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파마들이 치매,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영역의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들도 뇌 질환 영역이 생산능력을 높일 수 있는 만큼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하고 있다.
30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 기술이전 규모는 7건에 달하고, 관련 기업의 인수합병(M&A) 비중도 전체의 21%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빅파마들이 퇴행성 뇌질환을 엄청난 수익을 창출한 잠재력 있는 분야로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3월 스위스 노바티스는 미국 보이저테라퓨틱스의 퇴행성 뇌 질환용 유전자 치료제 특화된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 전달 플랫폼에 16억5000만달러(약 2조2265억원)을 지급하며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보이저테라퓨틱스는 2020년에도 해당 플랫폼에 대한 기술이전을 진행하며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8월, 유전체 의학 전문기업인 상가모 테라퓨틱스는 로슈 계열사 제넨텍에 알츠하이머를 비롯한 특정 신경퇴행성 질환 치료용 유전자 의약품 정맥주사 개발을 위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규모는 19억5000만달러(약 2조687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가모는 이 계약으로 제넨텍에 타우 유전자(알츠하이머와 기타 타우병증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를 기술 이전하기로 했다.
또 상가모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4월 각각 아스텔라스와 일라이릴리에 추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특히 올해는 일라이릴리가 상가모의 독자적인 신경친화성 아데노관련바이러스(AAV) 캡시드를 도입하기로 했다. 또한 지난해 10월에는 미국 애브비가 신경과학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기 위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사 알리아다 테라퓨틱스를 14억달러(약 1조8894억원)에 인수했다.
알리아다의 연구 자산인 ALIA-1758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개발 중인 항-피로글루타메이트 아밀로이드 베타항체다. 국내에서는 올 상반기 에이비엘아비오가 GSK에 뇌혈관장벽(BBB) 셔틀 플랫폼(그랩바디-B)을 기술이전하는데 성공했다. 이 계약 규모는 4조원으로 뇌질환 투자 규모 중 가장 높았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번 계약으로 GSK에 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를 다수의 신규 타깃 후보물질에 적용하는 독점권을 기술이전했다. 한 제약 업계 관계자는 “혈액-뇌장벽(BBB) 투과 기술인 ‘뇌투과 셔틀’은 알츠하이머병 등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의 현재 성패를 가르는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올 6월 중순 바이오USA서 “연내 추가 기술이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연내 또다른 빅파마와 추가 기술 이전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퇴행성 뇌질환 영역의 기술이전과 신약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CDMO 업계도 해당 신약 을 새로운 사업의 기회로 보고 있다. 바이오USA서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루게릭병 등 뉴로(Neuro)쪽으로 항체 치료제가 확장하고 있는 만큼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임스박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도 “뇌질환 항체 치료제를 가져올 경우 배치(Batch)가 늘어나 생산능력이 확대되는 만큼 뇌질환 신약을 생산할 경우 대량 생산 주문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아 출시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는 일본 에자이와 미국 바이오젠이 개발한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와 미국 일라이 릴리의 키썬라(도나네맙) 두가지 뿐이다.
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뇌질환의 경우 높은 미충족 수요 증가로 제약바이오에서 뇌투과 기술이 항암과 비만 다음으로 가장 주목해야 할 기술로 주목되고 있다”면서 “최근까지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들이 개발 중이지만 아직까지 질병이 일어나기 이전으로 회복하는 것은 큰 숙제”라고 말했다.
<사진: 아이클릭아트>
강민성 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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