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 故 김정주 넥슨 창업자 유족이
상속세로 물납한 NXC 지분 매각 절차 개시
경영권 없고 금액 부담 커 두 차례 매각 실패
中 텐센트, 후보로 거론…"정해진 바 없다"
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넥슨코리아 사옥 전경.ⓒ넥슨
기획재정부가 자체 보유한 넥슨 지주사 NXC 주식에 대한 공개 매각 절차를 개시했다. 넥슨 창업자인 고(故) 김정주 회장의 유족이 상속세로 물납한 주식이다. 앞서 두 차례나 매각을 추진했으나 4조원이 넘는 높은 가격과 함께 경영권 행사가 어려운 지분이라는 점에서 구매자를 찾지 못하며 '애물단지'로 전락했는데, 이번에는 매각에 성공할지 이목이 쏠린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30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NXC 주식에 대한 공개 매각 절차를 개시했다. 매각 대상은 김 회장의 배우자인 유정현 NXC 의장 일가가 상속세로 물납한 NXC 주식 약 30.6%(85만1968주)다.
이번 지분 매각은 IBK투자증권이 매각 주간사로서 거래를 이끈다. 공고에 따르면 IBK투자증권은 예비입찰절차, 최종입찰절차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예비입찰 접수는 내달 25일까지다.
기획재정부가 보유한 NXC 주식은 2022년 2월 별세한 김 회장의 유족이 상속세로 정부에 물납한 것이다. 당시 김 회장의 유산으로 유 의장과 두 딸인 김정민 씨, 김정윤 씨가 부담해야 할 상속세는 역대 최고액인 약 6조원으로 추정된 바 있다. 당시 상속세를 현금으로 내기 어려웠던 유가족은 NXC 지분 85만1968주로 이를 대신했다. 전체 지분의 30.6%로, 정부는 지분 가치를 약 4조7000억원으로 산정했다. 비상장사인 NXC의 순자산가치에 경영권 프리미엄 20%를 반영했다.
앞서 두 차례나 매각이 무산됐으나 정부로서는 이번 매각이 간절하다. 지난해 정부가 NXC 지분 약 80%의 매각 예상 대금인 3조7000억원을 2025년 예산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주식 매각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매각 성공을 전제로 수입을 미리 책정해둔 것이다.
매각 걸림돌은 많다. 가장 먼저, 정부 매각분을 모두 매입해 2대 주주에 올라서도 NXC에 대한 경영권을 행사할 수가 없다. 김 회장 일가가 NXC 지분 70%에 달하는 주식을 보유하며 견고한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유 의장이 33.35%, 두 딸이 각각 17.16%씩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두 딸이 절반씩 소유한 계열사 와이즈키즈를 통해 지분 1.69%를 더 가지고 있다. 물론 2대 주주가 되면 경영에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는 없지만 NXC와 긴밀한 관계를 가져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NXC가 비상장사라 투자금 엑시트 전략을 짜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추후 지분 가치가 올라 자금 회수 전략을 취할 수 있는 방안이 마땅치 않고, 이때도 지분을 매입할 재무 능력이 있는 원매자를 찾는 것이 어렵다는 분석이다. 가격 부담이 크다는 한계도 있다. 이 때문에 앞선 매각에서는 중국 게임사 텐센트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잠재적 인수 후보로 계속 거론됐으나 실제 입찰로 이어지지 않았다.
다만 이번에도 텐센트는 유력 인수 후보로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달 외신에서 텐센트가 유가족 일가에 접촉해 넥슨 인수를 시도했다는 내용이 보도된 적 있기 때문이다. 현재 넥슨과 텐센트는 '던전앤파이터' IP(지식재산권)를 매개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전날 설명자료를 통해 "현재 매각대상자 선정을 위한 공개경쟁입찰 절차를 진행 중이나 구체적인 매각대상자 등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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