 형태로 AI연구를 시작했고 넥슨은 2017년 데이터 사이언스 연구조직 '인텔리전스랩스'를 설립했다. 크래프톤은 2022년 20명 규모로 딥러닝본부를 만들었는데 현재 100명 이상이 근무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인기가 많은 MMORPG(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는 경쟁이 핵심요소인데 AI로 불법작업장이나 매크로를 적발해 공정한 경쟁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며 "개발과정에도 AI를 활용해 인건비를 절감하고 개발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찬종 기자 coldbel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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