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이 지난해 적자전환됐다. 사진은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사진=저축은행중앙회
저축은행이 지난해 적자전환됐다. 2015년부터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수신금리 경쟁에 따른 이자비용이 발목을 잡으며 손실이 늘었다. 연체율 역시 1년 전과 비교해 3.14%포인트 오르면서 건전성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다만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올해를 저점으로 지목하며 반등의 기회가 찾아올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과거 '저축은행 사태' 때와 비교하기엔 상황이 확연히 다르다는 설명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79개 저축은행은 5559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손실을 냈다. 2022년 1조6000억원의 흑자를 기록한지 불과 1년 만인 지난해 대규모 적자로 돌아섰다. 저축은행의 적자전환은 2015년 이후 9년 만이다.
이자비용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2022년 고금리 수신 유치에 따라 전년대비 이자비용이 2조4000억원 증가(전년대비 약 1.8배) 했지만 이자수익은 1조1000억원 증가에 그쳤다. 대손충당금 적립도 적자 전환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2022년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2조6000억원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손실흡수능력 제고를 위해 대손충당금을 3조9000억원 쌓았다.
연체율도 올랐다. 지난해 연체율은 6.55%로 전년말(3.41%) 대비 3.14%포인트 상승했다. 저축은행 연체율은 ▲2020년 3.25% ▲2021년 2.51% ▲2022년 3.41% 등으로 매년 오름세다.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서민·취약계층 비중이 큰데다 부동산 경기침체 영향에 따라 연체율이 오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업계는 아직 여력이 있다는 입장이다. 오화경 회장은 "부동산경기 침체 등에 따른 관련 리스크 증가, 경기회복 둔화에 따른 연체율 상승 등 부정적 요인이 시장안정화 시점까지 일정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 돼 빠른 수익성 개선을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시장금리 하향 안정화에 따라 이자비용이 감소돼 관련 손익은 다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저점을 지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한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금융당국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오 회장은 "부실채권을 활발하게 매각하고 싶어도 제약조건이 많다"며 "채권가격을 싸게 내놓아도 시장은 더 나빠질 것으로 생각해 더 낮은 가격을 기다리고 있다. 시장 갭이 있어 매각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동산 시장 경착륙 확률이 높아졌다"며 "주식이나 채권 등 피해가 생길 때 안정화 펀드를 만들어서 연착륙을 유도했던 것처럼 이런 조치가 필요하지 않겠나 당국에 제안드리고 싶다"며 "저희도 매각에 관한 노력을 해야겠지만 이런것들이 이뤄진다면 올해 저희가 현재 시점에서 볼 때 더 나빠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강한빛 기자 onelight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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