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수준으로 인하 기대"…"품목별 관세 인하에 집중해야"
7일 오후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차량들이 세워져 있는 모습. 2025.7.7/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박주평 김성식 기자 = 미국과 일본이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를 15%로 인하하기로 '깜짝 합의'하면서 우리 정부가 과연 어떤 협상 결과를 도출할 것인지에 경제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장 관세율을 최소한 일본 수준으로 낮추지 못한다면 자동차를 비롯한 주요 수출품의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반면 한국도 일본 수준으로 관세가 인하될 것이란 기대감도 동시에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일본산 제품에 대한 상호관세를 15% 부과하고 일본이 5500억 달러(약 760조 원)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는 내용의 무역 협상을 타결했다고 발표했다. 일본 NHK는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양국 관세 협상의 쟁점이었던 일본 자동차 관세는 4월부터 추가 부과받고 있는 25%의 세율을 절반인 12.5%로 낮추고, 기존 세율인 2.5%를 더해 최종 15%로 하기로 양국 정부가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일본 차에 대한 관세를 절반 수준으로 낮추면서 현대자동차(005380)와 기아(000270) 등 한국 자동차 업체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만약 현재 상태대로라면 가격이 10% 정도 차이 나는 형태가 될 것"이라며 "결국 일본 차량과 (미국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이익이든 판매든 둘 중 하나는 희생해야 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25%의 관세가 적용될 경우 현대차는 월 3500억~4000억 원, 기아는 월 2500억~3000억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국내 완성차 업체가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한 자동차는 278만 대로 이 가운데 143만 대(51%)가 미국으로 향했다. 업체별 미국 수출 물량은 △현대자동차 63만 대 △한국GM 41만 대 △기아 37만 대순이었다.
한국무역협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산 자동차의 대미 수출 규모는 347억 달러(약 48조 원)에 달한다. 문제는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 시장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다만 일본이 관세율을 낮춘 만큼 한국도 비슷한 수준으로 관세율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만약 관세율이 12.5%로 낮아질 경우 현대차는 월 2000억 원 수준으로 부담이 줄어들며, 이는 인센티브 조정 등을 통해 상쇄가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아 또한 월 1500억 원 수준으로 부담이 감소해 인센티브 하락 시 오히려 수익이 증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도 비슷하게 협상을 진행한다면 한미 FTA로 수입관세가 없어서, 오히려 일본보다 유리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6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야적장에 수출용 철강 제품이 쌓여 있다. 2025.7.6/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일본이 철강과 알루미늄 등에 부과되는 품목 관세 인하에 실패하면서 국내 철강업계의 표정이 어둡다. 일본은 철강과 알루미늄 등에 대해 관세 면제를 요청해 왔지만 기존 50% 관세가 유지됐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관세 인하로 품목별 관세가 처음으로 인하됐다"며 "철강도 일종의 협상 가능성이 열렸다고도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자동차 도요타가 세계 넘버원 업체라 차에 국한해 협상했지만 우리나라는 산업 특성상 자동차 외 반도체 등으로 좀 더 품목에 차등을 줄 만하다"고 했다. 한국에 중요한 품목별 관세를 낮추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가전업계는 미국 시장에서 일본 브랜드와 직접 경쟁이 심하지 않아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서 경쟁하는 일본 제품이 많지 않다"며 "또 일본에서 생산하는 제품만 15% 관세를 적용받기 때문에 영향은 더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일본 15% 관세를 하나의 기준점으로 볼 순 있을 것"이라며 "(우리 정부의)무역 협상에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flyhighr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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