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한수지 기자] 배우 박원숙이 22년 전 세상을 떠난 아들을 그리워하며 눈물을 흘렸다.
30일 방송된 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에서는 산악열차를 타고 스위스의 리기산으로 향한 사남매 박원숙, 혜은이, 홍진희, 윤다훈의 모습이 그려졌다.
사남매는 리기산 절경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혜은이는 "우리는 언제나 자연 앞에 오면 자신이 초라하고 보잘 것 없게 느껴진다. 여기 오니까 개미보다 작은 것 같다. 아직 나도 풀지 못한 미움들이 있는데 여기 와서 이젠 그런 것도 버려야겠다고 느낀다"라고 말했다. 박원숙도 "건강하게 지내면서 여기까지 오니까 정말 너무 감사하다. 따사로운 햇빛, 시원한 공기, 맑은 물, 새소리를 보고 들을 수 있음에 감사하면서 새삼 남은 시간을 잘 살고 싶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이를 듣던 홍진희는 조용히 눈물을 훔쳤다. 홍진희는 "수십 년을 혼자 살면서 남한테 약한 모습을 안 보이기 위해 강한 사람으로 포장해왔다. 그렇게 견디면서 살았다. 산에 올라가 보니 한낱 아무것도 아닌 내가 왜 그렇게 포장하면서 살았을까 싶어서 감정이 격해졌다"라고 털어놓았다.
그런 홍진희를 바라보던 박원숙도 따라 눈물을 흘렸고 홍진희를 위로했다. 홍진희는 "정말 감사해서 우는 거다"라며 박원숙을 끌어안았다.
박원숙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장엄하고 담백하고 멋진 풍경을 보며 느꼈다. 주어진 어려움을 헤쳐나가려고만 했는데 본연의 내 속마음을 볼 수 있었다"라며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그는 "내 아픔을 설명하기 위해 (아들 죽음에 대해) 말한 거였는데, 아들 일(죽음), 경제적인 문제에 대해 위로, 진정한 치료를 못 받아본 것 같다. 상처를 깨끗하게 소독한 후 치료해야 했는데, 상처에 반창고를 발라 진물만 계속 나오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라고 고백했다.
박원숙은 대학 시절 결혼한 첫 남편 사이에서 낳은 외아들을 2003년 교통사고로 떠나보낸 아픔이 있다. 이혼 후 두번째 남편과 재혼했지만, 또다시 파경을 맞았다.
한편, 산에서 내려오던 혜은이는 첫 출연 당시 힘들었던 시절을 회상했다. 그는 "그때 여러모로 안 좋았을 때였다. 그런데 자꾸 (박원숙 언니가) 사진을 찍어주더라. 그게 너무 싫었다. 마음도 그렇고 표정도 그렇고 힘들었다"고 당시 속내를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회를 거듭할수록 점점 미안해졌다. 아무도 하지 않는 일을 해주며 사진으로 남겨준 게 이제 와서 보니 감사하더라"고 말하며 박원숙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에 박원숙은 충격을 받은 듯 눈물을 흘렸다. 박원숙은 "그때 혜은이가 힘든 걸 알았지만, 내 눈엔 그 순간을 남기고 싶어서 사진을 찍었는데 민폐였나 싶다. 싫어할까 생각을 안 했다. 큰 언니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너무 참은 거 아니냐"라며 미안해 했다.
혜은이는 "사진 말고 다른 건 아무것도 없다. 조금 시간이 지나고 나서 보니 이 또한 내 역사구나 싶었다"라며 박원숙을 다독였다.
한수지 기자 hsj@tvreport.co.kr / 사진= 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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