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에 임명된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네트워크정책실장
이재명 정부의 AI(인공지능) 정책을 진두지휘할 컨트롤타워가 완성됐다. 네이버클라우드 출신 하정우 AI 미래기획수석(이하 수석)과 LG AI 연구원 출신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 정통 관료인 류제명 2차관까지 AI 드림팀이 그려갈 AI 청사진에 관심이 커진다.
30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전날 과기정통부 2차관에 류제명 네트워크 정책실장이 선임되면서 AI 빅3 도약을 위한 퍼즐이 맞춰졌다. 그는 ICT(정보통신기술) 분야와 AI 분야를 모두 거친 행정 전문가다. 행정고시 37회로 공직에 입문해 미래창조과학부에서 통신이용제도과장, 소프트웨어정책과장을 역임했고 과기정통부 전파정책국장, 정보통신산업정책관 등을 거쳤다. 2021년부터는 과기정통부 인공지능기반정책관을 맡으며 AI 정책 기틀을 닦았다.
하 수석과 배 후보자, 류 차관 세 사람은 수년간 AI 산업 진흥을 위해 일하면서 이미 합을 맞춘 경험이 있다. 류 차관이 2021년 인공지능기반정책관이던 시절, 과기정통부 주관 '인공지능 최고위 전략대화'에서 배 후보자를 만났다. 당시 이들은 AI 인재 확보, AI 연구를 위한 대규모 GPU(그래픽처리장치) 및 인프라 투자에 대한 정부 지원을 모색했다.
2022년 류 차관이 대통령 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추진단장을 맡았을 때는 하 수석과 합을 맞췄다. 하 수석은 당시 '인공지능·데이터분과장'으로서 정부 주도의 AI 컴퓨팅 파운데이션 구축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하정우 대통령실 AI 미래기획수석/사진=뉴스1
이들은 공통적으로 '소버린(주권) AI'와 '버티컬 AI'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 GPU(그래픽처리장치) 확보 등 정부 주도의 AI 인프라 확충을 주창해왔다.
'소버린 AI'는 각 국가가 자체 데이터와 인프라를 활용해 그 나라 문화와 가치관에 적합한 AI를 개발하는 것이다. 챗GPT 등 글로벌 빅테크 중심의 AI에 의존할 경우, 기술 비용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국가 경쟁력 저하, 나아가 기술 종속 문제로 발전할 위험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다만 소버린 AI를 LLM(거대언어모델)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볼지는 이견이 있다. 하 수석은 "모든 식당이 육수를 끓일 필요는 없다"는 말로, 정부가 파운데이션 모델을 제공해 오픈소스로 공개하면 민간업체들이 이를 활용해 각자 특화된 AI를 내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사진=뉴스1
배 후보자 역시 세계적인 수준에 걸맞은 '소버린 AI' 구축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산업별로 특화된 '버티컬 AI' 도입 역시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배 후보자는 후보 지명 직후, 어떤 AI 생태계에 집중할지 묻는 질문에 "AI는 모든 산업·기술과 결합돼야 한다"며 "전 분야에 AI를 적용하고 모든 국민이 AI를 잘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버린 AI 구축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AI 인프라와 인재 확보다. 류 차관은 이날 취임 일성으로 GPU 확충과 AI 전용 NPU(국산 신경망처리장치) 개발, AI 학습데이터 확보를 위한 공공데이터 개방을 촉진하겠다고 밝혀 소버린 AI 개발 지원 뜻을 내비쳤다.
한 AI 업계 관계자는 "민간 출신 AI 전문가들을 발탁한 것은 좋은 인선"이라고 평가하면서 "대부분이 소버린 AI를 위한 기반 기술 전문가인만큼 향후에는 응용기술로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을 AI 스타트업에도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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