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6일은 세월호 참사 10년이 되는 날입니다. 〈시사IN〉이 그날까지 ‘세월호 사람들’ 100명을 만납니다.
2학년 10반 김유민 학생의 아버지 김영오씨(56). ⓒ시사IN 이명익
유민이를 떠나보낸 그해. 아빠 김영오씨(56)는 46일 동안 단식을 했다. 40일 단식으로 병원에 입원하고도 단식을 6일 더 이어갔다. 참사의 진실을 밝혀줄 거라 여겼던 ‘세월호 특별법‘이 어렵사리 국회를 통과했지만, 특별법은 정부의 시행령 앞에 무력화됐다. 밝히지 못한 원인, 처벌받지 않은 책임자들. 참사 이후 10년, ’유민 아빠’ 김영오씨는 말했다. 제2의 세월호 참사는 언제든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건강은 되찾았는데, 예전 같지 않아요. 옛날에는 힘이 센 편이었는데, 단식 끝나고부터 무거운 걸 잘 들지 못해요. 귀농했다가 그만두고 에어컨 설치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 많이 힘들어요. 단식이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에요. 지금 하라면 못할 것 같아요. 너무 억울하니까 특별법을 제정해야 왜 침몰했는지, 왜 그때 구조하지 않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고, 그래야 두 번 다시 이런 대형 참사가 없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것 때문에 죽음을 무릅쓰고 했던 거죠.
단식 끝나고는 세월호 간담회로 전국을 다녔어요. 강원도부터 통영까지 전국을 누볐어요. 세월호의 진실규명은 아직 끝난 게 아니라고 말하고 다녔죠. 특별법이 제정되고 3년 뒤에 세월호가 인양됐잖아요. 세월호 문제가 거의 끝난 걸로 아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세월호를 잊지 말고 끝까지 손 놓지 말아주십시오’ 하며 전국을 다녔어요. 그러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었어요. 믿었죠, 이제 됐다고, 세월호의 진실을 하나씩 알 수 있을 거라고. 저희 옆에서 단식도 한 분이니 믿었고, 광화문광장에서 계속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안 좋을 거 같아 조용히 떠났어요. 기다리면 알아서 해줄 거라고 믿었어요. 그때 농사지으러 떠났던 거죠.
이태원 참사 이후 벌어진 일은 세월호랑 똑같았어요. 왜 사고가 났는지, 왜 죽었는지 밝혀지지도 않았는데 유가족은 아이들 찾아 뿔뿔이 흩어지고… 세월호 때 가족들 사이에 분란을 일으키고 분열시키려 했던 짓들이 너무 똑같더라고요. ‘저렇게 하면 안 된다. 이렇게 유가족이 흩어지면 아무것도 밝히지 못한다. 세월호처럼 똑같이 된다.’ 정치하시는 분들한테 얘기를 많이 했어요. 그러고 나서 단체가 결성되고… 정말 세월호 때를 보는 것 같았어요.
앞으로 이런 참사를 막으려면 특별법 만들 때 무조건 수사권과 기소권을 같이 부여해줘야 해요. 책임자 처벌이 100% 되어야, 무서워서라도 안전문제에 대해 철저히 관리·감독을 하죠. 책임 안 지고, 처벌받지 않으면 방관하게 되고, 그러면 또 이런 참사가 언제든 일어날 거예요.”
SNS 친구인 한 필리핀 사람이 유민이와 ‘유민 아빠’ 김영오씨를 그린 그림. 김영오씨가 그 그림을 보여주고 있다. ⓒ시사IN 이명익
이명익 기자 sajini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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