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시즌3 황동혁 감독 인터뷰
"성기훈 없다면 더이상 여지 없어"
"시즌2·3, 너무 긴 여정이었다"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데이빗 핀처 감독이 미국판 ‘오징어 게임3’을 연출하고 케이트 블란쳇이 출연한다고요? 근거 없는 얘기입니다.”
황동혁 감독(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3 황동혁 감독이 미국판 ‘오징어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이같이 전했다.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황 감독은 “넷플릭스에게 공식적으로 들은 건 아니다”라며 “12월에 촬영을 하고 제가 감독을 하고 그런 얘기도 있던데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데이빗 핀처 감독을 좋아한다. 그래서 데이빗 핀처 감독님이 만든다면 재미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고 또 보고싶다”라며 “만약에 만들어져서 요청이 들어온다면 진지하게 생각해볼 것”이라고 전했다.
‘오징어 게임3’는 자신만의 목적을 품고 다시 참가한 게임에서 가장 친한 친구를 잃고 만 ‘기훈’과, 정체를 숨긴 채 게임에 숨어들었던 ‘프론트맨’, 그리고 그 잔인한 게임 속에서 살아남은 참가자들의 마지막 운명을 그린 이야기. 지난 2021년 9월 공개된 시즌1이 전 세계에서 흥행을 하면서 시즌2, 3까지 제작이 됐다. 시즌1은 넷플릭스 역대 최고 시청수를 기록했고 현재까지 그 기록이 깨지지 않고 있다.
시즌1의 흥행을 이어 시즌2도 공개 직후 전 세계 1위에 올랐고, 시즌3 역시 이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 시즌3는 29일 93개국에서 1위를 기록했다. 플릭스 패트롤이 순위를 집계하는 모든 국가에서 정상에 올랐다.
모든 시리즈를 끝낸 황 감독은 “홀가분하다”라며 “6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는데 시즌1 때는 기대감이 없는 상태에서 해서 큰 성공을 거뒀다. 시즌2, 3는 기대가 컸기 때문에 부담도 컸다”고 털어놨다.
그는 “다 끝내니까 짐을 내려놓은 것 같아서 많이 홀가분하다는 생각이 들고 ‘언제 이렇게 큰 기대를 받는 작품을 해보겠나’라는 생각에 허전하고 아쉬운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시즌1부터 시즌3까지 긴 시간을 달려온 황 감독은 “성기훈의 최후가 ‘오징어 게임’의 새로운 시즌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이냐”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웃었다. 이어 “성기훈이 없는 ‘오징어 게임’이라는 게 의미가 없다”라며 “한 사람의 여정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었는데 성기훈이 없다면 더이상의 여지는 없다”고 설명했다.
‘오징어 게임’ 시즌3는 지난 26일 공개된 후 전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 관심 속에 누구는 호평, 누구는 혹평을 보내며 작품에 대한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황 감독은 시청자평이 비평가평보다 부정적인 것에 대해 “시청자들은 이 시리즈가 어떻게 끝났으면 좋겠다는 기대감이 있는 것 같다. 사랑하는 캐릭터가 이렇게 됐으면 좋겠다 하는 굉장한 바람이 있는 것 같은데 이 시리즈 안에서 죽는다”라며 “생각지 못한 방식으로 빠르게 퇴장했을 수도 있는데 그런 것에서 나오는 배반감도 컸을 것 같다. 극단적으로 호불호를 표현한 것이 아니었을까”라고 전했다.
황 감독은 “시즌2, 3를 만들면서 힘들었다”라며 “너무 긴 여정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찍으면서도 대본을 수정했다. 불완전한 부분들이 보이고 배우들이 준 영감이 있어서 뒤에 캐릭터를 수정하고 보완하다보니까 찍으면서 계속 썼다”라며 “촬영이 끝나고 돌아가면 대본을 고치고 그래서 체력적으로 힘들어져서 뒤로 갈수록 매 순간 힘들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오징어 게임’이 가장 성공한 K콘텐츠라고 불리는 것에 대해서도 “작품을 하면서 많은 경험을 했다. 비판과 비난을 받았을 때는좌절도 했다가 굉장한 희열도 맛 봣다가 에미상도 받고 그러면서 엄청난 부담감에 시달리기도 했다”라며 “이 작품의 메시지를 고민하면서 내가 어떻게 살아야하나 내 자신에 대한 생각도 하게 되고. 결론적으로 돌이켜보면 저 자신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해봤다”고 돌이켜봤다.
김가영 (kky120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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