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 [AX 인사이트 2.0]
달파 공동 창업자 권의진 이사 인터뷰
2년만에 고객사 250곳…"美진출로 스케일업"
권의진 달파 공동 창업자(이사)./사진=비즈워치
인공지능(AI) 에이전트 분야 스타트업 '달파(Dalpha)'를 창업한 4인방(김도균·유선빈·명기범·권의진)은 서울대에서 수학한 1999년생 친구 사이다. 대학생 시절 한 차례 창업에 도전한 뒤 실패하고 흩어졌는데, 5년 뒤 다시 뭉쳐 달파 창업에 나선 이색 사연이 있다.
달파는 '데이터'에서 숨은 '알파(Alpha)'를 찾아내는 기업 맞춤형 AI 에이전트 기업을 목표로 2023년 1월 설립됐다. AI 에이전트 구축뿐 아니라 시장 분석·마케팅 콘텐츠 등 3가지 사업 모델을 기반으로 시장을 공략하면서 누적 고객사가 250곳에 달한다. 프라이머사제파트너스·미래에셋벤처투자·DSC인베스트먼트·IMM인베스트먼트·두나무앤파트너스 등 든든한 투자자들도 확보했다.
겨우 만 2년을 넘은 신생 스타트업인데 글로벌 시장 진출도 꿈꾸고 있다. 권의진 달파 공동 창업자(이사)를 만나 그동안 사업 현황과 미래 계획을 들어봤다.
"AI 1등 기업을 목표로"
이제는 흔하디 흔한 AI 분야에서 창업한 이유가 우선 궁금했다. 권 이사는 "모바일 메신저는 카카오, 포털은 네이버와 같은 1등이 있는데 AI는 이제 막 시장이 커지는 상황"이라며 "AI에서 1등인 기업을 만들고 싶다는 취지에서 창업에 뛰어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친구들과 창업을 하는 일은 고민이 되는 문제였다. 친구로 지낼 때와 일할 때는 전혀 다른 상황이기 때문이다. 권 이사도 처음엔 친구들과 창업하는 일에 대해선 보수적 입장이었다.
그는 "워낙 가까운 친구들이지만 일할 때는 어떤 모습인지 모르고, 창업을 함께 한 뒤 친구를 잃을까 두려운 점도 있었다"면서도 "오래 본 친구를 대표로 신뢰하고 따를 수 있는가 따져보기 위해 일주일 일해봤다. 그런 뒤 1학기를 휴학하겠다고 했고, 이후 1년을 휴학했다"며 웃었다. 김도균 달파 대표와 창업 멤버들을 신뢰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섰다는 것이다.
달파의 주요 사업팀은 △마케팅 콘텐츠 자동화팀 △시장 분석 및 트렌드 인사이트팀 △맞춤형 AI 에이전트 구축팀 등 3곳이다. 마케팅 자동화팀의 경우 배너 이미지와 소재 문구 등의 광고 콘텐츠를 AI 기반으로 자동 생성해 최적화를 해주고 있다. 이를 통해 마케터의 반복 작업을 줄이고 캠페인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시장분석팀은 웹 상의 데이터를 수집·가공해 제품 반응, 트렌드 흐름 등을 분석하고 시각화 리포트를 제공해준다. 권 이사는 "이를 통해 진짜 소비자는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찾을 수 있어 더욱 유리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진다"고 했다.
핵심 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맞춤형 AI 에이전트팀은 고객사의 업무 목적과 데이터 구조에 맞춘 전용 AI 에이전트를 설계·개발하는 곳이다. 아모레퍼시픽, KT커머스, 에쓰오일, 롯데월드 등 커머스와 플랫폼, 제조 등 다양한 산업군에 맞춤 적용해주고 있다. 구체적으로 문서 데이터화, 사내 검색 챗봇 도입, 카테고리 분류와 같은 데이터 프로세싱, 견적·명세서 자동 생성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권 이사는 "고객사마다 겪는 문제가 다르기 때문에 기본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구독형으로 기획했다"며 "맞춤형으로 만들어서 기술 이전을 하는게 아니라 꾸준히 구독할 수있는 형태로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맞춤형으로 AI 에이전트를 제공하는 까닭에 초기 고객사 대부분이 계약을 갱신하는 등 안정적 매출 기반이 되고 있다.
권의진 달파 이사가 비즈워치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비즈워치
순항의 비결은 '절박함'…스케일업 '몸풀기'
달파 고객사의 누적 재구매율은 93%에 달한다. 권 이사는 무명의 스타트업인데도 사업이 순항하고 있는 배경에 대해 "결국은 절박함"이라며 "2년 동안 미팅한 기업 수가 1800곳은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스타트업뿐 아니라 대기업들도 너나 없이 AI 사업에 뛰어드는 환경 속에서 달파의 핵심경쟁력은 무엇인지 물었다. 권 이사는 "AI 시장 변화가 워낙 빠른 까닭에 살아남는 것 자체가 과제라고 할 수 있지만, 달파의 강점은 젊고 유연하다는 것"이라며 "3개월마다 조직개편을 단행해 시장 변화에 최적화하고 있고, 고객사의 상황 변화에도 착 달라붙도록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달파는 스케일업(사업 확장)도 필요한 단계다.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이 130억원을 돌파했으나 인력 규모가 50명이 넘고 사업도 확대되는 만큼 단순히 시장에서 살아남는 것을 넘어 더 많은 투자를 받고 덩치를 키워야 하는 단계다. 달파가 올해 5월 미국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한 것도 스케일업을 위한 몸풀기 차원으로 볼 수 있다.
권 이사는 "미국은 시장이 넓고 큰 만큼 한국에선 절대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이 될 수 없는 작은 분야에도 기회가 많다고 생각한다"며 "초기에 어려움을 뚫고 나가면서 시장에 효용을 제공하면 '제로투원(0에서 1로)'을 넘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무엇인가를 살 때 쿠팡을 떠올리고, 배달음식을 주문할 때 배달의민족을 떠올리듯이 AI를 쓸 때 국내든 해외든 달파를 떠올리게 하는 게 중장기적 목표"라며 "그런 과정에서 제가 좋은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 팀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고 했다.
김동훈 (99re@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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