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볶음면 '암·생식장애 위험 경고문' 오해 글로벌 확산
삼양식품 "면밀히 주시"
전세계적으로 불닭볶음면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불닭볶음면 포장지에 표기된 '암·생식장애 유발 경고' 문구로 인한 오해가 글로벌 시장에서 확산하고 있다.
매운 맛에 대한 과도한 우려를 받기도 했던 불닭볶음면이 이번엔 식품에 의무적으로 표시되다시피 하는 문구 때문에 오해를 받는 모습이다. 일명 '우지파동' 사태의 뼈 아픈 역사를 갖고 있는 삼양식품은 이 같은 오해가 확산하는 것에 대해 "면밀히 주시중"이라고 했다.
◆'암 유발 경고' 문구 우려 확산
30일 구글트렌드에 따르면 '불닭 암 경고(buldak cancer warning)'라는 검색어는 불닭 관련 급상승 검색어로 최근 한 달 간 검색량이 이전 한 달 대비 1350% 증가했다. 불닭볶음면과 암을 연관시킨 검색어는 아랍에미레이트, 싱가포르, 뉴질랜드, 필리핀 등 전세계 곳곳서 증가하는 현상을 보였다.
이는 틱톡 등 SNS에서 불닭볶음면 표지에 적힌 '경고: 암·생식장애 위험(Warning: Cancer and Reproductive Harm)' 문구를 놓고 이게 무엇이냐는 식의 영상이 늘어난 탓이다. 불닭볶음면이 글로벌 인기를 얻으면서 불닭볶음면 봉지를 살펴보며 문구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는 영상들이다.
해당 문구는 미국 제품에 부착되는 것인데, 미국 캘리포니아주 법령(California Proposition 65)에 따라 상당 수 식품에 부착된다. 실제 극소량의 유해 성분만 있더라도 이를 표기하도록 하는 것으로 건강에는 악영향을 주지 않는 수준이다.
미국 내에서 법적 소송을 예방하고자 부착한 것으로 오히려 과도한 문구라는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다른 식품에 붙어있었더라면 신경도 안쓸 문구지만, 불닭볶음면은 포장지부터 관심을 받다보니 불필요한 오해가 불거졌다.
삼양식품은 공식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이 문구 자체가 삼양식품만의 문제가 아니라 일반적 식품에 적혀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섣부른 해명은 오히려 삼양식품만의 문제로 비쳐질 수 있다"며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고가 연일 쓰는 삼양식품
삼양식품 주가가 연일 최고가를 기록하는 가운데, 이번 문구 문제가 파죽지세인 불닭볶음면 글로벌 인기에 찬물을 붓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식품은 소비자들이 제품을 둘러싼 건강 이슈에 예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이번 표기 사태가 틱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SNS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제기된 점도 삼양식품으로선 부담스런 부분이다.
일부는 댓글 등을 통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인지하지만 대부분 SNS 소비자들은 자극적인 제목 등만 보고 불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될 수 있어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한국식 매운맛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계속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매운맛과 제품에 대한 오해가 K푸드 열풍에 찬물을 끼얹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헀다.
암·생식장애 위험 경고문 이슈에도 불구하고 삼양식품 주가는 연일 강세다. 30일에도 오전 10시 기준 135만원선에서 거래되며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가다. 주가가 급등하면서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1배까지 급등했다. 3개월 전 18배에서 높아졌다. 불닭볶음면 인기에 힘 입어 밀양 2공장을 증설하는 등 공격적인 사세 확장에 나서자,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한 결과다.
다만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부담에 대한 우려도 있다. 현재 주가 수준은 글로벌 식품사들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세계 1위 식품기업이자 식품 특허기업으로 유명한 네슬레(18배)보다도 고평가 상태다.
고윤상 기자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주 일요일 밤 0시에 랭킹을 초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