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보좌관 관계, 직장과 다르다” 강선우 감싼 문진석에
“본질적으로 위계 존재…자발적 요청 수락은 착각” 일침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보좌진 갑질 논란에 대해 “의원·보좌관 관계는 일반 직장과 다르다”고 한 같은 당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를 향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오늘 한 분의 의원님께서 ‘일반적인 직장 내 갑질과 의원-보좌진 관계는 성격이 다르다’고 주장하셨으나, 그 말씀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직장 상사와 직원의 관계, 의원과 보좌진의 관계는 한 쪽이 인사권을 가지고 있고 서로 간 위계가 존재한다는 측면에서 본질적으로 같다”고 썼다.
이 의원은 “따라서 두 경우 모두 인사권자의 요청을 상대방이 거절하기 어렵다”며 “우리가 법으로서 부당한 지시를 금지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사권자의 입장에서 ‘너무 가깝고 동지적 관계이기 때문에 상대방이 불만 없이 자발적으로 수락했다’고 생각하는 경우 착각일 가능성이 크다”며 “국민적 상식에 가까운 얘기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이 의원은 “특정 의원실의 일에 대해서는 제가 사실 관계를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밝히면서도 “그러나 보좌진-의원 간의 관계에 대해 오래 묵은 이슈가 분출된 상황에서, ‘우리는 특수 관계여서 괜찮다’거나 ‘보좌진은 일반 노동자와 다르다’는 식의 주장을 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썼다.
이 의원은 “이런 주장은 노동 감수성을 강조해 온 우리 민주당에 걸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안에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오래된 관행과 습관이 존재한다면, 이번 기회에 저를 포함한 모든 의원이 반성하고 각성하여, 함께 제도 개선을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문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시비에스(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이 대통령이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임명 철회하고 강 후보자는 임명 수순인데 국민 정서는 (두 사람에 대해) 비슷하거나 혹은 갑질이 더 심하다’는 사회자의 말에 “일반적인 직장 내 갑질과 보좌진과 의원 관계에서의 갑질은 약간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의원과 보좌진이) 너무 가까운 사이다 보니 심부름은 거리낌 없이 시키는 경우가 있을 것”이라며 “어디까지 사적인 일이고 어디까지 공적인 일인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당내에서) 고민들도 많이 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들이 보좌진과 관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논의하자는) 제안을 할 생각”이라며 “존경과 배려라는 기본 베이스가 있다고 한다면 이렇게 갑질이다, 이런 얘기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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